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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Oct 31. 2024

구글, 클라우드로 깜짝 실적!

Gemini API와 프로젝트 Astra가 성장동력이 될 것

최근 구글의 AI 사업은 다른 경쟁상대들에 비해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B2C 시장에서 Gemini Pro는 다른 서비스에 비해 이슈가 되지도 못했고, 많은 IT인플루언서로부터 데모의 도구로 사용되는 유튜브 영상을 보기도 힘들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GCP 사용기업들로부터 차근차근 소리없이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있었던 알파벳(Alphabet/구글의 모회사로 유튜브와 Waymo를 비롯한 여러 자회사를 소유)의 Earning Call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결과를 소개했습니다. 구글의 신형 Gemini API는 지난 6개월 동안 14배나 사용량이 증가하며 이목을 끌었고, CEO 순다르 피차이의 말에 따르면 이 모델들은 잠재적으로 20억 명의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구글의 주요 서비스와 광범위하게 통합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클라우드 비즈니스와 AI 시장에서 구글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구글의 깜짝 실적 발표 내용을 들여다봤습니다. 



2024년 3분기 깜짝 실적 발표로 구글 AI가 착실히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죠. (Alphabet Investor Relations)





AI와 클라우드의 융합: 실적 상승의 핵심 원인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기업들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고급 분석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인프라로서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구글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이러한 AI 붐의 혜택을 누리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AI 솔루션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을 통해 전년 대비 35% 증가한 11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 이익 또한 1년 전 2억7000만 달러에서 19억5000만 달러로 크게 뛰었습니다.


구글의 다른 서비스 비해 수익은 낮지만 Cloud가 35% 성장은 매우 높은 수치 (Alphastreet.com)


Gemini API는 구글의 여러 제품에 통합되어 구글 문서, 스프레드시트, 미팅 등에서 다양한 AI 지원 기능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기능들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사용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작업 흐름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Gemini API가 지원하는 AI 기능을 통해 데이터 분석과 통계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개인 사용자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습니다. 피차이는 이러한 혁신을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력자"로 묘사하며, 구글이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대편의 MS가 가져가는 통합 전략은 확실히 웹 기반의 구글 워크스페이스보다 오피스와 윈도우에서의 통합이 더 완성도가 높지 않아보이는 문제도 있었죠. (Copilot으로 만들어진 초안을 그대로 사용하기는 아직 매우 시기상조기도 합니다.) 


그리고, MS의 AI 수장을 맡고 있는 Deepmind의 창립자이기도 했던 무스타파 슐레이만(Mustafa Suleyman)이 호기롭게 'MS Copilot이 우리 모두를 위한 AI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은 여러 장벽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첫째는 MS는 구글과 애플,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AI칩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d이미 10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있어 쫓아가기는 어렵고,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한 시점에서 MS는 AI인프라 부족을 겪을 수 있죠. 둘째는 구글과 애플은 안드로이드와 iOS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AI서비스를 인터넷과 PC로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요? 결국 MS는 B2B 시장 이외에는 접근이 쉽지 않은 반면, 스마트폰이라는 믿음직한 언덕 위에 진을 치고 있는 구글과 MS, 수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아마존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Project Astra: 차세대 AI 비서의 청사진


AI의 진화는 사용자의 요구를 이해하고 이를 예측하여 실시간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구글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멀티모달 AI 비서인 'Project Astra'를 개발 중이라고 말씀드렸죠. Project Astra는 단순히 텍스트나 음성 인식을 넘어서, 이미지와 영상까지 통합적으로 처리하여 더욱 풍부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피차이는 이 AI 비서가 "주변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현재의 AI 비서와는 차원이 다른 실시간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죠. 


Project Astra가 24년 5월 공개되었고, 2025년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죠. (YouTube - Google)


Project Astra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Gemini 2.0과 초기 에이전트 세트는 2024년 12월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 비서는 사용자의 위치나 주변 환경에 따라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사용자에게 가장 유용한 조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일상생활 속 비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령 사용자가 자동차 운전 중일 때 주변 교통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거나, 사용자의 스케줄에 맞춰 자동으로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는 AI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OpenAI에서 선보였던 GPT-4o의 Vision 기반의 어시스턴트 기능과 Astra 중에 누가 먼저 시장에 출시되서 왕좌의 자리를 차지하느냐도 2025년의 AI 경쟁의 향방을 결정짓는 한 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쟁 구도와 구글의 전략적 우위


현재 AI 시장에서는 구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모델을 결합하여 오피스 제품군을 강화하고, 아마존은 AWS와 연계한 AI 솔루션으로 B2B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구글의 차별화 전략은 자사의 방대한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통합된 사용자 경험 제공에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 기반의 클라우드와 MS오피스, 윈도우 기반의 AI 서비스 이용확대라는 전략을 가져가고, 구글은 GCP와 구글 Workspace 기반의 이용확대라는 전략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두 회사의 성장을 가져온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AWS는 이용확대를 위한 플랫폼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어느 것이 정답일지는 알 수 없지만요. 


구글의 AI 비서 프로젝트는 단순히 음성 명령이나 정보 검색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통합형 비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이 보유한 지도 서비스, 검색 데이터, 광고 네트워크 등이 모두 AI 비서의 학습 및 서비스에 활용되며, 이는 타사보다 높은 정확도와 실시간 피드백을 가능하게 합니다. 게다가, 구글은 오픈 소스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통해 Gemini API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AI 생태계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해체까지 미정부는 언급했지만, 합의될 가능성이 높죠 (중앙일보)


여기에 발목을 잡고 있는 중요한 문제는 미정부와 구글의 반독점 관련 소송이 있긴 해요. 구글은 애플과 삼성에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을 설정하도록 수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했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없앴다며 1차 패소를 했기 때문에 다른 알파벳의 서비스에 구글 AI를 융합하는 상품들을 기획하는데 여러 제약이 발생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AI기술을 자사 서비스와 제대로 융합해서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떠오를 수 있는 건 구글과 MS 밖엔 없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AI 어시스턴트가 얼마나 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지가 과제


AI가 생활 속 깊이 침투하며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생기는 윤리적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AI의 책임 문제는 AI 비서가 일상 속에 자리 잡을수록 더 민감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구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Project Astra 역시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철저한 보안 프로토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의 신뢰를 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죠.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은 온디바이스AI,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YouTube - Apple)


애플이 새로운 iOS 18을 내놓으면서 애플 인텔리전스는 외부 AI서비스를 사용함에도 철저하게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여권 정보나 개인 정보를 Siri가 조회해 줄 때에도 그 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애플 인텔리전스의 AI 기능으로 오해되고 있는 건, Semantic 인덱스를 기반으로 정보를 디바이스에서 검색하고, 그를 위한 연산은 클라우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100% 안전하다고 보기엔 소비자들의 불안이 없어지진 않을 수 있습니다. (OpenAI가 개인정보를 저장하지 않는다는 말은 못믿어도, Apple은 믿을 수 있다고 하면 좀 그렇잖아요? ㅎㅎ) 그럼에도 클라우드 기반의 SaaS형 서비스가 2024년 3분기에 들어서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이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이제 클라우드에 개인정보나 기업의 영업비밀들을 저장하는 걸 당연시되는 추세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구글 Workspace나 Adobe의 Creative Cloud를 비롯해서 Figma에 스토리보드를 얹는 것조차 수많은 보안 위협에 회사 정보를 그대로 노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AI서비스를 사용하자니 꺼려졌던 많은 기업들이 '이젠 좀 믿고 쓸 수 밖에'라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는 듯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사용자들의 불안은 줄어들지는 않고, 개인정보가 공공연히 다크넷에서 거래되고 있는 시점에 AI에 대한 불안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구글은 AI 비서가 사용자의 데이터를 학습할 때, 비식별화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스케줄 정보를 분석할 때도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필요한 정보를 익명화한 후 학습에 사용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구글이 미래 AI 비서의 발전과 윤리적 책임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결국, 쓸만한 어시스턴트이면서 내 정보를 제대로 보호해 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AI서비스가 살아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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