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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da Apr 06. 2022

불안감

나만의 속도

※ADHD 단점
-집착이 심하다
-주의가 산만하다
-불안감이 심하다
-잘 긴장한다  

※ADHD 장점
-다른 사람보다 활력이 넘친다
-호기심이 많다
-창의력이 뛰어나다
-충동성을 결단력, 순발력으로 키울 수 있다.

출처 - http://www.healtip.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86

 ADAH 단점- 불안감이 심하다.


의욕 없는 하루가 계속 이어지는 날들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흔히 이런 시기를 “노잼 시기”라고 한다.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지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노잼 시기에는 불안감도 함께 상승한다. 의욕은 없지만, 불안감은 증가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혀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러다 핸드폰을 보며 남의 사생활을 관찰한다. 소셜 미디어 속 사람들은 어느 하나 부지런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고, 행복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사실 SNS 속 삶은 인생의 아주 극히 일부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 역시도 SNS 속 내 모습은 나의 진짜 삶 속 5% 정도의 일부만 보여주면서도, 소셜 미디어 속 누군가의 행복하고 완벽해 보이는 삶에 사로잡혀 버린다. 현재의 내 생활을 투영해 보며 나만 머물러 있는 것 같은, 나만 아무것도 이룬 것 없어 보이는 비교가 시작된다. 변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고 고민을 한 적이 있다. 내 인생만 변하지 않고 이렇게 머물다 끝나면 어쩌지 하는 그 두려움.


모두 다 그런 불안감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걸까? 다들 흘러가는 세월을 어쩜 이리도 잘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걸까? 모두들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으며, 변화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걸까? 아니면 나이가 듦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까?

인생의 황금기가 가져보지도 못한 채 시간이 속절없이 세월만 가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에, 그리고 서러움에 잠을 못 이룬 적도 있다.


친구 중에 IT 컨설턴트로 지내다, 명상 지도자로 커리어를 바꾼 친구가 있다. 내가 일본에서 살다 보니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진지한 수다가 그리울 때 친구와 통화를 한다. 처음 그녀와 인연을 맺은 건 내가 조금 늦은 나이에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을 했을 적이다(지금 돌아보면 그리 늦지도 않았는데 그때는 그렇개 생각했다). 동갑이지만 이미 회사에서 자리 잡은 친구를 보면서 처음에는 내 자신이 괜히 부끄러웠다. 그녀는 컨설팅 회사에서 이미 3년이라는 경력을 쌓았었고, 나는 겨우 6개월짜리 인턴이었다  처음에는 친해지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냥.. 나는 새롭게 도전한 내 인턴이라는 직급이 괜찮았지만, 친구 옆에서는 왠지 이제 겨우 인턴밖에 못하는 내가 그렇게 초라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친구도 동갑이지만 인턴이었던 내가 조금은 불편하지 않았을까. 그런 우리가 친해진 계기가 있다. 그것은 고객사에서 일하던, 어떤 차장님 때문이었다. 나도 그녀도 그 차장님을 매우 싫어했었고, 우연히 그걸 알게 되어 밤새 차장님 험담을 하다 보니, 우리는 친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차장님 덕분에(?) 아직까지 이렇게 서로를 응원하며, 때때로 그렇게 수다가 그리울 때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IT 컨설턴트로 지낼 때도 그렇고, 갑자기 명상 지도자가 되겠다고 일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도 그렇고, 그녀는 내게 늘 멋진, 내가 가지지 못한 그런 결단력을 가진, 뭔가 탄탄대로 자기만의 길을 가는 그런 친구였다.


어느 날 친구가, 연락이 왔다. 명상 수련 중 묵언 수행이란 것을 하게 되었는데, 묵언 수행 전 누군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통화가 가능하냐는 메시지가 왔다. 묵언 수행은 완전히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일상생활 중에 불필요한 말은 줄이고 TV나 핸드폰 등과 같은 것을 멀리하며, 내 마음에 집중하는 수행이라고 했다. 명상 지도자 과정의 공부는 잘되고 있냐는 내 질문에 요즘 다시 공황 장애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깜짝 놀란 내가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과거에도 불안감에 공황 장애를 겪은 적이 있었고 그 불안감 치료를 위해 취미로 하던 명상이 도움이 되어 명상 지도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공황 장애 증상이 나타난 이유는 명상 관련해서 친구에게는 스승님과 같은 분과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일은 구하고 있느냐, 어느 학교에 명상 과정이 개설되었는데 그걸 수료해보는 건 어떠냐, 누구는 벌써 일을 시작했더라, 올해도 이리 지내다가 금방 끝난다와 같은 걱정 반 격려 반의 충고를 들은 후 갑자기 그 불안감이 폭발해 버렸다고 했다.


내게는 늘 탄탄대로 자기만의 속도로 잘 걸어가고 있는, 예전에 나에게 자괴감을 줬던 친구가, 공황 장애를 겪었다는 고백과 불안감이 늘 엄습해 온다는 말에 나는,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근데 말이야. 나는 명상 지도자가 너무 어리면 신뢰가   수도 있을  같아. 그냥 있지, 우리가 위로가 필요할  누군가가 해주는, ‘이제까지  걸어왔다. 걱정하지 말고  속도대로 걸아가라라고 전하는 울림의 한마디를 왠지 모르게 흰머리가 흰끗한 삶의 무게를 겪어온 누군가가 해줘야  공감이   같거든. 조급해하지 .. 명상 지도자 길이야말로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있는 직업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오히려 나이가 있어야  진가를 발휘되는  같아.. 그냥  생각이야.  속도대로 가도 문제없을  같아


나는, 친구의 두려움에, 나도 모르게, 위로랍시고 저런 말을 전했다. 근데 의외로 내가 수줍게 전한 위로의 말이 그녀에게 통했다. “너의 속도대로 가, 그래도 돼”라는 내 말이 자기가 듣고 싶었었다는 말이라며, 기분이 좋아졌다고 고맙다 했다. 늦은 나이에 해온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그녀에게 꽤나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었나 보다. 주변에서 진짜 응원보다, 응원을 가장한 걱정의 쓴소리를 더 들었다고 했다. 진로를 바꾸자 결심했을 때, 이미 모아 놓았던 돈이 있었고, 그 돈으로 최소 3년간은 버틸 수 있을 것을 예상했으며 3년간은 경제적 활동을 못하더라도 계획한 대로 공부를 하며 잘 준비해 보자 하고 다짐했는데, 그 기간 안에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 우려의 목소리들은 그녀가 그녀의속도대로 가지 못하게 마구 흔들어댔으며, 굳건했던 그녀의 모래섬을 조금씩 무너트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불안감

모두 다 자기만의 속도대로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누군가는 조금 걸음이 빠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조금 걸음이 느릴 수도 있다. 모두 그렇게 빠르던 늦던 길을 걷고 있다. 평범한 하루가 흘러간다 평범한 일상. 그 평온한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꽤나꾸준히 버티고 나만의 방식대로 노력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도 모르겠다. “너만의 속도대로 가. 그래도 돼”라고 친구한테 무심코 던진 한마디는 어쩜 내가 내 스스로에게, 변하지 않으며 어쩌지하는 두려움에 잡힌 내게, 누군가의 비교를 통해서 자괴감을 느끼는 내게, 잘 살고 있는지 문뜩문뜩 불안함에 사로 잡힌 내게 던지고자 했던,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르겠다.


ADAH 단점 -  불안감이 심하다. 

불안감이 덮쳐들 때 이 내 병을 고치기 위해, 때론 내 속도대로 무단히도 지치지 않고 걸어가는 내게, 그리고 네게, 비록 뚜렷한 성과가 없어도, 여기까지 잘 걸어왔다, 잘 걸어가고 있다, 수고했다고 위로를 건네보기. 너만의 방식으로 너만의 스피드대로 그렇게 잘 걸어왔다.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의 말 건네보기.


여기까지 오느냐고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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