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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채집자 Oct 04. 2015

잔잔한 물가, 가을 햇살 아래  숲의 편안함에 물들다

파래소, 신불산자연휴양림.. 영남알프스 첫 걸음 2

간밤, 조카와 통화를 하던 형부가 부산에서 울산으로 차를 달려 왔다.

밤길 귀가, 식구들 없는 빈집에 혼자 들어가는 일이 쉬 내키지 않았던지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는 휴양림으로 오겠다 했다.

언니가 정성스레 준비했던 식사도, 다락방이 있던 숙소의 방도 셋보다는 넷이 나았다.

단출함이 적절한 안정감으로 채워지던 휴양림에서의 1박.

형부의 밤 운전 마중을 위해 조카와 문을 나섰다가 들이마셔본 산 속의 밤공기.

앞마당의 길고양이를 보고 산봉우리에 떠 있던 구름 걸린 달도 보고.


# 2 day..

이튿날 아침, 세 식구를 데리고 아침산책을 나섰다.

휴양림 산책로를 따라 이어지던 파래소 폭포로 향하던 길.





휴양림 하단지구에서 파래소 폭포까지는 1킬로 남짓, 폭포로 향하는 길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오르막길이 이어지지만 비교적 평탄하고 경사도 완만하여 가벼운 산책 삼아 그리 어렵지 않게 걸어갈 수 있는 등산로, 사이사이 계곡을 만날 수 있어 걷는 길도 지루하지 않다.




신불산자연휴양림 계곡은 파래소 폭포가 유명한 곳이다. 간월산과 신불산에서 발원한 물이 서쪽 배내골로 내려와 이룬 폭포로, 옛날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 한다. 그 이름 또한 바라던 대로 이루어진다고 하여 '바래소'라 불리던 것에서 유래되어 '파래소'라는 지명이 붙게 되었다고.


폭포에 다다르는 막바지, 나무데크로 만들어놓은 계단을 오르고 내려 드디어 도착.





파래소 폭포는 오랜 세월 물살에 깎여 항아리처럼 옴폭해진 암벽의 벼랑에서 비단결처럼 곱고, 가지런한 물줄기가 수직으로 쏟아져내린다. 물이 떨어지는 높이는 15M 정도, 소(沼)의 둘레는 100미터 정도. 폭포수를 담은 소(沼)는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도 끝이 닿지 않는다는 전설이 서려있을 정도로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푸른빛을 띤다. 노출과다였던 내 핸드폰 카메라에는 빛이 바랜 사진들로 담겼지만. 비가 오고 나면 수량이 많아 폭포 주위에 안개처럼 물보라가 생기고 때로는 무지개가 생겨 장관을 이룬다고.


엄마의 품에 안긴 하민이는 찰칵 아빠랑 폰카 촬영중.



주말 비 소식이 있었던 일기 예보와 달리, 날씨는 더없이 맑고 청명했다.

잔잔하게 일던 맑은 물빛. 바위틈에서 쏟아져내리던 물줄기 소리...

폭포 앞에서 세 식구의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다시 휴양림으로 내려왔다.

나뭇잎 사이로 투명하게 부서지던 가을 햇살. 숲의 편안함에 내 몸도 함께 물들던 시간...






휴양림 하단지 산림휴양관의 통나무로 만든 집. 햇살 드는 창가나무 다락방이 있던 곳.  언니가 살뜰하게 준비한 따끈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짐을 꾸렸다. 방을 떠날 줄 모르고 좋아라 했던 하민.

아이를 위해 부러 다락방이 있는 복층 공간으로 예약 대기를 걸어 잡아두었던 곳이었다.

휴양림에 머문 조카의 첫 기억을 위해 마음 썼던 일이 었는데 아이도 우리도 마음에 들었던 방이었다.  



안녕, 고마웠어요. 산 깊숙히 자리하고 있던 휴양림을 빠져나오면서.


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산자락 안쪽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던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체크아웃을 하고 도로로 빠져나와 마지막으로 이정표를 한 컷 담아두고.

형부는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고, 우리는 간월재로 향했다.


* 풍경 속에 담아둔 음악 : https://youtu.be/KlxCjYH8rRQ


 지난 여행의 여정, 숙소 가던 길...  69번 지방도로를 따라 배내고개를 거쳐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지구로.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은 각각의 출입구가 있는 상단지구와 하단지구 두 곳으로 나뉜다. 하단지구로 들어서려면 휴양림 상단지구 이정표를 지나서 1.7km를 더 주행하여 배내산장까지 내려와야 한다. 석남사 → 밀양|배내골 갈림길에서 좌회전 → 배내재 정상 → 내리막길 3.7km 주행 → 이천 1교 → 이천분교 → 종점상회 → 파래소유스호스텔 지나 계속 이어지는 청수골 길 → 하단지구 매표소까지.


전국의 휴양림이 통합 관리되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http://www.huyang.go.kr)의 인터넷 예약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직접 경험을 해보니 비수기에는 예약일 이틀 전까지는 취소해도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일찍부터 예약을 해두고 취소를 하게 되는 변동수가 많은 편인 것 같다. 원하는 날짜에 빈 숙소가 없더라도 비교적 시일만 넉넉하다면 여러 방에 예약대기를 걸어 느긋하게 기다려본다면 운 좋게 원하는 방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높다.



                                      


여행길 첫째 날,

시인과 촌장, 가지산  석남사.. 울산 영남 알프스 첫 걸음 1

https://brunch.co.kr/@smilewee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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