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촬영과 리허설
결혼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귀찮아서 디데이는 세고 있지 않은데 두 달뒤 결혼이라고 생각하니 믿기지 않는다.
사실 결혼준비라는 게 생각보다 크고 무거운 일은 아니다. 결혼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책임감, 어른되기 등 진지하기만 한데 실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나는 그냥 20살때와똑같다. 더 어른스러워 졌다거나 차분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 푼수떼기가 되었다.
결혼을 준비하며 가장 집중했던 건 '사진' 이였다. 결국 남는 건 사진 뿐이라고 생각해서 본식 스냅도 직접 미팅 하고 신혼여행 스냅도 미리 모두 예약했다.
#1. 세미촬영
센스 넘치는 사진작가 친구를 둔 덕에 세미촬영도 할 수 있었다. 동해에 있는 제일 친한 친구들도 함께 올라와서 촬영을 도와줬다. 친구들과 함께 촬영을 해서 그런지 4시간의 긴 촬영에도 단 1도 피곤하지 않았다. 같이 찍은 남자친구는 아주 조금 힘들어했으나, 그래도 잘 견뎌주고 잘 찍어주었다.
세미 촬영 전, 가볍게 입을 드레스를 홍대에서 빌렸고 메이크업도 받고 사진촬영을 시작했다.
요즘은 데이트 스냅을 많이 찍게 되는데, 그런 종류의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사전에 내가 찍을 컷을 미리 캡쳐해놓고 가는 걸 추천한다.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는다고 무턱대고 준비 없이 가면 친구의 말처럼 어정쩡한 졸업사진처럼 나올 수 있다.
처음 찍은 웨딩사진이라 그런지 가장 기억에 남고, 내 결혼 준비중 가장 행복한 시간 이였다.
특히, 친구들과 찍은 컷들은 내 생애 가장 의미 있는 사진 이였다. 사실 내 친구들은 20년이상 봐 온 가족 같은 친구들이라, 다른 친구들처럼 파티나 특별한 행사에 익숙하지 않다.
우리가 가족들과 특별한 이벤트를 자주 하지 않고도“가족”이라는 혈연에 묶여 있듯, 나의 친구들도 비슷하다. 이렇게 친구들과의 세미촬영으로 6월을 마무리 했다.
#2. 스튜디오 촬영
내가 스튜디오를선택하는 기준은 하나였다오랜 시간 지나서 봐도 촌스럽지 않을 것.
유행이 자주 바뀌다 보니 많은 스튜디오가 생겼다 없어지기도 하고, 매년 다른 형태로 샘플을 업그레이드 한다. 그래서 매년 샘플이 비슷한 스튜디오가 그나마 유행을 타지 않는 다고 생각했고, 그 기준에 맞춰 스튜디오를 골랐다.
주변에서 스튜디오 사진은 결혼식 끝나면 안보게되더라. 라고 말했지만 정말 그럴까 라고 생각했다.
스튜디오사진을 찍고 결과물을 받았을 때, 아 그렇겠다. 라고 생각했다.
세미 촬영과 다르게 스튜디오는 정해진 컷들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포즈나, 얼굴표정이 어색할 수 밖에 없다.
5시간을 촬영했고 약 600장의 사진을 찍었고 그 중에 60장을 선택했다. 물론 앨범에는 24장을 추렸다. 아무래도 원본 600장 중 60장이 맘에 들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아..진짜 어색하다” 라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결혼준비가 아니면 이런 스튜디오 촬영은 못할 것 같아서, 찍은 걸로 만족 한다. 그래도 나에게 리마인드 웨딩이란 없다.
내 생애 언제 이렇게 공주 놀이를 할 수 있을까. 어렸을 적 인형에 입혔던 웨딩드레스를 내가 직접 입어보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허리를 한껏 조이며 움찔 놀라기도 하고.
결혼준비를하며 싸우기도 하고 힘든 점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평생 느끼지 못할 이 순간들을 기록하고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