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를 갔다 온 것인가
깊은 잠 같기도 한데
강 건너 저기인가
그럭저럭 사는 게 짠해서
물새가 나를 저기에서 데려온 것인가
백련 한 송이 받아든 적 없는데
머릿속은 온통 하얗고
물이랑이 일어 멀미가 난다
얕은 잠결 같은 이것이
다시 찾은 나의 생이어서
주말엔 처조카 결혼식에 갈 수 있고
예정대로 바닷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료실 유리창에 새겨진
사랑하고 섬기라는 저 문구가
나를 위한 것이었구나
잠깐 홀로 다녀온 깜깜한 그 길 입구에
아픈 내 몸을 두고
당신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