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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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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한아름 Mar 27. 2023

육아가 가장 힘든 순간

육아는 함께 해야해

남편과 내가 요즘 느끼는 것은, 육아가 확실히 좀 편해졌다는 것이다.


우리 집은 아들이 둘이다. 6살 첫째와 23개월 차이 나는 둘째. 둘째는 12월생이라 4살 같은 5살이다.

요즘 이 둘째의 아양이 너무 귀여운데, 이 아기가 아기 티를 벗고 ’어린이‘가 될 날이 얼마 안 남아 아쉬운 마음도 들어서 ’하나 더 낳을까?‘도 잠깐 생각할 정도.


둘이 싸우고, 다치고, 유난히 진상 부리는 날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육아가 편해진건 사실이다.


내 기억 속에서 육아가 가장 어려웠던 때는

둘째가 태어나고 100일동안 이었다.


첫째는 아마 엄마를 빼앗긴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 희한하게 생긴 생명체는 무엇이기에 나의 엄마가 이 생명체를 하루종일 붙들고 있어야 하는가.‘

고작 23개월인 아기였는데, 말 좀 알아듣고 대답하고 다 한다고... 내 눈엔 다 큰 아이처럼 보였었다.

일단 수유하는 시간도 첫째가 기다려주기 힘들어했다. 잠을 재울 때도, 따로 재울 수도 없고 같이 재울 수도 없어서 막막했고..

남편은 매일 늦게 퇴근하는데, 중간에 누가 도와줄 사람 하나 없었다.

둘째를 신생아용 아기띠에 계속 내 몸에 매달아놓고 생활을 했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친정으로 그 조그만 애들을 데리고 가서 2주정도 있었다.


다행히도 둘째 백일 즈음에 육아 돌봄 선생님이 와주셔서 도와주셨는데,

정말정말 큰 힘이 되었다.

둘째가 10개월 될 때까지.. 진짜 선생님 안계셨으면 나는 절망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육아는 함께 해야만 한다.


육아는 동지가 필요하다.

아이가 한명이든 두명이든 함께 돌볼 수 있는 동지가 필요하다.

그가 남편이 되어주면 좋을 것이고, 가까이 사는 가족이나 부모님이 계시다면 정말 좋을테다.

정말 믿을만한 돌봄 선생님을 고용하는 것도 좋지만, 믿을만한 ‘남’을 찾기가 쉽지 않다.

좋은 이웃과 함께 공동육아를 하는 시간도 좋을 것 같다.


남편이 장거리 출장을 가있고, 내가 혼자 아이들을 육아할 때.

아이들이 평일에는 어린이집에 다녀오는데도, 저녁에 유독 진상을 부리거나 꼬장을 부릴 때가 있다.

혹은 내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을 때가 있는데, 어른이 아무도 없다보니.. 나도 조심성 없게 행동할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막 대한다거나, 짜증을 거르지 않고 내뱉는다거나 ... 뭔가 안전 장치가 없는 느낌이랄까.

누군가가 보고 있으면 좀 조심하게 되는게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 아무 것도 안 하고 거실에 드러누워 있더라도 좋다.

아이들이 엄마만 찾는것보다, 다른 누군가도 찾아주는게 좋다.

“엄마”만 연달아 한 20번 듣고, 앉았다 일어났다 왔다갔다 반복하다보면.. 과부하가 와서

“제발 엄마 좀 그만 불러!!” 하게 된다.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주기를 바라게 된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옆에 있으면 (그게 아빠라면) “아빠한테 얘기해봐” 할 수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더라.




혹시 주변에 육아를 혼자 하는 사람이 생각난다면

조금이라도 도와주실 수 있기를.. 바래요.

위로의 말 한마디라도, 잠깐 집에 놀러가서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는 것도 좋습니다.


독박 육아의 어려움은 이런 거 같아요.

‘혼자’라는 외로움과 막막함. 커다란 부담감이요.


대가족 시대, 마을 공동체 시대에는

한 아이 한 아이에게 정성을 쏟기는 어려웠지만

엄마 한 사람의 육아 부담은 좀 덜 했습니다. 물론 다른 노동이나 시집살이 같은 게 있긴 했겠지만요.

엄마가 없으면 형도 있고 누나도 있고 삼촌도 있고 이모 고모 숙모 큰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

집에 넘치는게 사람이잖아요?

동네에도 넘치는게 친구들이고 이웃 사람들도 다 믿을만한 사람들이니 어디를 풀어놔도 때 되면 집에 오는데 말이죠.

지금은 모든 육아가 ‘어린이집‘과 ’엄마(주 양육자)‘에게만 쏠려있어요.

엄마가 전적으로 붙어서 책임져야하다보니..

부담도 크고 외로움도 큽니다.


저는 남편이 조금만 따뜻하게 위로해줘도 엄청 힘이 되더라고요.

육아에 있어서만큼은 함께 하려는 자세를 보여줄 때, 정말 사랑받는 기분을 느껴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겠지만

아이들은 자라고

언젠가는 엄마아빠의 곁을 떠난다는걸 기억하며

후회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봅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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