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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해 Nov 25. 2021

나는 존재만으로 사랑받았던 사람이다.

우리 모두 그렇다.

2020년 6월에 쓴 일기를 지금에서야 공개해본다.

 시점에 나는 계속해서 나의 존재나 성과를 증명해야 하고, 신뢰를 주어야 하는 하루하루에 조금 숨이 막혔던  같다.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 때문에 내가 지금껏 맞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틀려 보이는 상황에서, 그것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 없었다보단 내가  용기내고 마음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마  외로웠나 보다.

벌써 1년이 넘게 지났고, 그때보다는 주변에 징징거릴 사람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만약 외부로부터 위로를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아마 1년 후의 내가 나를 보며 다독여주지 않았을까..

이 글을 보며 누군가가 위로받길 바라며 올려본다 :)



2020. 6. 21.

얼마 전, 어릴 때를 떠올린 일이 있었다. 나는 주변의 어떤 일에도 상처 받기보다는 '그게 왜? 어때서?'라는 생각이 강했던 기죽지 않는 아이였고, 덕분에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나는 알게 모르게 주변의 격려와 지지와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있었다. 부모님, 언니 오빠들, 학교의 선생님들, 동네 어른들.. 그들의 '우쭈쭈'가 참 많았고 그 덕에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어릴 때보다 없어진 20대 초반에 참 어려웠고, 그 시간을 지나 이제는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늘어나고 있는 30대. 어느 면에서는 아직도 어린 시절에서 한 뼘도 자라지 못했는데, 여전히 그들의 우쭈쭈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다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게 참 서글펐다. 철딱서니 없는 생각일 수 있지만.


그래도 그때의 지지와 사랑이 지금 살아갈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라며 생각을 마무리했던 것 같다.


이번 주말에 나는 내 뿌리를 오랜만에 다지고 왔다. 우리 부모님, 우리 가족들, 아주 어릴 때의 친구들. 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는 이 사람들 덕에 내가 잘 성장할 수 있었고, 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잘 살아야 하는데, 서울에서 혼자 지내다 보면 그런 것들을 많이 망각하게 된다.


사실 나는, 존재만으로 사랑받았던 누군가의 딸이고 동생이고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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