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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 Dec 23. 2015

21- 건물 외장 공사

벽돌조적, 그 순탄치 않은 이야기

건물 외장 조적 공사비:

전체 2100만원(벽돌 650만원, 시공비 1100만원, 기타 부자재 200~350만원)


골조마감 이후 콘크리트가 예상보다 늦게 굳어갑니다. 아무래도 겨울철이니만큼 온도가 낮기 때문인가 봅니다. 골조의 마지막 형틀을 떼어내기까지 거의 일주일이 걸렸네요. 

모든 골조 형틀을 떼어내면 건물 외장인 벽돌조적이 시작됩니다.

그간 별 문제없이 진행되던 공사로 제가 게을러졌던 걸까요? 이번 공정엔 꽤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성급한 컨셉 결정과 벽돌 선택이 부른 사고


형틀이 떼어지면서 비로소 건물 외장인 벽돌을 쌓아가게 됩니다저희는 미리부터 벽돌에 대한 생각을 하지못하고 2층 골조가 진행중이던 시점부터 벽돌을 선택하려 했습니다.

주택을 생각했던 컨셉부터 모던한 벽돌집을 생각했는데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이건 처음부터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모던한 벽돌집,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변두리 지역이라 집 주변 대부분은 조적구조이며 뿜칠된 드라이비트나 스타코는 찾아보기 어려웠기에 벽돌을 선택했었지요. 하지만 수 많은 벽돌들을 살펴보며 알게된건 자연벽돌로 저런 컨셉사진 같은 조적을 만들 수 없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사진은 외부에 실리콘 페인트 덧칠로 만들어진 거고 실제로 우리 예산 안에 저런 벽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중 드물게 맘에드는 벽돌이 있었지만, 조적쌓는 작업반장께서 난색을 표하며 추가견적을 요구하여 이 또한 포기하게 됩니다. 힘들게 정한 선택이었는데 표준 사이즈보다 큰 벽돌은 조적이 어려워 조적에 따른 추가비용만 300만원에 육박하자 이 또한 포기하게 됩니다.

어렵게 선택했지만 포기했던 청고벽돌 (일반보다 조금 길게 제작)

결국 이마저도 타협하여 다시한번 벽돌을 선택했습니다. (건축주 마음은 점점 안좋아집니다.. ㅜㅜ)

표면은 적당히 거친느낌에 회색 메지와 함께 하나로 통일하여 조적하려고 하였습니다.

이 벽돌 사진을 바탕으로 견적을 알아보던 중 거래하려는 벽돌업체에서 자기들 벽돌이 맞다고 하더군요. 확실하다는 벽돌집 말에 저는 샘플 확인도 안하고 물건을 보내달라 해버린겁니다.


샘플 확인도 없이, 나태함이 부른 실패


벽돌 작업하시는분들은 도착한 벽돌로 묵묵히 작업하십니다.

벽돌이 도착하는대로 인부들은 조적을 시작하고, 하루의 작업이 끝났을때 저는 현장사진을 통해 큰 착오를 알게되었죠. 제가 원하지 않는(사실은 싫어하는) 엉뚱한 색상 벽돌이 배달되고 작업자들은 당연히 그대로 조적을 했고요.


제가 요청한 벽돌과 받은 벽돌의 재질과 색상이 상당히 다른데 이걸 어찌 같다고 생각한건지 벽돌업자 말만믿고 확인도 안한 나머지 결국 사고로 마무리 되었네요.


조적 첫째날 저녁, 현장이 계신 소장님과 벽돌업체 사장님, 그리고 조적팀 반장님과 통화하여 작업은 다시 한번 중단되었습니다.

쌓아버린부분도 문제지만 더 치명적인건 구매한 벽돌입니다. 24톤 트럭 가득 18파레트를 450만원 가량으로 샀는데 이 벽돌들의 반품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잘못 물건을 보낸것도 잘못이지만 확인 안한 잘못도 큰거라 서로의 입장이 난처합니다.

벽돌사장님과 상의 끝에 기존 벽돌과 같은 회사 벽돌로 반품하기로 했습니다. 회사는 한정되어 선택폭은 줄지만 손해폭은 최소화 되겠지요.


벽돌은 어찌어찌 수습하고 남은건 기존 조적을 철거하느냐의 문제입니다.

하루치 공사비와 벽돌을 포기하며 다 걷어내고 새로운 벽돌로 하느냐 아니면 기존벽돌 위에 어울리는 벽돌을 골라 두가지 색으로 쌓아가느냐 하는 문제가 남았습니다.

고민끝에 기존벽돌에 어울리는 새 벽돌을 두 가지 톤으로 조합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존벽돌 위 같은 톤의 흐린 벽돌을 올리기로 결정합니다.

완전히 마음에 들진 않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대의 타협점을 찾은셈이죠.

쌓아놓고 보니 적당히 어울리는것 같아 마음이 좀 편해집니다.

하얀색 메지를 넣어 조금더 밝은톤으로 마감하려고 합니다. 최종 외부 모습은 창호와 지붕공사가 종료되면 확인해주세요 ^^; 그때가 되면 옆집도 철거가 완료되어 전체적인 뷰가 나아질것 같네요.

디소 평범하지만 모나지 않게 마감된듯 합니다.

혹 이글을 보시는분이 외장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조적하는 벽돌이나 사이딩 계열말고 뿌리거나 칠해서 완성하는 뿜칠 외장도 고민해보세요. 보통 많이하시는  스타코플렉스만 해도 다양한 색상이 있고 공사비에도 조적과 차이가 없는듯 합니다.


주택의 느낌과 디자인은 외장에서 결정됩니다. 저희처럼 재질과 색상에 민감하다면 더더욱 깊게 미리부터 고민하셔야 후회가 없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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