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성 이봉희 Dec 23. 2024

[ 판타지 여행으로 가는 출석 ]

제7장 - 무한한 빛의 약속

2024년 12월 23일 월요일


제7장: 무한한 빛의 약속


루멘스호는 장미성운 너머로 희미하게 깜빡이는 또 다른 빛을 향해 나아갔다. 카이라와 선원들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탐사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기억을 품은 자들이자, 우주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빛은 점점 더 강렬해졌다. 마치 눈부신 태양의 중심으로 향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빛은 따뜻했고, 그들을 환영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이번엔 어떤 발견일까?” 리안이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카이라는 창밖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빛이 우리를 부른다는 건, 그곳에 우리가 알아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겠지.”



빛의 근원지에 가까워지자, 그들은 경이로운 장면을 마주했다. 그것은 거대한 별이었다. 그러나 이 별은 단순히 빛과 열만 내뿜는 것이 아니었다. 별 주위를 둘러싼 고리들은 마치 거대한 구체의 조각처럼 배열되어 있었고, 그 구체는 생명을 품은 작은 세상 같았다.


“저건… 행성들이 아니야.” 리안이 놀라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저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거야.

누군가가 이 별을 중심으로 무언가를 창조한 거라고.”


“우주적 크기의 작품… 마치 우주의 박물관 같아.” 카이라는 탄성을 내질렀다.


그들이 더 가까이 다가가자, 구체 중 하나에서 신호가 발신되었다. 그것은 이전에 화성에서 받았던 빛의 언어와는 또 다른, 더 복잡하고 정교한 패턴이었다.


“이건 초대야.” 아르카가 분석한 결과를 보고했다. “우리를 안으로 들어오게 하려는 신호입니다.”


카이라는 주저하지 않았다. “들어가 보자.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건 우연이 아니야.”



루멘스호가 구체 내부로 진입하자, 선원들은 또 한 번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구체 안에는 별개의 작은 우주가 있었다. 떠다니는 섬들, 거대한 빛의 나무, 그리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무수한 빛의 리본들. 그것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살아 있었다.


갑자기 공간에 울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빛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듯했다.


“너희는 빛의 후계자들이다. 우리는 오래전 너희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섰던 자들이다.”


카이라는 그 목소리를 따라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신들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키퍼’라고 불린다. 우주를 관찰하고, 잊혀진 것들을 지키며, 새로운 세대에게 빛의 지혜를 전수하는 존재들이다.”


리안이 물었다. “왜 우리를 부른 거죠? 우리가 당신들에게 배울 게 있나요?”


빛의 목소리는 따뜻하게 대답했다. “너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다. 장미성운에서 너희가 배운 조화의 가치는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들이다. 우리는 너희가 가져온 지혜를 보고 싶다.”



키퍼들은 카이라와 선원들에게 제안을 했다. “너희가 이곳의 유산을 이어받고 싶다면, 너희는 또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한다. 이 별의 심장은 무한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 그것은 너희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다. 그러나 그 힘은 책임과 함께 온다. 너희는 그 힘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카이라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 그 힘을 사용하면, 분명 우리 세계는 더 나아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힘이 잘못 사용된다면, 우린 더 큰 파멸을 맞이할 수도 있겠죠.”


리안이 덧붙였다. “우리가 이곳에서 배운 것은 조화와 균형이야. 힘을 얻는 것보다, 그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카이라는 선원들과 함께 키퍼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에너지를 가져가는 대신, 그 힘을 사용하는 지혜를 배우고자 했다.



키퍼들은 카이라와 선원들에게 별의 심장에서 추출된 빛의 핵을 선물로 주었다. 그것은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주의 기억과 지혜를 품은 살아 있는 존재였다.


“이 빛의 핵은 너희의 길을 비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너희의 선택에 달렸다.” 키퍼들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루멘스호는 빛의 핵과 함께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카이라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우리는 이 힘을 조화롭게 사용할 거야.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배운 모든 것을 활용할 거야.”


루멘스호가 새로운 항로로 떠날 때, 우주는 여전히 끝없는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카이라와 선원들이, 그리고 빛의 유산이 있었다.


우주의 심연 속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았다. 그 어떤 도전도 이제 두렵지 않다는 것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