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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 Jul 15. 2022

<핵심만 남기고 줄이는 게 체질>을 읽고

어설픈 완벽주의자의 책 읽기


그런 사람이 있다.

다이어리를 쓰다가 도중에 포기하는 게 싫어서 아예 처음부터 사지도 않는 사람,

남들 다 한다는 블로그도 매일매일 업로드를 못 할거면 안하는게 낫다는 사람,

꾸준히 매일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시작도 않는 사람,

100점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시도도 않는 사람,

어설픈 완벽주의자 그게 바로 나다.


완벽주의자 앞에 어설픈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완벽함의 판단 기준이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남들한테 꺼내 보이거나 평가를 받는 것이 불편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반대로 내가 만족했다면 남들의 평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 만족과 내 기준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

그래서 완벽함의 기준이 나의 느낌적인 느낌이기 때문에 어설픈 완벽주의자다.


나에게는  읽기도 그러한데   권을 읽었다면 완전히 이해하고 그럴듯한 서평쯤은 써내야 완벽한 독서라고 생각해왔다.

그 정도로 흥미가 가지 않는 책은 시작을 하지 않거나,

흥미가 있어서 읽기 시작했더라도 끝까지 다 읽지 못했다면 안 읽은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었다.


"했었다"로 과거형인 이유는 지금은 이 책 한권으로 이 생각이 바뀌었다는 얘기다.








핵심만 남기고 줄이는게 체질  (김범준 저)


누구보다 책과 친한 삶을 살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나만의) 완벽한 독서를 지향했기 때문에 독서는 숙제 같은 느낌이 있었다.

특히 요즘의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읽어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생 전반에서 줄이고 줄여 핵심만 남기는 과정을 강조한다.

줄이고 줄여서 필요한 만큼만 읽고, 말하고, 쓰고, 보고, 생각하라.

결국 제일 중요한 것만 남을 것이다.

책을 읽을 때도 많이 읽을 필요 없이 좋은 책을 잘 선택하고 줄여내어 읽으면

인생의 무기가 되는 독서를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막연하게 받은 ‘대단한’ 도서목록은 우리를 불편하게 합니다.
우리의 삶을 피곤하게 만드는 숙제일 뿐입니다.
자신감도 없어지게 만듭니다.
스스로를 초라하게 하고요.

‘이걸 안 읽으면 부족하게 될 거야.'

‘이걸 안 읽어서 성공하지 못한 거야.'

독서의 결과가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독서는 자기 자신을 빛나게 해야 합니다.


 

매번 새로운 음식이 먹고 싶고, 매일 듣는 플레이리스트도 기분따라 바뀌듯

책을 고르는 취향도 내 마음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게 당연한데 왜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을까.

커리어나 재테크와 같이 생산성에 기여하는 책이 아니면 멀리하려고 했었을까.

가벼운 독서도 산책 만큼이나 내 마음과 정신을 쉬게하는 일이라는 걸 왜 잊고 있었을까.  


책을 읽는 행위가 굳이 나에게 무언가를 남기지 않아도

위안이 되고 환기가 될 수 있다면,

아니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그리고 독서의 끝에 남는 한 문장을 이렇게 글로 남기는 일이

언젠가는 흐지부지 되더라도 시작은 해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이번 책에서 건진 한 문장,

무엇이든 넘쳐나고 남아도는 세상에서

이제는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를 잘 다뤄야 하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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