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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나의일기 Oct 20. 2018

미니멀라이프_음식편

소박한 한 끼

탕수육, 소고기, 곱창,삼겹살, 라면, 흰쌀밥, 진미채, 아메리카노 등.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일주일 내내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렇게나 좋아하는 음식이 많고, 쉽게 먹을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래서 가끔은, 배가 터질때까지 억지로 먹기도 하고 음식을 남길 때도 있다.

어렸을 적에는 절대로 음식을 남기면 안된다고 배웠다. 억지로 꾸역꾸역 다 먹었다. 반대로 어른이 되어서는 음식을 남기는 일이 더 많아졌다. 특히 부폐에서는 죄책감 없이 음식을 남기곤 한다. 결혼하고 나서는 음식을 할 때 마다 양 조절을 못해서 먹는 양 보다 버리는 양이 많을때도 있었다. 설거지를 할 때 음식물이 넘쳐버릴 때도 많았다. 나도 모르게 음식을 할 때마다 푸짐해보이고, 예뻐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찌개 하나로도 충분한데, 밑반찬 여러개를 하기도 하고, 볶음요리를 하기도 했다. 예쁜 그릇에 담긴 푸짐한 음식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에 먹는 것 보다 사진찍는 거에 더 집중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버려지는 음식을 보며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죄책감이 들었다. 내 음식에는 꾸밈이 너무 많았다. 소박한 한 상이면 충분했다.


밑반찬은 먹을 만큼만 담았다. 볶음요리 하나면 충분했다. 설거지가 간편해졌고, 음식물 쓰레기는 거의 생기지 않았다. 과식하는 습관도 사라졌다.

장보는 습관도 변했다. 집앞 마트에서 매일 장을 봤다. 매일 필요한 음식의 재료만큼만 샀다. 예전처럼 냉동실에 재료를 얼리지 않았다. 양파도 한개씩, 고기도 먹을만큼만, 감자와 고구마도 한 두개씩만 샀다. 꽉 찼던 냉장고가 조금씩 텅텅 비워져갔다. 쿰쿰한 음식 냄새도 사라졌고, 냉장고가 깨끗해졌다. 냉장고 안 곰팡이 낀 재료를 볼 일이 없다.


무엇보다 속이 편했다. 늘 달고 살았던 위염도 조금씩 나아졌다.


이렇게 조금씩 덜어내는 생활이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과감히 덜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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