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조금 넘게 주식을 해본 이야기 + 알파
노파심으로 혹여나 해서 미리 말씀드리면, 저는 전업 주식 투자자도 아니고 주식 고수도 아닌 그냥 일반 개미입니다. 초심자의 운으로 돈을 조금 벌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저를 참고하실 필요는 전혀 없고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주식을 처음 한 것은 7년 전이다. 매일 챙겨보는 다음 뉴스에서 유사 투자자문회사의 낚시성 댓글에 혹해서 주식을 한번 배워볼까? 하고 무료 카톡방에서 주식의 소식을 받아 보았었고, 그때 앱도 깔았었다. 희한하게 무료 방인데 수익이 나는 사람이 많았다. 무료 방에 매수와 매도를 하루에 한 번 알려주곤 했었는데, 유료 방은 하루에 3번씩 알려준다고 해서 유료 방에 거금 1년 치 회비 200만 원을 주고 가입을 했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딱 2달 동안 사라고 할 때 사고팔라고 할 때 팔고 했었는데 나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10%였다. 돈 버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는데 나는 왜 마이너스일까?라고 고민을 하며 탈퇴하겠다고 했더니 90만 원만 돌려줬다. '역시 주식하면 돈을 잃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이때를 계기로 주식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5년 동안 회사가 바뀌게 되었고, 나의 상사는 내가 존경하는 분이었다. 팀 회식을 하고 있는데, 상사분이 말씀하시길 "나는 모두가 주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하셨다. 주식은 나쁜 것이다라는 인식이 많았는데, 존경하는 상사님의 말씀이고 해서 경청했고 설득력이 있었다. 그때 용돈으로라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아내에게도 용돈으로 주식을 해보려고 한다라고 말을 하니 싫어할 줄 알았던 아내는 알았다며, 잘해보라고 하였다. 신기했다. 마침 한국투자증권에서 가입하면 2만 원을 주는 행사를 했다. 나는 2만 원을 얻기 위해 증권사 계좌를 만들었고, 거기에 용돈을 조금씩 넣어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이때가 2020년 3월이었는데, 코로나 판데믹이 이미 시작되었던 시기라 주식이 거의 바닥을 기던 시기였다.
주식을 잘 모르니깐 삼성전자와 현대차 우선주를 샀다. 우선주(의결권이 없지만 배당우선순위가 높은 주식)라는 것도 이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주식 방송을 보고 마스크 주식도 하나 샀고, 아내의 추천으로 제주항공, 한국콜마도 샀었다. 결과적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는 80% 정도의 수익을 보았었고 제주항공, 한국콜마도 30%의 수익을 보고 팔았다. 마스크 주식은 -40%를 보았다...ㅠㅠ
지나고 보면 코로나 판데믹으로 주식이 매우 싼 시기에 샀기 때문에 다시 주식을 한 시점이 굉장히 운이 좋았었다.
주식을 한 지 3개월쯤 된 어느 날 장모님이 hmm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200만 원을 줄 테니 그 주식을 200만 원 치 사라고 하셨다. 장모님의 주식을 내 계좌랑 섞으면 헷갈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좌를 하나 더 만들어서 주식을 샀다. 장모님은 해운업계에서 일하신 지 아주 오래되셨는데, 아주 신중한 성격이셨는데 갑자기 주식을 사라고 하셔서 아내에게(아내도 이쪽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hmm에 대해서 물어보니 그쪽에서 매우 큰 회사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가지고 있던 돈 털어서 100만 원 치 주식을 샀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초 대박 주식이었다. 장모님의 hmm은 수익률이 700%다. 이때 돈을 더 넣었어야 되는데라며 후회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때 사서 재미를 본 것과 hmm이라는 초대박 주식을 사게 된 계기로 주식에 진짜 재미를 붙이게 됐다. 이전에는 몰랐던 주식 용어들을 많이 알게 됐다. CB(전환사채), PER (매출 대비 가치), PBR(주가순자산비율), 인버스 등 신기한 게 많았다. 그리고 회사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도 재밌었다.
몇 번 실패를 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사모으는 주식이 생겼다. 삼성전자, 펄어비스, 애플, 마소, 페이스북, 팔란티어 이런 주식들은 돈이 생기면 조금씩이라도 사서 모으고 있다. 용돈으로 하는 거라 많을 때는 한 달에 10만 원 작을 때는 5만 원 이렇게 사서 모으고 있지만, 한주라도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자연스레 그 회사의 소식을 보게 되어서 그 회사의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혼자서 예상을 해보기도 한다. 이제 주식 초심자는 벗어난 느낌이 든다.
책은 여러 권 봤지만 딱 1권만 기억이 나긴 한다.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라는 책인데, 저자는 단타를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일할 때 주식차트 보고 가격 보고하는 게 싫어서 단타는 하지 않지만, 주식 관련 책치고는 구성이 알차고 재미가 있었다. 전자책으로 봤음에도 잘 재밌게 잘 본책이다. 저자가 게임회사 기자를 해서 그런지 글을 재밌게 잘 쓴다.
영상은 하루에 30분 정도 보는데 슈카월드, 삼프로티브이, 개미는오늘도뚠뚠, 머니올라KBS 중에 당기는 걸 본다.
최근에는 뉴스레터도 받아보고 있는데, 뉴스레터가 생각보다 굉장히 유익하다. 뉴닉, 어피티 두 개를 받아보고 있는데, 무료로 가만히 앉아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주식 관련 지식도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오늘 살펴보니 137% 정도가 된다. 처음 샀던 삼전, 현대차 우선주, 제주항공, 한국콜마, 마스크 주식은 모두 팔았고 다른 녀석들로 대체되었다. 그중에 두 개가 펄어비스, 에코프로이다. 코로나 판데믹 때 주식을 산 용기의 대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때 샀던 녀석들 다 팔고 다시 수익률을 보는 거라서 스스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투자하는 회사의 가치를 본인 나름의 판단으로 잘 가늠하는 센스와 주식 시장이 재미없을 때에도 잘 참고 기다리는 자세는 필요하다. 또한 노동으로 벌 수 있는 소득은 한계가 있고, 은행에 예금을 넣어도 많아야 3%의 이자가 나오는 시대이기에 세상의 모든 돈들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으로 몰리고 있어서 대충 좋은 회사에 적금 넣듯이 하기만 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 세상이다. 극단적인 예로 삼성전자에 그냥 돈을 넣고 아무것도 안 해도 일 년에 3%의 배당금이 나온다. 결론적으로는 주식을 잘하기 위해서 아무것도 안 해도 은행 예금보다는 많이 벌 수 있다는 결론이 났다.
주식을 공부하는 것은 삼전에 넣었을 때보다 많이 벌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또 재미가 있다. 주식을 공부하는 것은 세상에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부하는 것이고, 세상에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공부하면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신이 덕질을 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의 주식을 사보길 추천한다. 나는 게임을 좋아하는데, 쿠키런 킹덤을 해보고 나서 "와 이거 잘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주식은 무서워서 못 샀는데... 그 뒤로 10배가 올랐다. 판데믹이 오고 재택근무를 하게 돼서 집에서 편한 의자로 일하고 싶어서 비싼 의자를 샀는데 의자 관련 주식이 2배로 올랐다. 이런 식이다.
그나마 오큘러스 퀘스트 2를 해보고 페이스북을 사고, 마이크로 소프트가 요즘 개발자들 지원을 많이 해주길래 마이크로소프트 사고, 회사에서 애플 워치 주길래 애플 주식 사고... 이런 식이다.
나의 삶에서 뗄 수 없는 회사의 주식을 사면 대부분은 성공했었다.
나는 BTS는 잘 모르지만, 사촌동생의 아내는 광팬이라 뜨기 전부터 알았다고 한다. 빅히트는 정말 이름 그대로 대성공했다. (주식은 아직 안 한다고 한다..ㅠㅠ)
당연한 게 몇 가지가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거 두 가지는 전기차, 그린에너지이다. 이 두 가지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안 그러면 지구가 위험하니까! 나는 어디가 잘 될지 솔직히 종목을 못 정하겠어서 그냥 펀드를 가입했다. 전기차 펀드와 그린에너지 펀드에 매달 25만 원씩 넣고 있다.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돼서 수익은 5% 이지만, 앞으로 잘 될 수밖에 없다. 저쪽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면 잘 될 것이다. 그렇지만, 찾을 시간 없고 귀찮으면 잘 아는 거 하면 된다. 그저 시각을 조금만 다르게 해서, 돈 좀 벌겠구나 싶은 녀석이라면 주식을 사도 좋다.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 라는 내용의 글이지만, 주식은 꼭 자신의 판단으로 해야 된다. 남(가족 포함)에게 들은 말은 대부분 도움이 안 될 때가 많고, 도움이 되면 다행이지만, 안되면 원망하게 된다. 투자는 본인의 책임이니 리스크도 본인이 져야 한다.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은 없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의 투자 생활이 창창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