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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태현 Jun 06. 2018

수면내시경

내가 어디를 갔다 온 것인가

깊은 잠 같기도 한데

강 건너 저기인가

그럭저럭 사는 게 짠해서

물새가 나를 저기에서 데려온 것인가

백련 한 송이 받아든 적 없는데

머릿속은 온통 하얗고

물이랑이 일어 멀미가 난다

얕은 잠결 같은 이것이

다시 찾은 나의 생이어서

주말엔 처조카 결혼식에 갈 수 있고

예정대로 바닷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료실 유리창에 새겨진

사랑하고 섬기라는 저 문구가

나를 위한 것이었구나

잠깐 홀로 다녀온 깜깜한 그 길 입구에

아픈 내 몸을 두고

당신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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