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재선 Feb 05. 2018

너를 만나러 이곳으로 왔어,
쾨벤하운

København





너를 만나러 이곳으로 왔어, 쾨벤하운 Copenhagen/København


나에게 덴마크란, 이번 여행에 목적지 ‘페로 제도(Føroyar)’로 가기 위한 하나의 관문 정도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쾨벤하운(København)에 대해서도 별 기대 없이 갔는데 내 예상과는 달리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입국하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 끊임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København 까지 가는 여정은 비행기를 타고 먼 바다와 사막을 건너야 했으며, 모스크바에서 환승도 해야 하는 어쩌면 ‘외로움’과 친구가 되어야 하는 여행이었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이 무던히도 계속되던 중에 만난 덴마크인과 각국의 수많은 여행자는 눈빛이 마주칠 때마다 따뜻한 미소로 나를 반겨 주었다. 그들도 모두 초행 자일 법한 곳에서 내가 전철 표를 끊거나 계단에서 캐리어를 들고 내려올 때면 먼저 다가와 내게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그리고 나는 그 고마운 분들께 한국에서 챙겨 온 작은 비타민과 과자를 선물하곤 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첫 느낌이 그 여행과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많이 좌우한다고 들었는데 이렇듯 내 기억의 덴마크는 따뜻함, 여유로움과 깔끔함이 인상에 남는다.


그렇게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보려 한다. 내가 København 시내에 도착했을 때는 워낙 늦은 시간이라 밤길이 살짝 무섭기도 했고, 어느 방향인지 길을 몰라서 두리번거리며 숙소를 찾고 있을 때 슬로바키아에서 온 여성 한 분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도와드릴까요?" 하며 다가왔고, 운이 좋게도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방금 나오는 길이라며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했다. 숙소까지 걸어가면서 서로의 여행 이야기와 일 얘기를 나눴는데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린 금방 친구가 되었다. 그녀는 나를 안아봐도 되겠냐고 물어보더니 세 번을 꼭 안아주고 홀연히 떠났다. 이번 여행을 통해 멋진 사진 찍으라며, 그리고 나의 행보를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여행 초반부터 이렇게 따뜻한 사람을 만나서인지 여행 내내 좋은 사람만 만났던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1인 기업가 모임에서 알게 된 안상욱 대표와 이눅희 사진작가의 여행 정보와 추천을 받아서 København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Nyhavn, Rosenborg Slot, Kongens Have, Christiana, Tivoli Gardens, København Rådhuset 등 걸어서도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의 중심에 내가 서 있었다.












그리고 KOPAN이라는 푸드트럭에서 만난 유일한 한국인, 진주 씨를 만나 한국식 호떡과 덴마크 사이다(FAXEKONDI)를 먹어보기도 했으며 그녀의 밝은 웃음 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국 사람들에 대해 그리움과 집밥의 소중함도 몽글몽글 커져만 갔다. 









이번 덴마크 여행을 돌아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자전거 부대인데, 서로의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내 카메라를 향해 손을 들어 "안녕~"하고 여유롭게 인사를 건네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리고 호밀빵에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청어나 연어 등 각종 음식을 얹어서 먹는 'smørrebrød'라는 덴마크식 샌드위치와 운하 옆에서 먹었던 아이스크림 모든 것이 그리운 København이다.










비가 내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맑게 갠 푸른 하늘과 유럽 느낌의 아기자기한 건물과 현대적인 느낌의 왕립도서관까지…. København은 무언가 옛것과 새것, 대비적인 많은 것이 공존하는 땅인 듯하다. 여우비 같은 소나기도 내려서 나는 종종 촉촉한 거리와 만나야 했지만, 그래서 더 깊이 있고 진득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음이라….


북유럽이란 존재는 나에게 있어 워낙 물가도 비싸고 다가가기 어려운, 그저 모든 여행의 종착지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København 의 이 모든 풍경은 차가운 그 날의 상온과는 달리 모든 것이 따뜻했다. 언제나 내게 말을 걸어오던 파란 하늘의 구름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