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그렇다.
2020년 6월에 쓴 일기를 지금에서야 공개해본다.
저 시점에 나는 계속해서 나의 존재나 성과를 증명해야 하고, 신뢰를 주어야 하는 하루하루에 조금 숨이 막혔던 것 같다.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 때문에 내가 지금껏 맞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틀려 보이는 상황에서, 그것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 없었다기 보단 내가 더 용기내고 마음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마 좀 외로웠나 보다.
벌써 1년이 넘게 지났고, 그때보다는 주변에 징징거릴 사람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만약 외부로부터 위로를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아마 1년 후의 내가 나를 보며 다독여주지 않았을까..
이 글을 보며 누군가가 위로받길 바라며 올려본다 :)
2020. 6. 21.
얼마 전, 어릴 때를 떠올린 일이 있었다. 나는 주변의 어떤 일에도 상처 받기보다는 '그게 왜? 어때서?'라는 생각이 강했던 기죽지 않는 아이였고, 덕분에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나는 알게 모르게 주변의 격려와 지지와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있었다. 부모님, 언니 오빠들, 학교의 선생님들, 동네 어른들.. 그들의 '우쭈쭈'가 참 많았고 그 덕에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어릴 때보다 없어진 20대 초반에 참 어려웠고, 그 시간을 지나 이제는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늘어나고 있는 30대. 어느 면에서는 아직도 어린 시절에서 한 뼘도 자라지 못했는데, 여전히 그들의 우쭈쭈를 기대하는 것 같은데, 다 혼자 이겨내야 한다는 게 참 서글펐다. 철딱서니 없는 생각일 수 있지만.
그래도 그때의 지지와 사랑이 지금 살아갈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라며 생각을 마무리했던 것 같다.
이번 주말에 나는 내 뿌리를 오랜만에 다지고 왔다. 우리 부모님, 우리 가족들, 아주 어릴 때의 친구들. 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는 이 사람들 덕에 내가 잘 성장할 수 있었고, 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잘 살아야 하는데, 서울에서 혼자 지내다 보면 그런 것들을 많이 망각하게 된다.
사실 나는, 존재만으로 사랑받았던 누군가의 딸이고 동생이고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