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도영 Feb 19. 2016

[하루 한 편 구비구비 옛이야기]

부부 사기꾼에게 복수한 장사꾼    

옛날에 장사꾼이 산길을 넘어가는데 한 여자가 산발을 한 채 곡을 하고 있었다. 젊고 고운 여자가 산에서 울고 있으니 웬일인가 싶어 물었다. 여자는 남편이 죽었는데 깊은 산골에서 아는 사람도 없고 장사치를 일이 걱정이라 그저 울고만 있다고 하였다. 장사꾼은 그거 도와주고 여자나 어떻게 취해볼까 싶어 자신이 남편을 묻어주겠다고 하였다. 장사꾼은 남편 시체를 지게에 짊어지고 구덩이를 파놨다는 산꼭대기로 여자를 쫓아 올라갔는데, 산꼭대기에 이르자 여자는 자신이 머리 쪽을 들 테니 장사꾼에게 다리 쪽을 들라고 하였다. 장사꾼이 시체의 다리를 잡는 순간 시체가 장사꾼을 밀어서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버렸다. 여자의 남편은 똥구멍으로 숨을 쉴 수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장사꾼들을 유인하여 재물을 탈취해왔던 것이다. 장사꾼은 용케 절벽 중간 나뭇가지에 걸려 살아났는데, 절벽 아래에서는 귀신 우는 소리가 와각와각하였다. 먼저 떨어져 죽은 귀신들은 장사꾼에게 원수를 갚아달라며 통곡하였다. 장사꾼은 겨우겨우 절벽 위로 올라가서 두어 달 후, 다시 그 길을 지나갔다. 그곳엔 역시 또 여자가 산발을 하고 울고 있었다. 장사꾼은 남편 장사 치르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고 지게에 시신을 꽁꽁 묶은 후 산꼭대기에 이르자 그대로 절벽 아래로 밀어 떨어뜨려 버렸다. 여자는 깜짝 놀라서 장사꾼에게 서방으로 모시고 백년해로 하고 살겠다며 매달렸다. 장사꾼이 여자를 붙잡아두고 여자의 집으로 갔더니 처녀들을 붙잡아서 가둬놓은 곳도 있었고, 돈을 잔뜩 쌓아놓은 곳도 있었다. 장사꾼은 갇혀 있던 처녀들을 다 풀어주고 집에 불을 지른 후 여자는 절벽에서 밀어 버려, 귀신들의 원수를 갚아 주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3-3, 277-280면, 매포읍 설화25, 도둑의 원수 갚은 이야기


<내 딸 금사월>에서 강만후 회장의 비리를 알고 있던 오월이를 강만후가 공사장 4층에서 밀어버렸어요. 그런데 죽진 않고 바보가 되어 문제 해결이 늦춰지고 있었어요. 기억이 모두 돌아올 때쯤 오혜상이 사고를 내고 도망가서 차가 폭파되며 오월이가 이번엔 진짜 죽은 줄 알았지만~! 그러면 재미없지요. 주오월은 끝까지 살아남아서 강만후와 오혜상의 악행을 기어이 처벌하려고 해요. 사월이와 오월이가 착한 건 알겠지만, 그리고 강만후와 오혜상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는 막장 악한인 것도 알겠지만, 끝끝내 똑같은 방식으로 처벌하는 방향으로 결말을 맺을지, 늘 그러하듯 모든 갈등과 오해가 일순간에 풀어지며 용서하고 화해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막장 해피엔딩을 맺을지 그게 궁금해요. 그래서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네요. ㅋ

작가의 이전글 [하루 한 편 구비구비 옛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