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후 관리
이즘 케이블 TV에서 방영되는 연애관련 프로그램이 참 많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남자 연예인과 여자 일반인이 100일간의 계약연애를 하는 컨셉으로 방송 하는 것을 신랑과 함께보며, 외모평가 스타일평가 진심이냐 아니냐 등의 가벼운 대화를 주고 받다가 여러 커플 중 유난히 잘 어울리지 않은 커플을 보고 원인 분석을 해 나가는 날 보고 신랑은 살짝 장난 섞인 반 진심으로 직접 가서 연애 코칭, 화법코칭, 스타일 코칭을 좀 해주고 오라고 한다.
그제서야 흠칫해서 나라고 머 연애 잘하나 누굴 가르치겠어요. 라고 발뺌을 하다가 살짝 찔러 본다. 나 만났을 때 내가 연애를 잘했어요? 어물쩡 딴 얘기를 돌리는 남편을 보고 무언가 의문의 1패 된 기분으로 다시 TV를 들여다 보았다. 화면 속에서 남녀는 나이차가 많이 나서가 아니라 여자 쪽에서 두꺼운 벽을 치고 무언가 기계적인 화답과 챙김과 리액션을 하고 있다. 물론 굉장히 배려 넘치고 어느 면에선 센스도 있고 스마트하기 까지 하다.
그런데 그녀에게서 설레임이나 또는 상대에 잘보이려 하거나 어필하려는 모습보다는 무언가 방어적인 모습으로 계속 담담하다 못해 털털하기까지 하다. 자신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으로 방송에 나온게 아닌가 말이다.
시간이 흐르고 그녀는 자신의 과거 이슈를 털어 놓는다. 어린 나이에 결혼과 이혼을 했다고 하는데 남자 연예인은 이미 그 이야기 듣고 나왔다고 한다. 그제서야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고 가슴 속 쌓여있는 벽이 크게 있음이 보였다. 그녀는 상처받고 싶지 않았던 걸로 보였다. 그런 그녀를 보고 난 답답하다고 했고 연애를 하려면 저렇게 담담하게 속을 보이지 않는 건조한 응대로는 가슴에 뜨거움을 불러일으키기 어렵지 않을까?하는 나의 혼자말에
처음엔 그저 농담으로 받아치던 남편도 그녀의 방어적 응대가 조금은 방해요소가 될 거 같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어찌되었든 프로그램 상 100일간 계약연애는 이루어 질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영혼없는 벽을 가득 친 태도에서 진정성 있는 태도로 변화를 한다면 어쩌면 그녀는 진짜 연애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현장에서도 그러하다. 고객을 맞이하는 그 또는 그녀들은 친절함과 센스있는 배려로 무장되어 있고 고객들은 그들의 다정한 응대에 만족해서 상품 또는 서비스를 허락하고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 같은 뷰티 병원이나 비급여 대상 병원에서는 고객 접점에서의 관계관리와 경험관리는 고객의 결정에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현장에서는 친절은 기본이고 그냥 친절이 아니라 만족을 넘어 감동을 줄 정도의 서비스를 하라고 요구하고 교육하고 또 교육하지 않는가?
그런데 강남일대 강남역에서 시작되는 뷰티병원의 띠가 신사동 압구정까지 쭈욱 펼쳐보면 1500개가 넘는 수 많은 병원 중 과연 친절하지 않은 병원이 있을 수 있을까? 병원 마다의 색깔이 다르고 스타일이 다를 뿐이지 이제 친절 한지 안한지를 논할 단계는 이미 넘어선 것이 현장 CS의 현주소다. 하지만 정말 진심을 담아서 벽 따윈 존재하지 않고 영혼을 담뿍 담은 그런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은 몇군데나 될까? 생각해 본다.
병원에서 나의 일과 중에 이즘 가장 많이 차지 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불만고객을 비롯해 병원 내 서비스에 대한 문의 전화와 비급여 수술 관련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과 조언들 또는 수술 후 서비스 관련 불편사항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은 편이다. 하루에 3~4통화만 해도 한나절 어떨 때는 한 고객이 1~2시간 전화기를 붙들고 꼭 필요하다며 꼼꼼하게 질문하고 또 자세히 설명받기도 하지만, 우리 병원에서 처음 방문 이후 부터 수술 이후까지 진행 된 서비스에서 불만사항들을 정말 놀라울 정도의 기억력과 또 섬세함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답변을 요구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부담이 될 정도로 집요하고 반복적인 컴플레인을 하기도 하는데 나는 이 일을 정말 사명을 가득 담아 최선을 다해서 상담해드리고 사과 드리고 설명드리며 마음을 다독여 드리고 있다.
강남 거리를 가득 메운 1500개가 넘는 병원의 수자도 두렵지만, 인구절벽이 가까워 지는 우리 나라의 경제인구의 감소가 앞으로 뷰티 병원 시장의 규모를 걱정하게 하고 웬만한 분들은 필요한 성형수술은 다 했을거라는 업계에서 웃지 못할 농담들을 되새기며 이제 신규고객 창출 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기존 고객의 경험관리와 지속서비스관리로 매출을 확장할 수 밖에 없는 현재를 알기 때문이다.
실재 현장에서 접점관리 교육이나 기획 관리를 해 보면 한 순간 한순간 고객에게 대하여야 하는 진심의 무게와 크기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각 직원들의 성향에 따라 그 응대가 정말 진심이기도 하고 영혼이 없기도 하고 또 다 같은 진심에도 응대 태도나 방법에 따라 고객의 오해가 있기도 하고 감동을 주기도 하는 걸 많이 본다. 결국 현장에서 마음이 열린 고객은 작은 불편 따위에는 넓은 마음을 자진해서 선사하기도 하고 주변인들을 함께 동참하게도 하는 걸 볼 수 있다. 나와 불만 통화를 하고 마무리 지점에서 누구랄 거도 없이 하시는 말씀이 있다.
"그래도 다 이야기를 하고 또 잘 들어 주시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니 마음이 다 풀렸다. 실은 내가 수술하고 나서 결과가 좋으면 주변에서 수술 할 지인들이 많은데 선생님하고 통화 하기 전에는 수술하기 전과 후가 너무 다른 거 같아 서운하기도 하고 배신 당한 생각도 들고 그래서 다른 사람 절대 소개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이 병원에 선생님 같은 좋은 분이 있다는 걸 알고나니 다시한번 신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실재 소개 할 사람이 있고 없고의 문제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런 말 특히 고객들이 불만 전화 이후에 마무리 하면서 하는 그 얘기는 실재이다. 그러고도 소개를 해 주실지 아닐지는 실상 담당 실장이 있어서 개별 체크를 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지만, 통화 당시만에는 진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불만 전화 응대에서 내가 하는 거라곤 코칭스킬을 활용한 경청과 알아차림 그리고 공감이 다이고 그 뒤로는 그냥 잘 들어주고 고객의 마음을 끄덕여 주는 것 이상은 없다. 고객은 현장에서 나를 본적도 또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전혀 알지 못한다. 물론 이미 소개 된 직급이나 책임자라는 선수이미지의 효과가 조금은 작용되기도 하겠지만, 단순히 직급에서 오는 신뢰를 넘어 통화를 마무리 할 때 보내는 짧은 시간 동안 이해하기 어려운 크기의 신뢰는 가끔 나를 당황하게도 할 정도로 깊고 따듯하다. 그럴 때 문득 떠오르는 건 연애 할 때 상대에 집중하고 몰입했을 때 보내 주던 상대방의 애정의 표현이다.
내가 생각하는 연애는 밀당보다 튕김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자신을 보여주고 덜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반응과 들어 줌과 그 자리에 오롯이 함께 있어 주는 것이었고 현장에서 고객을 만날 때도 사실 그 마음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고객을 사랑하느냐고? 음...아마 그런 거 같다. 고객의 가치는 우리의 현장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병원 생명의 유일무이한 절대자라 생각한다. 나와 연결된 끈이 끊어지면 다시는 볼 수 없고 이별을 고한 연인에게 매달리거나 질척거리는 거 자체가 범죄가 될 수 있는 거 처럼 떠나간 고객을 다시 오게 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 무엇또는 가능하더라도 너무도 힘들고 거의 제로에 까깝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장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직원들이 자신의 과거 상처 때문에 보이는 적당히 포장된 건조한? 또는 담담한 표현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사랑에 빠지게 하기 어려운 거 처럼. 유일무이 절대자인 고객이 우리를 사랑하게 하기 위해서는 진심을 담아 센스있고 배려있게 또 상대에게 충분히 전달 될 수 있게 연애 같은 경험을 선사해야 하지 않을까?
신랑에게 결혼 전 내가 연애 잘하긴 했냐 물었더니 그냥 빙그레 웃는 모습을 보고 어쩜 나도 그 땐 배워야 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연애를 했고 결혼을 했고 아직은 배려받고 사랑받고 있으니 머 그리 나쁘진 않았다고 혼자 생각하면서 과연 현장에서도 난 연애처럼 고객을 만나고 있는지 다시한번 돌아본다.
연애의 기술은 사람마다 다 다르지만 공통으로 가져야 하는 것. 그것이 나의 연애의 비법이었는데, 그 연애의 기술 아니 비법 레시피의 제일 처음은 "진정성"이다.
고객이 우리 병원에서 진심으로 만족 경험을 통해 지속 신뢰하게 하는
비법 레시피의 키워드는 진.정.성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