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리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길
PBA의 3차전(2019년 3차리그라고 하는게 맞는거 같기도 한데)이 마무리 되었다.
PBA는 애초 사람들이 가지던 의문점들에 비하여 1.스폰서가 지속적으로 확보되고 있고, 2.사람들의 관심 또한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PBA를 중계하는 유튜브 채널은 라이브 경기 중계 시간에 적게는 1,000명, 많게는 3,000명이 넘는 시청자가 경기를 보고 있으며 그 외에도 케이블 채널에서도 열심히 생중계를 방송해 주었다.
일단 우승자 상금이 1억원이고 준우승자 상금도 3,000만원이 넘으니 리그 자체에 더욱 집중하는 선수들도 많고 이전의 UMB 규칙에 비해 경기가 화끈한 맛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그의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팬들은 일부 PBA 및 LPBA시스템에 대한 많은 의견을 던지고 있는 중이다. 그 중 수긍이 가는 몇 가지를 적어 보겠다.
PBA1차리그의 우승자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 그리고 준우승자 강민구, 2차리그 우승자 신정주와 조건희 그리고 3차리그의 우승자 최원준 그리고 준우승자 정경섭, 이들 중 과거 리그에서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었던 선수는 아마 필리포스가 첫 번째 일 것이고 아마 두 번째 정도가 조건희 일 것이다. 우선 예전에 존재감을 떨치지 못했던 선수들이 새롭게 리그에서 계속 등장하는 모습은 분명 바람직하지만 이전 리그 우승자나 준우승자가 예전선이나 그 몇 발짝 후에 거의 탈락해 버리는 모습은 조금 의아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하여 프레드릭 쿠드롱이 아직 변변한 본선 리그에 진출하지 못하고 강동궁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과거의 리그가 지나친 승자독식 상태였지만 현재는 전혀 그 반대로 실력도 실력이지만 당일 컨디션이나 때로는 일부 운에 따라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3차리그의 결승전 경기 5세트와 6세트의 경우는 결승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견고하지 못한 플레이들 역시 나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당연히 모든 우승자들은 그 노력의 가치를 100% 인정 받아야 하지만 조금만 더 실력이 평가받는 경쟁속에서 우승자 탄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2가지이다.
A. 15점세트제를 18점이나 21점으로 변경
- 이 경우 게임의 길이가 길어져서 이슈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빈쿠션 공격이 2점플레이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지 않을까 싶다.
B. 원뱅크샷을 2점에서 1점으로 변경
- 원뱅크샷의 경우 한 판의 경기 중에 지나치게 나오는 횟수가 높고 게다가 크게 지고 있는 상대가 도박수의 개념으로 원뱅크샷을 몰아칠 수도 있다 이 경우 실력보다 운이나 그날의 감각으로 연속 2점 득점도 가능하다. '일명 '빵꾸'만 잘 받으면 이긴다.' 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 문제다. 반면 동호인들이 즐기는 죽빵이라는 경기에서도 2가락이나 3가락을 잘 잡아주는 것은 2가락의 경우는 1시간을 치더라도 2가락을 칠 기회가 두세번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프로 경기이므로 1적구와 2적구를 모두 맞추지 못한 경우에도 패널티가 있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는 경우에 경기 자체가 매우 소극적이고 루즈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내 생각에는 PBA가 과거의 리그와 확실히 차별화하고자 하는 부분은 세트 및 적은 점수 경기의 반복을 통한 속도감이라고 보며 그 테두리 안에서 위의 2가지 요소를 더하는 정도가 괜찮아 보인다.
현재 PBA의 경기를 보면 남자리그인 PBA와 여자리그인 LPBA가 거의 동일한 기간동안 진행되며 게다가 여자경기 이후 남자 경기가 이어서 벌어지거나 혹은 준결승 이후 결승으로 바로 진행하거나 하는 식으로 보인다. 헌데 이 경우 현장 관람 인원들은 경기를 몰아보고 결론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프로 스포츠로서 리그가 나아가려면 최종일에 결승을 진행하고 이 전날에 준결승 그리고 그 전에 기간을 조금씩 두면서 8강, 16강 등으로 편성하는 방향을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결승의 경우 실제 경기 시간이 짧은 부분에 비해서 나머지 시간 동안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방송시간 자체는 하루 당일 기준으로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리그 차수 한회를 기준으로는 다소 늘어나게도 편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은 단일 리그의 일별 편성은 테니스와 같은 스포츠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외의 부분으로는 치어리더의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PBA가 게임 외적으로 신경을 쓴 부분이 많은데 그중 경기를 참관하는 좌석이나 조명 같은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고, 그리고 장내 아나운서의 코멘트나 치어리더 등의 부분도 다르다. 이 가운데 치어리더의 경우 세트 경기가 끝나는 경우에 볼 수 있는데 사실 보통 치어리더가 있는 경기는 선수들 자체가 역동적으로 경기를 하는 스포츠가 많고 그런 스포츠들에서 중간에 공수가 바뀌거나 쿼터가 종료된 경우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팬들의 텐션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 제공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PBA의 경우는 전혀 그런 요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치어리더를 게임을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요소로 추가하였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아무튼 그게 무엇일지는 모르겠지만 경기 중간중간을 채워줄 다른 요소를 찾아 봄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제도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차유람선수는 유튜브를 통해서 1차리그 이후 2차리그 재도전 여부를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하였다는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서 하였다. 사실 차유람선수는 포켓볼을 통해서 세계 정상권에 있었던 선수이고 게다가 방송을 통해 보이는 모습 역시 준비 되지 않은 실력으로 프로리그에 참가하는 것만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할 선수가 아니기에 단 한 번의 참여 이후 '리그보다는 실력'을 외치고 있지만 과연 네임밸류가 있지는 아직 프로리그의 실력에 부족한 다른 누군가도 차유람선수와 같이 성숙한 대응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PBA리그의 입장에서는 리그의 성공을 위해 사람들의 주목도를 끌어줄 누군가가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리그의 오랜 경쟁력 확보와 성공을 위해서는 좀 더 명확하고 분명한 와일드카드 제도의 활용 혹은 심지어 와일드카드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 역시 생각해 보아야 할 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주니어 프로리그를 활성화하여 PBA의 팜시스템처럼 만들어 나아가는 방법 역시 좋은 방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탄고와 같은 당구명문이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어릴적부터 두각을 나타낸 김행직선수나 조명우선수와 같은 떡잎이 다른 씨앗들을 리그 자체가 육성할 수 있는 방법 자체를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실 PBA리그가 알아서 좋은 방향으로 리그를 발전시켜 나아갈 것이라는 것은 확신한다. 하지만 혹시라도 이 중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면 한 번 쯤 고려해봐 줌이 어떨까 싶다. 나 같은 일반인 팬층을 위해서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