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몰랐던 사랑

그럼에도 나는 사랑 받았습니다

by 삐약이

어릴 적 나는 내가 사랑 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비관적인 생각만 했고 내 주변에서 나를 아껴주고 지켜주는 사람들을 알지 못했다.
그 때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나만 불행하고 주변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여겼던 그런 마음. 그 마음이 나를 좀 먹고 있는 줄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나는 사랑 받지 않는 존재야. 집에서도 늘 혼자, 학교에서도 늘 혼자.'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닫아 걸었다. 먼저 다가가야 상대방도 다가 온다는 걸 알지 못했다. 그게 큰 실수였고, 나를 더 고립시키는 건 줄 어릴 때는 알지 못했다.
지금은 어느정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깨달았다. 그 때 내가 왜 그렇게 외로웠는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혼자만의 세상에만 지냈었는지. 그래서 지금은 그런 마음을 묻어두고 사람들과 더 어울리려 노력한다. 먼저 안부 전화를 걸고, 상대와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때로는 서로 툭탁거리면서 30분 넘게 통화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 사람은 절대 혼자가 될 수 없다. 혼자가 된 시점부터 이미 마음 속에는 커다란 터널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터널은 혼자서 나오려 하며 제대로 되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 통과 해야 나올 수 있다.
과거의 내가 그 사실을 몰라 헤맸듯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헤매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면 그냥 혼자가 편하다며 혼자 있는 걸 덤덤히 받아 넘기거나.
그러나 절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게 사람이다. 혼자보다는 서로 맞는 사람들과 웃고, 떠들고,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게 진정한 즐거움이다. 나는 그걸 이제야 조금씩 알았다. 그래서 어릴 때의 내가 안쓰럽고 한편으로는 답답하다. 과거로 간다면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넌 혼자인 것 같아도 주변에 널 생각하는 사람은 많아."
그때 듣기 싫었던 말들과 이야기가 지금 와 보면 다 옳은 소리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지금 내게는 너무나 쏙쏙 이해 되는 명언이 됐다.
앞으로 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안마사로서 일하는 이상 그건 당연하다. 그리고 여러 활동을 하는 이상 필수적인 게 만남인 만큼 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칠 것이다.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내 안에 숨는 게 아니라 나를 드러내면서 살아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글을 써서 나를 알린다. 내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것도 있지만, '여기에 내가 있어요' 하고 알려주는 것도 있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주변에서 챙겨줬던 사람들과 선배들, 그리고 선생님들. 엄마가 늘 옆에 있었고 친구들이 함께 했다. 길을 잃어도 다시 되돌아올 수 있었던 건 그 때문이었다. 내가 잘난 존재가 아니라 다 나를 아끼는 사람들 때문이었던 거다.
그걸 알자, 마음 속 무언가가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 그리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와 평온을 동시에 느꼈다. 혼자가 아니라고 내 마음이 속삭이는 것 같았다. 간질간질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와 나를 감쌌다.
이제 나는 어릴적 내가 혼자가 아니었음을 안다. 비록 과거의 나는 그걸 몰라 비뚤어지고 헤맸지만, 30년을 살아온 나는 그게 아님을 알 수 있다.
누구나 혼자가 된 것처럼 쓸쓸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때는 아무리 곁에 누군가 있어도 그게 와 닿지 않는다. 그 때는 나 하나밖에 보이지 않기에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러나 조금 심호흡을 하고, 주변을 돌아보자. 그러면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며 늘 지탱해주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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