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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 다른 느낌? 그래, 그런게 있다~^^v

그래서 난 덕분에 웃고 있다.

2015. 11. 26 08: 40 동서울행 버스안...

새벽에 일어나서 바라본 이 세상은 어제와는 다르게 흰눈으로 덮여있고, 날숨 사이로 하얗게 새어나오는 입김을 보면서 지난번과는 다른 느낌으로 미소 짓는 나를 본다. 그리고 지금은 병원에 가고있다.

이렇게 "같은 길?"을 가면서도 다른 기분으로 웃게 되은건 다 이유가 있다. 그건 지금 내 가방 속에는 쬐끔은? 어설펐고 또 대단할 것도 하나 없는 산타프로젝트에 말도 안되게 열심히 동참해준 녀석들의 마음이 한가득 담겨있기 때문인거다.

Santa project!

벌써 3년이나 되었다. 3년전 눈이 내리던 그날에 나는 내일을 말할수도 없을 정도로 몹시 아팠고 또 아무것도 하지 못할만큼 몸은 망가졌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힘은 들었지만, 조금씩 몸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 병원에서 간절하게 생각했고 또 속으로만 약속했던 이런 소소한 일들을 할수 있었던 기억 덕분에 서서히 웃을수 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내 모습을 1년간 보아왔던 녀석들이 내게 보여준 말과 행동에 힘입어서 이렇게 혼자 일때 보다 훨씬 더 큰마음을 전할수 있게 되어서 참 좋다~^^ㅋ

"쌤! 이번에도 병원에 가실때 저번처럼 선물을 만드실거예요? 그럼 저희들도 함께 만들어서 이번에는 같이 가서 아이들하고 조금 놀다가 선물하고 돌아오면 안될까요? 그러면 더 좋을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고 녀석들은 수업시간이 아닌데도 작업장을 찾아서 날리는 톱밥에 재체기를 하면서도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오늘은 학교 일정이 있어서 같이 할수 없어서 몹시 아쉬워는 했지만, 그래도 내게 이런저런 주문을 하면서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웃어주었다.

"그러니까요! 쌤이 병원을 둘러보시다가 아이가 혼자 놀고 있으면, 가서 "안녕?" 하고 인사를 하면서 이걸 보여주고 "이거 누나랑 형들이 너 줄려고 만든건데 막 달리수도 있다~"하면서 "자~ 선물!" 하고 아이가 웃으면 말없이 사라지는거죠! 푸하하~ㅋ"

그런말에 " 얌먀! 괜히 그러다가 고녀석이 내 인상보고 울기라도 하면 어떡하냐~ㅋ"라고 말하면서 웃었지만, 그래도 가는 길 위에서 나는 지금 '한번 해볼까?' 를 생각하면서 혼자 흐뭇함에 미소 짓고 있다.

그래... 사실은 2주전에 아버지가 멀리 떠나고 아직도  맘이 조금 아리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살면서 내게 보여준 " 이눔아! 돈보다는 사람이 훠~얼씬 더 중한거여!" 라는 말을 쫓아 그냥 해버렸다.


분명 별거 없고, 어설픈 짓이란걸 알지만! 그래도 내가 이러는건 나역시도 아버지처럼 아들놈에게 그 마음이 더 큰 의미였던 것이라고 보여주고 싶어서~ㅋ


"그려! 암튼 나한테는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그 마음이 훠~얼씬 크고 중요하다!"란 마음을 기억하면서 나는 지금 이런 내 모습에 웃으련다~^^v

세번째 약속 : santa project!  -2014년 12월-

곧 눈이 내리려나 봅니다. 이 녀석들은 하얀 겨울날에 밖에서 뛰놀지 못하고 병원에 있어야 하는 어린이들의 친구가 될 녀석들 입니다. 많은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려요~^^v

- 한강이 얼어 붙었던 2년전 겨울! 남은 시간이 6개월 뿐이란 말을 들었어야 했지만, 어린 두 아들이 있었기에 그 6개월이란 시간동안이라도 같이 놀고싶은 마음에 휠체어를 붙잡고 멈춰버린 다리를 끌면서 복도를 걸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도 "여보! 앞으로는 이런 날이 절대로 없을테니까 오늘 딱 하루만 울자!" 라고 말을 해도 흐르지 않았던 눈물이 머리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를 타고있던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터져 버렸다.

황급히 아이와 멀어져서 한강이 보이는 창틀을 부여잡고 얼어붙은 강물을 보면서 흘러내린 그 눈물이 아직도 선명하다. 종양이란 영문이 쓰여 있고 "녀석은 지금 눈싸움이나 하면서 신나게 뛰어놀아야할 나이인데... 어떡하냐?" 라며 한참을...

그 기억으로 나는 어김없이 석달이면 한번씩 평생을 찾아가야할 그 길에서 어린 친구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런 짓을 시작했다.

분명 내가 작가나 장인은 아니기에 그 어설픔은 크겠지만, 그래도 건강해질 그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웃으면서 만들수가 있었다. 그리고 만약에 그친구가 건강해져서 이 녀석을 들고 찾아온다면,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사줘야겠다!'는 마음으로...

p.s 사실 학기 초부터 이런 생각에 동감했던 녀석들과 컨츄리인형을 만들었지만, 수업이 아니었기에 포기할줄로만 알았는데 다행이도 도예 작업장의 전시회에 동참하면서 이 녀석들은 서울 나들이 후에 아산병원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될거다. 더 큰걸 할 수 있다면이야 좋겠지만, 아직은 내게 여력이 없으니 우선은 이만큼에서 시작한다. 약속은 지킬거라고 말을 했으니, 앞으로 병원을 가게되는 날이면 아마도 내 손에는  이 녀석들과 과자 한봉지가 들려 있을거다.

시작을 했으니, 아마도 나는 그럴수 있을거다!



아쉽다!


봉사활동을 하시는 치료사선생님께 준비한 물건을 전해드리고, 나머지는 녀석들이 말한대로 어슬렁거리다가 쉼터에서 혼자 아장아장 걷고있는 세살배기 꼬마에게 선물하면서 쑥스러운 기분이 체 가시기도 전에 열개 남짓한 장난감은 모두 동이 나버렸고, 그 뒤로 더 많은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미안한 마음에 나는 지금 사람이 없는 이곳으로 왔다.


3년 전에도 이곳은 사람이 없었다. 그저 두려움에 내 생각만이 이 빈 공간을 채웠던 그날에는 아무 말도 없이 어금니를 깨물고 다리를 질질 끌면서 앞만 바라보고 혼자 걸었던...


하지만 시간은 흘렀고, 다행이도 호전된 모습으로 다시 그 곳에 앉아서 이렇게 이 글을 쓰고 있자니까... 그 시간이 그저 단막극의 한 장면인것 처럼 가볍다. 그땐 마무리 하지 못하고 중간에 막이 내려지는 것처럼 무거웠는데...


'차~암! 옛날 이야기인 것만 같네! 그땐 정말~ㅋ'

'그래, 힌강이 얼어 붙어 있었던 그 시린 겨울에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이곳에서 혼자 몹쓸 생각을 참 많이도 했었는데~ㅋ 그래도? 그래, 그래서 덕분에 나는 지금이 고마운거야!'


분명 아직도 다리를 조금은 끌고 온몸이 쑤시고 아프지만!!! 그래도?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 것을 어설퍼도 하고 있는 내가 있어서 좋다! 그래, 좋다~^^v


"말과 행동이 닿아 있는 삶!" 나는 그걸 꿈꾸며 산다.


그래, 이 아쉬움은 천천히 천천히 두고두고 음미하면서 채워 갈거다~ 화이팅^^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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