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 Aug 05. 2022

길 만드는 자들

각별한 당신 - 김종철

#각별한당신 


34년 차 기자생활을 마감하고 지난달 한겨레를 정년 퇴임한 김종철 기자, 그가 매주 토요일 ‘김종철의 여기’에서 인터뷰한 이들 중 울림이 큰 스무 명의 이야기를 골라 엮은 책. 고(故) 변희수의 인터뷰로부터 시작하는 이 책에는, 유명세나 사회적 지위와는 전혀 관계없이 ‘오로지 그들의 길’을 걸어낸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 이 스무 명의 삶은 우리가 의례 예상하고 기대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삶이 제각각 다른 빛과 결이다. 그리고 이 다름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사는 세상 구석구석을 채우고, 바로잡으며, 또 다른 삶을 갈망하는 이들의 용기를 이끌어낸다. 다만 예상했듯 이들의 ‘다른’ 삶은 그리 평탄하거나 녹록지 않다. 문장만 읽고 쉬이 멋지다 하기에는 그 삶이 제법 고됐을 것 같아 속상했고, 한편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태에 휘둘리지 않고 그 ‘길 만드는 길’에서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해하는 모습. 그저 귀하디 귀하다 생각했다. 읽는 동안 자주 눈물이 났다. 책장을 덮고 나서는 책을 부여안고 한참을 벅벅 울기도 했다.


읽으며 오랜만에 힘이 났다. 정말 무너질 것 같아서 힘들다는 말도 쉬이 내뱉을 수 없는 요즘, 어려운 상황이지만 잘 살아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참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돌아보면 이 길은 오로지 내 길이었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걸음걸음이기를. 다른 용기 말고, 그런 삶에 대한 갈망을 잃지 않을 용기를 바라기를. 책을 오래 아껴 읽었다. 은인 같은 책을 만나서, 일면식도 없는 귀한 이들에게 또 큰 빚을 졌다.


 “생각 없이 세상을 따라가다 보면 자칫 ‘한때는 괜찮았던 사람’으로 전락하기 쉽거든요.” - 강수돌 (‘대안적 삶’ 실천 교수)


 “제일 중요한 건 나부터 달라지는 거예요. 모든 개혁은 나부터 시작해야 하거든요. 자꾸 남한테 전가하지 말고, 내가 먼저 달라지고 변하는 그런 운동.” - 김정남 (민주화 운동의 막후)


 “손해 보는 걸 알고 하는 거예요. 나한테 지금 당장의 손해이지만, 인생이라는 거는 그런 계산적인 것, 플러스 마이너스 득실의 합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저한테는 좀 있어요.” - 정재민 (소설 쓰는 공무원)


 “평화는 격전지에 있다고 생각해요. 아픔과 고통 속에서 평화를 찾아 내야지요. 저는 아름다움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평화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 홍순관 (삶의 노래꾼)


#김종철 #사이드웨이 #K가사랑한문장들

매거진의 이전글 기어이 다시 시작과 맞닿았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