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겨울의 딸, 봄의 여신(4편)
1장: 겨울의 딸, 봄의 여신 (4편)
페레타와 그녀의 동료들—마가레타와 이든—은 숲을 빠져나와 다음 여정을 준비했다. 그들의 목적지는 하늘의 여신 카세포라가 다스리는 영역이었다. 그녀는 별과 바람을 다스리는 신으로, 세상 곳곳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카세포라의 영역에서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카세포라는 쉽지 않은 상대야,” 이든이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덩굴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주변을 살폈다. “그녀는 어떤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신이야.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의심이 많아. 우리가 가는 길을 방해할지도 몰라.”
“그렇다면 그녀에게 내 진심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겠지.” 페레타가 대답했다. 그녀는 지상의 모든 균형을 되찾기 위해선 카세포라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가레타는 무거운 눈길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영역으로 가는 길은 험난해. 바람의 계곡을 통과해야 할 거야. 그리고 그곳에는 카세포라의 수호자들이 지키고 있을 거다. 우리가 침입자로 보이면 결코 쉽게 지나갈 수 없을 거야.”
“수호자라니?” 페레타가 물었다.
“그들은 카세포라의 명령을 따르는 하늘의 존재들이다. 새와 바람의 혼합체 같은 모습일 거야. 그들은 카세포라에게 충성을 맹세했고, 그녀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그녀의 영역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지.”
셋은 긴장을 품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바람의 계곡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은 높은 절벽 사이로 바람이 사납게 휘몰아치는 위험한 곳이었다. 바람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그들을 위협하며 피부를 스쳤다.
“준비해,” 마가레타가 말했다. “그들이 곧 나타날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늘에서 강렬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수호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날개를 가진 거대한 새처럼 보였지만, 눈과 입은 인간과 흡사했다. 그들의 깃털은 은빛으로 빛났고,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셋을 에워쌌다.
“여긴 누구도 들어올 수 없다!” 수호자 중 한 명이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바람소리와 섞여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카세포라 여신의 허락 없이는 이곳을 지나갈 수 없다!”
페레타는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수호자들에게 말했다. “나는 페레타, 봄의 여신이다. 지상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카세포라 여신을 만나 그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우리를 통과하게 해 달라.”
그러나 수호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우리는 여신의 명령을 따른다. 너희가 진짜 봄의 여신인지, 아니면 거짓된 모습으로 가장한 침입자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페레타는 그들의 의심을 이해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자신의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녀가 손을 들어 올리자 바람 속에서 희미한 향기가 피어났다. 그것은 봄의 기운이었다. 계곡 안에 작은 꽃잎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하며, 수호자들을 둘러싸는 바람 속으로 퍼져나갔다.
“나는 이 땅과 연결되어 있다,” 페레타가 말했다. “이 향기는 내가 지상의 생명과 맺은 약속의 증거다. 봄은 나와 함께 다시 돌아온다. 만약 나를 막는다면, 지상의 균형은 영원히 깨지고 말 것이다.”
수호자들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들은 그녀의 말과 행동에서 거짓을 찾으려 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흔들림 없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직접 여신께 이 사실을 전하겠다,” 수호자 중 한 명이 말했다. “하지만 너희를 통과시켜 주는 일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이곳에서 기다려라.”
그 말과 함께 수호자들은 바람 속으로 사라졌다. 계곡에는 다시 깊은 정적이 찾아왔다.
“우릴 통과시키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이든이 물었다.
“그건 카세포라의 판단에 달려 있겠지,” 마가레타가 대답했다. 그는 여전히 긴장을 풀지 못한 채 하늘을 주시하고 있었다.
페레타는 기다리며 다가올 순간을 준비했다. 그녀는 이 여정이 단순히 지상의 봄을 되찾는 일이 아니라, 모든 신들 사이의 균형을 바로잡는 것임을 깨닫고 있었다. 카세포라가 그녀의 진심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험을 내릴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에서 찬란한 빛이 내려왔다. 카세포라가 드디어 그녀의 영역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