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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나나 Mar 31. 2016

#21  생명은 어디에나 깃든다

아름다움을 좋아하고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다.

누구나 작고 귀엽고 애교있고 예쁜것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그게 사람이든 동물이건간에...

이런 외모지상주의가 동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게 현실이다. 내 눈에는 그저 다 이쁘기만 한데 딱히 또 다들 그렇진 않나보다. 어찌나 미모를 따져대는지 말이다. 본인 비주얼이나 신경쓸것이지 고양이 꼬리가 어떻다는둥, 색깔이 어떻다는둥, 눈색깔이 왜 저러냐는둥 입양을 준비하는 사람의 태도치곤 참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따대고 외모지적이냐' 고 답하고 싶지만 어쨌든 본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있으니 어느정도는 이해한다만, 컴플렉스가 있을만한 부분을 계속 지적하는건 어찌됐건 내 입장에선 "됐거든요! " 다.


이번 F/W 시즌에는 어떤 강아지가 유행인가요?


션처럼 동물도 유행을 타는 걸 아시는지?

한때 '티컵강아지'가 꽤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간간이 찾는 모양인지 아직도 인터넷사이트를 뒤져보니 꽤 많은 분양업체가 성업중이다. 아파트가 많은 나라이다보니 아무래도 공간과 층간소음의 제약으로 대형견보다는 작고 조용한 개를 선호하게 된다. 그런데 안그래도 작은 아이를 더 작게작게 종 자체를 비정상적으로 계량하게 되어 나타난것이 바로 티컵강아지이다. 원래는 티컵이라는 품종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작은 강아지들끼리 교배를 시켜서 죽지않을 만큼만 이유식을 입술에 발라주고 겨우 생명만 유지한 채 성장억제제를 투여받는다. 게다가 자연분만으로 나온 강아지들은 크기가 크기때문에 출산일을 한참 남겨두고 억지로 제왕절개로 강아지를 빼는것이다. 이 내용은 2010년 KBS 소비자고발이란 프로그램을 통해서 방영된 적도 있었다. 이렇게 태어난 강아지는 미성숙한 개체이기 때문에 당연히 잔병치레도 많고 수명도 짧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르는법 !  유행이라고 하면 너도나도 찾아대기에 수요를 맞추기 위해 교배업자들은 이런 장사를 해댄다. 제품물량 맞추듯 신이나서 말이다.

                 ( 패리스힐튼이 입양한 티컵강아지)




이런 동물 유행사태에 크게 한몫하는 것이 바로 동물 방송프로그램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급증해서 인지 트렌드에 발맞춰 너도나도 동물프로그램을 새로 런칭하고 있는데 '개밥주는 남자' , '마리와 나' '여자친구 강아지를 부탁해' '애니멀즈' 등을 비롯해  '스카이펫파크'라는 동물프로그램 전용채널도 있다. 이런 방송에서 한번 방송을 타면 검색어에 실시간으로 오르고 분양업체에 그 품종에 대한 문의가 폭주한다고 한다. 한해에 유기동물이 1만마리이상 발생하는 나라에서 이게 말이 되는지 원....이런 순간적인 호기심으로 돈을 주고 산 동물이 과연 평생가족으로 무탈하게 사는 확률이 얼마나 될런지 씁쓸함을 감출수 없다.


'삼시세끼' 어촌편에 등장해 나 또한 홀딱 반하고 만

'산체'와 '별이' ~

방송이 끝날때까지 장모치와와가 없어서 못팔 지경이란 뉴스까지 나왔었고 우리 병원에도 장모치와와에 대한 문의가 참 많았었던 기억이 있다. 방송의 특성상 동물과 아기는 시청률 효자아이템이지만, 방송 후 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물건처럼 팔리고 또 금방 질려서 버려질것을 생각하면 이런 방송이 꼭 달갑지 않은게 사실이다. 계기가 어찌됐건 잘 사는 아이도 많은데 왜 그리 부정적이냐 묻는다면 할말은 없다만, 제발 입양할때의 그 순수했던 첫마음만은 변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사진출처: TVN 인스타그램)


흑인이 백인을 위해 창조된것이 아닌것처럼
여자가 남자를 위해 창조된것이 아닌것처럼
동물도 인간을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에게 당부하고 싶은것이 있다.

마트에서 진열된 햄스터, 기니피그, 장수벌레, 거북이 등 작고 관리하기 쉽겠다고 저녁장 보듯이 그들을 쇼핑하지 말아주시길...이 생명들이 가장 많이 버려지는게 방학직후 라는걸 알고 계시는지요? 방학동안 호기심에 장난감처럼 갖고 놀다 개학하면 싫증나고 학원가느라 바빠진 초등생대신 결국 부모님들이 내다버리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이들은 생명이 아니라 '오늘의 장보기' 목록에 쓰여진 물건을 구매했을 뿐인것이다. 다시한번 이 부모님들에게 진지하게 되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다.

작은 생명을 경시하는 이 아이들은 과연 어떤 어른이 될까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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