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
따뜻하고 햇살 좋던 3월 결혼준비의 첫 시작인 상견례를 마쳤다. 처음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인사드리는 자리라 그 어느때보다 떨리고 조심스러웠다.
엄마는 상견례 한 달 전부터 어떤 옷을 입는게 좋겠냐며 수시로 카톡했고, 결국은 원피스를 샀다.
동해에 계신 부모님과 남동생은 상견례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올라오셨다. 서울에 올라올 땐 늘 편한 복장으로 왔었는데 아빠와 동생 모두 양복을 차려 입고, 엄마는 머리까지 손질하고 왔을 때 기분이 묘했다. 그때서야 실감이 났다. 아 결혼이구나
상견례 장소에 도착하고 아버님 어머님은 모두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동해에서 먼 곳까지 오시느라 수고 하셨다며..
아버님께서 아빠 손을 꼭 잡으시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상견례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오랜시간 동안 서로 지내고 이렇게 결혼까지 하게 돼서 너무 좋다는 양가 부모님들의 훈훈한 대화가 오고 갔다. 와인도 한 잔씩 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그러던 중 아빠가 전날 잠을 설쳤다며, 아무래도 딸이 결혼할 때 울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말했다. 그리고 엄마는 말했다.
전 제 딸이 대학때문에 홀로 서울가는 버스를 태워 보낼때 방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몰랐었다. 사실 나도 대학에 합격하고 서울 가는 버스에서 참 많이 울었다.
인서울의 기쁨보다 엄마아빠와 떨어져 있는 슬픔이 훨씬 힘들었다. 그런데 엄마도 함께 울었었다니 몰랐었다. 정말 몰랐다.
밥을 먹는데 갑자기 몹쓸 이 감정이 목에 턱 막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멍하니 내 앞에 놓여있는 음식만 바라봤다.
이런 내 마음을 알고 계셨는지 아버님께서 한마디 건네셨다.
아버님, 저도 첫째 딸을 결혼시키고 나니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제 딸을 보내는 게 아니라 좋은 아들을 하나 얻는거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시고 저희끼리 같이 여행도 가고 그럽시다,
아버님의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상견례는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얼마나 조잘조잘 수다를 떨었는지 모른다. 침묵이 생기면 누구든 눈물이 날 것만 같아서 쉴 새 없이 떠들었다.
다음날 동생과 엄마 아빠는 동해로 내려갔고, 난 뭔지 모를 공허함에 괜히 우울했다. 남자친구는 기분 나쁜일이 있었냐며 보챘지만 결혼하기 전 이 감정은 여자가 아니면 아마 죽었다 깨나도 모를 꺼다.
이별 아닌 이별하는 이 감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