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했기에 흔들리고, 흔들렸기에 상처입혔던, 순간의 기록
너무나 쉽게 상처 입고, 상처 입힌다.
'오해' 따윈 필요하지 않다.
그저 그런 시기이고, 그런 나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합리화한다.
가장 나약하고, 그렇게 나약하기에 동시에 가장 잔인할 수밖에 없는 그 시기.
'청춘', '사춘기'
서로에게 의지하지만,
동시에 나 하나 흔들림 없이 버텨내기에도 벅찬 그 순간들.
그 시간을 무사히 지나온 나에게 그들의 불안함은 막막함이다.
영상, 음악적 연출을 뚫고 밀려오는 막막함.
그들의 시간은 그렇게 잔인함으로 물들고 상처로 뒤덮인다.
그 청춘을 무사히 지나왔다고 우리는 단단한 존재가 되었는가.
쉽사리 상처받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도 깨달았지만,
저 나약했던 시간에 비해 우리는 과연 발전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 과연 상처 앞에 발전이란 게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둔탁한 공격을 막아내기엔 부족함이 없지만, 더 이상 어린아이 같은 무모함은 없지만.
성인이란 이름으로 더 날카로운 상처를 어렵지 않게 입고, 입히며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보드라운 살결에 입은 상처에 힘겨웠던 시간도
강인한 생명력 덕에 성장이란 이름으로 흔적만 남기는데,
이젠 상처에 무뎌지고, 두려움에 나만의 공간에 나를 가둬도,
수없이 베이는 상처들은 당최 아물 생각을 않는다.
가장 불안정한 시기를 담았다.
가장 나약하고, 잔인한 시기를 담았다.
그들의 흔들림을 흔들리는, 때론 초점이 나간 카메라로 담는다.
청춘은 나약하다고 이야기한다.
나약하기에 잔인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인간이 나약한 순간은 비단 그때뿐인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