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읽는 책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출근을 위해 일어나는 데 눈물이 주르륵- 났습니다.
슬픈 일도 없었고 나쁜 꿈을 꾼 것도 아닌데 잘 떠지지도 않는 눈에서 눈물이 툭. 그리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쓸쓸한 감정을 후다닥 정리하고 출근하는 길, 책 한 권을 챙겨 나섰습니다.
손미나 작가님의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입니다.
지하철에 앉아 이 책을 읽습니다.
언제나 즐겁고 자유로울 것 같은,
그러니까 손미나 작가님과는 어딘가 먼 것 같은 제목.
이 책은 화려한 이미지에 가린
손미나 작가님이 품고 있는 내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님은 모처럼 맞이한 휴식에서
느닷없이 '불행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우울과 무기력에 찾아왔다고..
불행할 이유가 하나 없는 상황에서
마음은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고,
작가님은 그 소리의 시작을 찾으면서 깨닫습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구나.
사실은 자신의 진짜 마음을 제대로 모른 채 살아왔구나 하고요.
“나와 내 삶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만큼
열심히 사는 것이 정도라고 믿었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스스로를 괴롭히고 상처 주는 일이었다.
이 모든 사실을 깨닫는 과정은 너무나 아팠다.”
문득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눈물이 난 게,
어쩌면 내 마음을 잘 몰라줘서,
사실은 내가 나를 괴롭히고 있어서,
마음이 신호를 보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KBS 간판 아나운서, 여행 작가, 편집인, 여성 멘토…….
자유로워 보이기만 했던 작가님의 인생에는
사실 브레이크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는 어른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모범생 역할을 자처하고,
대학부터는 인생 계획을 촘촘하게 세워 이뤘다고.
사람들은 그녀를 응원했고
작가님 자신도 열심히 사는 것만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문득 마음의 불행하다는 소리를 듣고
다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태국에서 우연히 만난 스승 구루와 대화를 하며
작가님은 한 번도 대면한 적 없는
내면 깊숙이 숨은 그림자를 만나게 됩니다.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이들을 스승 삼아
자신이 지금까지 불안과 두려움에 갇혀 살았음을,
자존감이 낮아졌음을,
완벽에 대한 강박에 자유롭지 못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렇게 진짜 행복을 조금씩 찾아가는
이야기.
큰 번아웃을 맞았을 때
아무것도 손에 쥘 수 없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손에 힘을 빼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힘을 빼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이해하는 것
그렇게 스스로를 세워하는 것.
월요일 아침부터 회사를 가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주르륵 나 버린 제 상태를
조금이나마 이해가 됩니다.
아, 내가 힘들었구나.
터널 하나를 지나가고 있구나.
먼저 앞서간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조금 위로가 됩니다.
출근 지하철에서 만난 문장들에 기대
더 늦기 전에 제 마음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혹 저와 같이 눈물이 핑 도시는 분이 있나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회사 생각만 하면 마음이 꽝 막힌 것 같은 분께
이 책을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지금의 나도 괜찮아,
충분히 사랑스러워.
이대로도 괜찮아.
이 이야기를 하며 책장을 덮어 봅니다.
한 순간 괜찮아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는 조금 씩씩하게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우리 다음 주도 조금 더 힘을 내요!
화이팅!
밤에 읽는 책
마음이 쓸쓸한 어느 일요일 밤,
침대에 앉아 읽기 좋은 따듯한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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