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나나 Jun 06. 2016

#26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지요?

반려동물 보호자가 꼭 가져야할 병원예절

살면서 아프지 않고 무병장수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우리몸은 30대만 넘어도 이미 노화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한다. 이는 동물도 피해갈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다. 동물의 시간은 사람보다 평균 7-8배정도 빨리 간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우리 첫째 냥이가 8살이니 사람나이로 치면 이젠 오빠라고 불러야할 판이라 말그대로 개난감해지는 순간이다.


늙는것도 서러운데 반려동물이 아프면 가게 되는 곳이 바로 동물병원이다. 아픈건 동물이지만 진료실에서의 소통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지라 의료진과 보호자 사이에 간혹 소소한 다툼이 생길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아픈 자식앞에선 한없이 예민한게 부모의 마음이지만, 오롯이 그 마음을 받아내야만 하는 직원의 입장은 그 누가 알아줄까? 가재는 게편이라고 동물간호사였던 나 또한 병원편을 더 많이 이해할수밖에 없고 이글 또한 아주 편협(?)한 시선에서 쓸수밖에 없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어차피 다녀할 곳이라면 보호자들이 아주 기본적인 매너만 지켜줘도 서로 손해날것이 없다. 그 덕은 오롯이 본인의 반려동물에게 혜택이 돌아갈것이기 때문이다.


저도 이름이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좋은 첫인상 남기기 비법중에 항상 등장하는 것!

바로 정확한 호칭과 직함을 불러주는것이다. 보호자들 대부분이 몇년을 얼굴본 사이에 원장님 이름은 커녕 본인 주치의 이름도 모르는게 허다하다.

"저기요~" 또는 "(그냥) 선생님~~~" 보다" 저 해피 보호자인데요 홍길동 외과과장님 진료보러 왔어요! "

이 얼마나 서로 듣기 좋은가말이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준다는것, 정말 별거 아닌것처럼 보여도 사람들은 은근 그 행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감사해하는 본능이 있다. 덧붙여 간호사의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는 센스를 더해준다면 금상첨화~ 대부분의 간호와 처치 , 식사,산책, 놀이, 배변 등의 뒤치닥꺼리는 간호사들의 몫이기에 보호자가 매너있으면 그 동물에게 당연히 더 많은 신경을 쓰고싶어진다.


진료비는 콩나물값이 아니다


동물병원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중에 하나는 단연코 "깍아주세요!" 이다.

동물병원비가 비싼건 사실이지만 이건 법적인 문제부터 썰을 풀어야하니 여기서 얘기하긴 뭣한 주제이고, 법 만드는 높으신 양반들이 해결할 일이니 일단 이건 넘어가자. 어쨌든 난 이 말을 사람병원에선 들어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럴 생각도 없다. 왜.냐.하.면. 남들도 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동물병원에선 이말이 남용되고 있는지 아리송할뿐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것은 깍아달라는 사람의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당당한 태도를 지적하는 것이다.  마치 '니들 많이 남겨먹잖아..' 라는 태도로 말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태반이 돌아갈때보면 기가막히게도 외제차를 끌고 간다. 수의사도 사람인지라 형편 어려운 보호자의 진료비를 받는게 어디 마음 편하랴...어느분야에든 비양심 직업인은 늘상 있게 마련이니, 돈벌이에 눈먼 일부 수의사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보호자의 형편에 따라 먼저 할인을 제시하기도 하고 먼저 얘기했듯이 예의바른 보호자는 먼저 깍아주고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마련이다.

남의 똥은 더럽기 마련~

동물병원 직원 대부분이 동물을 반려하고 직장에 나와서도 동물과 함께하다보니 하루종일 똥, 오줌 치우는게 일과인 날이 많다. 나도 우리 냥이들 똥은 황금색이네~냄새가 고소하네~유난을 떨면서 전혀 더러운줄 모르지만, 사실 남의 강아지 똥치우는게 바로바로 적응되는일은 아니다. 병원로비에서 대기중 본인의 동물이 실례를 하면 딱 두가지 상황이 벌어지는데, 바로 직원을 부르거나 아주 보기 드물지만 본인이 치우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전자에 해당하며 전혀 미안해하지도 고마워하지도않고 응당 '그건 니 일이야' 하는 표정이다. 아이가 짖고 진료실 이리저리 뛰어댕겨도 전혀 통제없이 자기 폰만 보는 경우도 직원을 돌게 만드는 유형이다. 지금 근무하는 병원은 서양 외국인이 많이 오는데 한국손님들과는 정반대의 행동을 보여주곤한다. 아이가 소변을 봤을땐 오마이갓을 외치며 너무너무 sorry sorry를 연발한다. 본인이 치우는것 또한 당연하다. 또한 이들의 강아지들은 대부분 짖지않고 교육이 잘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남의 집에와서 어질렀으면 응당 뒤처리를 하는것이 누가봐도 당연할진대, 왜 동물병원에서는 그게 통하지 않는지 답답하다. 본인들이 내는 돈은 진료비이지 분뇨처리비가 아니란 것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이걸 진짜 말그대로 '똥매너'라고 하는거다!


나는 동물병원에 근무하지만 내 아이가 아플땐 다른 병원을 이용한다. 직장이 멀기도 하지만 괜히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이기도 한데 눈물을 머금고 직원할인혜택을 못받는 남의 병원에 갈땐 나또한 보호자로 입장이 바뀌는지라 정말 예의바르게 행동하려 노력한다. 그 반대편의 입장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호자로서 입장이 바뀌었을때 병원직원들의 부족한 면이 더 잘 보이기때문에 스스로 반성의 차원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기도한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는 영화 킹스맨의 명언처럼 보호자와 직원 모두 각자의 매너를 지키는것이 서로 윈윈하는 길이 되지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25 고양이섬엔 고양이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