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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wook Feb 06. 2017

감기와 사랑

#부부의 연애 #임신 #사랑 #부부 #복덩이 #육아일기

부부도 연애를 한다. 우리는 연애 5년, 결혼 5년차 부부. 둘은 친구 같은 사람들.


남편이 감기에 걸렸다. 나는 임신 8개월.

해줄 수 있는게 별로 많지 않다.

그래서 사온 콩나물. 멸치랑 파뿌리 넣고 육수 내고 새우젓, 국간장, 소금으로 간 맞춰 파까지 송송 썰어 뜨끈하게 끓여 밥에 말아 후루룩 마시면 몸과 마음에 온기가 남는다. 식후 삼십분엔 약과 함께 먹을 쌍화탕도 데워 준다.


아침엔 담가놓은 생강대추청을 물에 넣고 보글보글 끓여 텀블러에 넣어 가방에 싸준다. 이게 남편을 향한 나의 사랑 방식이다.


남편은 어제도 오늘도, 따뜻한  침실을 포기하고 소파에서 잠을 이뤘다.


"인욱이랑 아기랑 감기걸리면 안돼. 아프면 안돼."


따뜻하고 편한 곳을 포기하고 아파서 식은 땀을 흘려도, 불편하더라도 부인과 아가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그게 남편의 사랑 방식이다.


"아냐. 괜찮아. 난 면역력 강해서 안걸려."


내가 말해도 소용이 없다. 그저 난  보일러 실내온도를 높여주고 아침에 차가워진 몸으로 침대 속으로 들어온 남편을 꼭 껴안아, 체온을 옮겨주고 고맙다고, 그래도 앞으론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수밖에 없다.


서로 고마워하고 감싸주고, 그게 부부의 연애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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