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eseung Mun May 07. 2019

서오릉 탐방

아이들과 함께 하는 건강한 역사 산책

집에서 멀지 않다는 이유로 헌인릉에는 종종 가곤했었다. 워낙 도심에 있다 보니 선릉에도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다. 한편 그런 왕릉에 가보면 넓은 공간과 조경 그리고 그곳에 묻혀 있는 각 왕들을 관통하는 역사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왕릉의 경우는 입장료가 비싸지 않은 경우가 많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가족들과 함께 리프레시가 필요할 때면 왕릉에 가보곤 한다. 그리고 꽤 오래전부터 "가야지, 가야지."했던 서오릉에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서오릉은 서울의 동남쪽 거주자들에게는 거리가 다소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정확히는 은평구에서 고양시로 넘어가는 고양시 쪽의 지역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서울에 딱 붙어 있으니 한 번 쯤은 가 볼만한 곳이다. 


태종과 순조의 묘가 있는 헌인릉 그리고 성종의 묘가 있는 선릉에 비해 서오릉은 예종과 숙종 뿐 아니라 스스로 생전에는 왕은 아니었지만 후에 추대가 된 덕종과 그외 많은 세자와 왕후 그리고 세자빈 등의 묘가 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와 같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053411&cid=42840&categoryId=42843


크게 6개의 묘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 그 구역들이 서로 거리를 적당히 두고 있으므로 매우 넓은 왕릉 묘역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드라마를 통해서 가장 익숙하게 알고 있는 희빈장씨의 묘 역시 이곳이 있으니 이 또한 흥미를 가지고 우리가 서오릉에 가 볼 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혹시 서오릉에 시간을 잘 맞추어간다면 

10:30, 13:00, 15:00 시에 있는 정기 해설을 들으며 서오릉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우연히 숙종의 묘 앞에서 해설 가이드를 잠시 만나서 약 10분 정도 함께 설명을 들었다. 가이드는 각 묘에 묻힌 왕족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제단에 오르내리는 방법이나 제사법등을 설명해 준다. 정기해설을 모두 들으려면 약 1시간 정도가 걸리는 듯 하다. 


http://royaltombs.cha.go.kr/multiBbz/selectMultiBbzView.do?id=67&no=67&bbzId=tombs&mn=RT_01_10_05




헌인릉의 경우는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가서 사람들이 실제 묘를볼 수 있는데 이와는 달리 서오릉의 모든 릉들은 꽤 먼거리에서만 묘를 바라볼 수 있다. 여기 있는 여섯개의 묘역 가운데에서는 장희빈의 묘가 그나마 가까운 거리에서 묘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요즘은 문화재나 공원 등에서 사람들이 마구 외부의 쓰레기를 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휴지통을 비치하지 않는 곳이 많은데 서오릉 역시 그렇다. 쓰레기는 모두 집으로 가져가서 분리수거 하시기 바란다.





풍경이 끝내준다. 왕릉을 보고 역시를 되새기는 것도 좋지만 일단 숲길 같은 느낌이 좋다. 서오릉은 그 규모에 어울리게 많은 숲길이 있는데 크게는 짧게 트래킹 느낌으로 다닐 수 있는 소나무길과 더 멀리 돌아갈 수 있는 서어나무길이 있다. 내 욕심 같아서는 서어나무길을 돌아서 예종의 묘를 돌아 장희빈으로 묘로 돌아 내려오고 싶었지만 아이들의 완강한 반대로 포기하고 대신 소나무길을 택했다.





소나무길에서 요즘 피부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둘째 아이를 위해 아이들은 위에 입은 반팔 티를 벗고 맨발 산행을 하였다. 나 역시 맨발 산행을 해 보았다. 주변에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은평구에 거주하는 주민들 가운데 건강 관리가 필요한 분들은 꽤 많이 이 곳을 찾아 올듯 하였다. 우리가 한참 열심히 걷던 와중에도 본인도 건선으로 고생을 하셨다는 아주머니 한 분이 둘째를 보며 건강에 대한 조언들을 해 주셨다.






이곳이 장희빈의 묘이다. 정식명칭으로는 대빈묘로 되어있다. 후궁이었다가 왕비가되었고 다시 희빈이되었다가 사약을 받았던 그녀... 결국 자신의 아들은 왕이 되었지만 이미 죽은 그녀의 삶에서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을까.... 게다가 결국 자신의 삶과 얽혀 있는 숙종은 다른 두 명의 왕비와 하나의 묘역 안에 안치되어 있는데 경기도 광주에 있던 자신의 묘가 숙종의 묘 건너 자리로 오게 되었으니이건 이 세상을 떠나서도 장희빈의 입장에서는 슬퍼할 일일 것이다. 






멀고 먼 길을 돌아 추존된 왕 덕종의 묘인 경릉 쯔음 오면 거의 한 바퀴를 돈 셈이다. 순창원을 지나면 처음 소나무길로 들어서기 위해 왔던 길로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지도를 꺼내 보면서 서어나무길을 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조선 왕릉들은 보다보면 비슷한 느낌이 있다면 다시 또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서오릉 관련 정보들을 찾다보니 구리에 있는 동구릉이 서오릉보다 더 큰 규모라고 한다. 그런데 왠지 서오릉에 있는 서어나무 길과 같은 트레킹 코스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다음은 동구릉을 가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거기에 더해 서삼릉 역시 대기 번호를 받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슬픔이 가득한 단종의 장릉에도 꼭 가보고 싶다. 조선왕릉 투어는 계속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의류브랜드 베어(Bear)와 온라인 중심의 머천다이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