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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해 Sep 28. 2021

데이트팝에서 프로젝트하는 방법 #1

데이트팝 신규 웹 출시 & 마케팅 프로젝트 회고

딱 1년 반이 걸렸다. 코로나 이전 매출을 회복하기까지. 스타트업에게 18개월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이 애가 탔을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월 매출 그래프

데이트팝은 영업과 마케팅이 선두에서 지표를 이끌고, 개발팀이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며, 컨텐츠팀과 영업관리팀이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시스템이 선순환을 이뤄야 전략을 실행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폭풍우를 만나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 한 것은 사실이나, 마침내는 코로나19 이전의 매출을 회복하게 되었다.


이번 성과가 단순히 마케팅 비용을 많이 부어서 달성한 것은 아니기도 하고, 개발 팀장님이 이번에 개발 블로그를 시작하시길래, 덩달아 프로젝트 회고를 해보기로 했다. 글을 막 쓰고보니 꽤 오랫동안 실무 관련 글을 안 쓰기도 했더라.


*각주
- 10fingers Way: 우리 회사만의 고유한 문화로, 따로 설명을 달았다. 회사에서 따로 쓰는 용어는 아니다. 

프로젝트 진행 프로세스

문제 정의와 목표 수립은 거의 동시에 진행되거나 순서가 서로 바뀌기도 한다. 목표 설정과 달성은 우리 회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문화이기 때문이다.

문제 인식과 문제 정의는 주로 경영진이 하는 편이다.

목표 수립 시 팀 단위는 팀장님이,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담당자 스스로 정하도록 한다. 다만 목표가 너무 낮은 경우, 너무 높은 경우에는 적절하게 조정하도록 리더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 분석이나 가설과 실행 방법이 너무 틀린 경우에도 도움을 주기도 한다.

프로젝트 종료 시점에서는 애자일 회고에 기반한 Closing 문화가 있어서, Good/Bad/Report/Next 로 나누어 스스로 평가하고 다음에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



문제 인식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심플하게 시작되었다.

8월 전사적인 매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그런데 수개월 간 구매 전환 유도 캠페인의 효율 저하 현상이 심각했고, 이를 꼭 해결해야 했다.


목표 및 가설 수립

목표 수립은 기본적으로 Top down 방식을 취해야 한다. 회사 전체의 목표와 방향성에 맞추어 팀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10fingers Way
데이트팝 마케팅팀의 목표는 '신규 사용자의 유입과 신규 사용자가 일으키는 매출'

다른 회사에서는 ROAS를 ‘마케팅 지출 대비 회사 전체 매출’로 측정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오로지 신규 사용자의 매출만을 다룬다. 기존 사용자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리타겟팅은 분리하여 성과를 관리한다.
신규 사용자에게 일단 팝딜을 1번이라도 구매시키면, 재구매율/세션/코호트 등 모든 Retention & Revenue 지표가 따라온다. 즉 '선행지표'이기 때문이다.


목표 수립의 과정

8월 성수기 전사적인 매출 목표(R)가 나왔다. 이에 따른 마케팅팀 매출 목표는?

신규 사용자가 일으키는 매출이 평균적으로 29%이므로, 매출 목표는 (R)*29%=N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ROAS가 아닌 매출 전환값을 목표로 한다. %(퍼센트)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리서치 및 문제 정의, 가설 수립

현재 사용 중인 툴의 문제점 분석 (현상 진단)

오늘의집, 마켓컬리처럼 모바일 앱 커머스로 급성장한 회사 위주로 조사하여 차이점 분석, 벤치마킹 포인트 정리 (외부 리서치)

커머스, 셀링 마케팅에서 중요한 신뢰 측면에서 우리의 SNS 기반 컨텐츠 마케팅은 부족한 면이 많았다. 구매 여정에서 유저들이 이탈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고, 이를 중간에서 잡아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잘 되는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웹을 활용하고 있거나, 처음부터 웹에서 시작했거나, 현재도 웹 기반이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의 고도화된 모바일 웹을 구축하고 있었다.

가설: Web to app 캠페인 개발을 통해서 앱 설치, 전환 캠페인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더 디테일하고 명확한 가설을 세운다.)



실행방법 수립 및 일정 산정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 실행방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대한 모든 방식과 계획을 정해야 한다. 프로젝트 중간에 우유부단하게 시간을 흘려 보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행 단계에서는 무식하게 몰입하는 것이 가장 좋달까?


다만 실행방법을 수립 시에는 1) 목표의 방향성을 잃지는 않는지, 2) 가설을 진짜로 검증할 수 있는 실행방법인지, 3) 일정과 디테일이 있는 진짜 계획인지 점검하고 정리한다. 언제까지 무엇을 할 것인가가 명확해야 진짜 계획이기 때문이다.

업무 숙련도가 낮은 경우에는 이 과정에서 완전히 딴 소리를 하거나, 본인 스스로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을 PM 혹은 리더들이 잘 이끌어줘야 한다.

Kick off 문서 및 개발 회의 자료. 이렇게 글 쓸 줄 알았으면 더 멋있게 사진 찍을 걸..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실행안 3가지


1. 기존에 사용해왔던 방법을 이어가되, 예산과 리소스를 늘려서 확장

원래 잘 해왔던 Organic 매체 활용

과거에 검증한 적이 있는 Paid 마케팅에 다시 테스트 후 효율이 좋은 경우 예산 늘리기

2. Web to app 캠페인을 위한 신규 웹 개발, 이를 통한 성과 극대화

왜 중요한 프로젝트인지, 어떤 것이 문제인지 개발팀에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나 애매한 부분을 함께 논의하여 시나리오 기획 수정/보완

개발팀에서 제안한 개발 기간은 4주+a로, 효율적인 개발과 출시를 위해 스프린트를 2차로 끊어서 진행

개발팀 일정에 맞추어 마케팅 테스트를 준비하고, 신규 웹을 활용해 마케팅 성과 높이기


3. 관련 파트의 기존 문제 개선

외부 정책 팔로업이 늦었거나 업데이트가 안되어 오류가 있던 부분 개선

불편한 관리자 페이지의 일부도 개발 범위에 포함


10fingers Way
<데이트팝 개발팀의 쪼개기 문화>

기능정의 완료 후, 개발팀과 개발의 단위를 어떻게 쪼개고 우선순위를 정할 것인가를 충분히 논의한다.
이때 유저 플로우에 따라서, 혹은 단순 순차적 개발이 아니라, 기능 하나하나를 파편화시켜서 개발자들이 개발하기에 수월한 순서로 진행을 한다.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에게 A라는 종착지가 있는데, 어떤 길로 가든 도달하는 시간만 동일하면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빠르게 도달하는지는 개발자 본인이 제일 잘 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 개인이 편한 순서'라는 의미는 아니다. 후속 작업을 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기능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 다음부터는 실제로 화면 구성이 유사하거나, 코드상 구조나 모듈이 겹치는 비율이 높은 기능끼리 묶어서 작업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들어가던 6월 중순, 갑자기 크게 문제가 생겼다.

외부에서 요청한 실사를 급히 진행하게 되면서 개발팀의 Kick off 시점이 늦춰졌다. 이미 짠 개발 일정을 그 이후로 대입하니 우리가 원하는 주차에 마케팅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딱히 뾰족한 수가 없었다. 개발 단위를 최대한 쪼개고, 완성된 페이지만이라도 먼저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팀장님과 조율했다. 영리하게 접근하고 긴밀하게 개발팀-마케팅팀이 협업을 해야 했고, 빠르고 책임감 있게 대응해주신 덕에 결과적으로는 큰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2000명대를 지속하더니, 결국 7월 12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발표되었다.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마케팅 예산을 일부 줄이게 되었다.

아찔했던 지난 겨울이 떠올랐다.

원래 한번 설정한 목표는 절대로 수정하면 안 된다. 그러나 Paid 마케팅 특성 상 예산이 곧 리소스이기 때문에 이미 설정한 목표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우선은 목표를 수정하지는 않고 그대로 진행했다.




한 포스팅에서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2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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