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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Sep 25. 2015

와인과 음악의 마리아주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하는 와인이야기 들어보실래요?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마음 맞는 이와 함께 한 와인과 정적이 흐르는 곳에서 혼자 마신 와인. 같은 와인을 마셨다고 했을 때 이 두 와인은 과연 맛이 똑같을까요?


아마 와인을 잘 모르는 이라 하더라도 이 두 와인의 맛이 결코 똑같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 소재 헤리엇 와트대학의 에이드리언 노스 교수팀과 칠레 몬테스 와이너리와의 공동연구로 음악이 와인 맛에 영향을 미친다는 학설을 처음으로 수립했다고 합니다.

 25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와인을 무료로 마시게 한 뒤 설문을 진행한 결과 사람들은 특정음악을 들었을 때 해당 와인의 품질을 최대 60%까지 높게 평가했다고 합니다.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은 웅장한 클래식 음악,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은 생동감 있고 경쾌한 곡이 나올 때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음악을 정반대로 들려줬을 경우에는 만족도가 25%가량 떨지기도 했다고 하는 군요. 이것은 음악이 인간의 지각에 영향을 미쳐 와인의 맛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첫 번째 사례입니다. 음악을 들으며 와인을 마실 때의 감정상태에 따른 호르몬 분비와 입안의 타액분비량, 인체 감각기관의 반응상태에 따라 와인의 맛을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와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잘 맞는 음악을 함께 한다면 더 맛있게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음악들이 각각의 와인의 특성과 어울릴까요?

젊었을 때는 거칠지만 숙성이 진행될수록 묵직하고 깊이감 있는 바디감을 가지게 되는 까베르네 쇼비뇽 품종과 이탈리아의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품종은 이에 걸맞는 묵직한 음악, 즉 웅장한 교향곡이나 첼로 독주곡 등이 어울리겠습ㄴ다. 상대적으로 떫은 맛이 덜하고 감미롭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메를로 품종의 와인은 이에 맞는 감미로운 재즈음악, 블루스 음악 등이 잘 어울립니다. 진하고 점도가 있는 질감과 편안하면서도 힘찬 느낌의 시라와 스페인의 모나스트렐 품종은 개성있는 오페라 곡이나 뮤지컬 곡과 잘 맞는 듯 합니다. 반면 섬세하고 우아한 꽃향과 가벼운 탄닌과 바디감을 가진 피노누아 품종은 신영옥, 조수미와 같은 소프라노의 매끄럽고 화려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와 함께 한다면 아주 좋은 궁합이 될 것입니다. 화이트와인의 여왕인 우아하고 경쾌한 과일 향이 넘치는 샤르도네와 쌉싸름한 쇼비뇽 블랑 품종의 화이트와인은 경쾌하고 발랄한 슈베르트의 '숭어'와 같은 가볍고 우아한 곡들과 함께 한다면 한층 기분이 상쾌해질 것 같습니다. 기포가 풍부한 스파클링와인이나 무스까토 같은 경쾌한 와인은 머리를 흔들흔들 몸도 흔들흔들하면서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팝음악이나 테크노 같은 음악도 잘 어울립니다.


 이렇게 와인의 특성에 따라 어울리는 음악이 다르기 때문에 테크노음악과 하우스음악이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크게 틀어놓는 클럽에서는 경쾌한 스파클링와인이 잘 팔리고, 클래식이 흐르는 우아한 프렌치 레스토랑에서는 가벼운 화이트보다는 묵직한 레드와인이 더 인기가 있는 것이지요.


 와인은 추억입니다.

 좋은 음악과 와인을 함께 할 때, 더구나 이것을 함께 하는 좋은 사람이 곁에 함께 있을 때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추억을 간직하게 되는 것이지요.

 올 한 해는 와인과 음악, 사람을 사랑하는 분들 모두가 돈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추억을 많이 만들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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