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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군 Mar 01. 2022

익군은 다시 돈 공부 중

익군의 돈 공부 노트 - 0

나는 돈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가장 먼저 예전에 작성해놨던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열어서 월간 예상 지출 내역표를 손보기 시작한다. 현재 시점에서 해당 연도 말까지 (하반기가 되면 다음 해까지) 예상되는 수입과 지출을 정리해보는 건데, 이걸 정리하고 나면, 대충 내가 한 달에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그래서 한 달이 지나면 내 통장 잔고는 어떻게 바뀔지가 눈에 보인다.


대충 이런 파일이다(예전 어떤 글에서도 가져다 쓴 적이 있나 보다, 이전 캡처본도 있네)


이걸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 현재 상황이 어떤지, 그리고 나의 가까운 미래는 도대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예상 생활비를 아무리 고심해서 적어둔들 그게 잘 맞아 들어가진 않는다. 가끔 경조사비도 발생하고,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조카 용돈이나 부모님께 드릴 선물 등으로 추가 지출이 발생하면, 생각보다 통장 잔고는 쉽사리 무너져 내린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하고, 종종 들어가서 수치를 조정해주면 2~3개월 안에 일어나는 일들에 크게 당황하진 않게 된다.


스타트업을 다시 해보겠다고, 회사를 나오면서 엑셀 시트를 던져 버렸었다. 생각해보면 옛날에 퇴사했을 때도 이 시트를 채우지 못했었던 것 같다. 수입은 없는데, 지출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잔고는 가파르게 떨어지는 걸 두고 보기가 힘들었다. 심지어 몇 개월 안에 잔고가 마이너스가 될 게 자명해 보이면, 파일을 열고 실제 수치를 입력하는 것조차 마음의 짐이 된다. 그래서 그때도, 그리고 이번에도 이 시트를 또 한 7~8개월은 넘게 던져두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이걸 다시 외면하면 안 될 것 같아 마음을 다 잡고, 파일을 열고 내용을 고쳐 쓰고, 필요한 자료를 업데이트했다. 다행인 건지, 어렴풋이 생각하던 것보다 생존 가능 기간이 1~2달은 더 있어 보였다. 넉넉하게 최악의 상황으로 수치를 입력했으니 허리띠를 졸라매면 조금 더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앞이 깜깜한데 퍽 희망적이다. 낙천적인 건지, 위기감이 없는 건진 모르겠지만, 아무렴.


근데... 이런 글을 쓰려고 이 페이지를 열었던 것은 아닌데...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다 떨어져 가면서, 내가 사실 그간 가장 관심을 가져왔던 것이 돈 공부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공부라고 하긴 좀 그렇고, 약간의 귀동냥과 나름의 개똥철학으로 버무려진, 이러저러하게 관리해보면 좀 더 돈을 잘 관리하게 되지 않을까 따위의 생각을 생각나는 대로 조금씩 정리해보려고 한다.


매번 적당히 쓰다가 버려두고 떠났었으니, 이번에도 아예 작심 세 번으로, 글 세 개 정도 쓰고 버리고 떠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다가...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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