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클래식 음악
방구석 음감 첫 번째 소개 음악은 바로 그 유명한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4계(The Four Seasons)'입니다.
비발디의 4계는 클래식 음악 중 협주곡이라는 장르에 해당합니다. 콘체르토(Concerto)라고 하고 하나 이상의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경쟁하듯이 연주하는 방식의 음악입니다. 클래식 음악 감상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영화에서 콩쿠르 결승에서 주인공인 독주자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멋지게 연주하고 청중에게 박수받는 장면을 생각해보시면 협주곡 장르를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현재 대중음악으로 설명한다면 모든 것이 리메이크 음반입니다. 최근의 작곡된 곡을 제외하고 모든 곡이 리메이크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대중음악과 결정적인 차이는 대중음악은 원곡자의 연주가 남아있는데 클래식 음악은 대부분 남아 있지 않고 연주자가 해석한 대로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같은 작곡가의 곡이라고 하더라도 연주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비발디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 바이올린 연주자 겸 작곡가입니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분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유명한 분이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곡가입니다.
그는 베네치아의 성 마르코 대성당에서 사제로 잠시 있을 때 '붉은 머리 사제'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베네치아 자선 병원 부속의 여자 음악 학교 '피에타 음악원'에서 35년간 음악교사로 재직했었습니다. 피에타 음악원에는 많은 소녀들이 있었는데 비발디가 40명의 소녀들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연주를 했다고 하며 이 오케스트라를 위해 450여 곡이나 되는 협주곡과 성악곡 등 많은 곡을 작곡한 다작의 작곡가입니다.
20세기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똑같은 협주곡을 100개 넘게 썼던 사람'이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을 정도로 작곡한 많은 협주곡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비슷합니다. 저는 스트라빈스키 음악보다 비발디의 음악이 훨씬 좋습니다.
비발디는 빠름-느림-빠름으로 구성된 3악장의 협주곡 구성을 체계화한 사람입니다. 협주곡에서 독주 악기의 독주와 오케스트라의 합주가 교대로 연주되는데 이러한 형식과 장르를 확립한 작곡가입니다. 후대의 음악가에게도 많이 영향을 주었고 음악의 아버지라고 음악시간에 배웠던 ‘바흐’도 많은 영향을 받아 자신의 곡에 비발디의 테마를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 비발디 초상화 (그림에는 머리를 붉게 그리지 않더라고요)
오늘 소개하는 비발디의 ‘4계(Four Season)’은 12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집 '화성과 창의에의 시도 작품 8' 중 앞의 4곡을 말합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1위를 오랫동안 차지할 정도로 많이 알려진 곡입니다. 정확히 곡명은 기억하지 못하시지만 어디선가 들어봤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부제가 있는 3악장으로 구성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저는 겨울의 1악장을 좋아합니다. 바이올린 속주(속주: 빠르게 연주)가 정말 멋지기 때문인데 이때 독주자의 연주 실력이 드러나게 됩니다. 마치 록밴드의 기타 속주를 사람들이 환호하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속주를 기타보다 더 빠르게 바이올린으로 재현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비발디 협주곡은 지하철에서 환승역이나 종점역을 안내하는 음악으로도 쓰이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가요로 리메이크되기도 했습니다.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이란 곡은 비발디 4계 중 겨울 2악장을 메인 테마로 썼습니다. 프랑스의 재즈 피아니스트인 자끄 루시에란 분은 재즈로 편곡하기도 했습니다.
▶ 이현우 헤어진 다음날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4계’는 정말 많은 음반이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들이 꼭 녹음하는 레퍼런스 같은 곡이기도 합니다. 그 수많은 연주 음반 중에서 오늘 2개의 음반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음반은 이곡의 레퍼런스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인 1951년에 결성한 이탈리안 연주단체 이무지치(I Musici)와 초대 악장 펠릭스 아요가 녹음한 음반입니다. 이 음반은 가장 많이 팔린 클래식 음반 중 하나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입니다.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이 곡의 원곡이라고 할 만큼 기준점에 해당하는 음반입니다. 들어보시면 굉장히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 이무지치 4계 유튜브 링크
두 번째 소개해 드릴 음반은 줄리아노 카르미뇰라가 소나토리 데라 지오이오사 마르카와 함께 연주한 음반입니다. 이 음반은 원전악기로 연주한 음반입니다. 이 음반은 제가 가지고 있는 사계 연주 중에서 최고의 음반입니다.
‘원전악기’는 바로크 시대 당시의 악기와 연주법을 재현하고자 하는 취지로 연주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현대 바이올린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어린양의 창자를 거트현을 사용합니다. 두 음반을 비교하시면 바이올린 소리에서 약간의 차이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현대 악기는 현을 팽팽하게 당겨서 음량을 키워서 강한 소리를 내는 반면 원전악기는 소리가 작지만 여운이 많고 맑은 소리를 냅니다.
▶ 카르미뇰라 4계 연주(이음반은 연주는 아니나 연주 영상이라 첨부합니다)
음악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귀와 마음으로 듣는 것입니다. 꼭 한번 들어보시고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4계’의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