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oom Sep 02. 2021

대단치 않은 꽃 한 송이

그리고 대단한 행복

꽃을 좋아한다.


선물하는 것도 선물 받는 것도 좋아하고, 플라워 클래스도 다녔었다. 그래서 '언젠가 호호 할머니가 되면 꽃집을 할 거야'하는 장래희망도 마음속에 품고 살고 있다. 아직은 하고 싶은 것도 할 것도 많아 바삐 살지만 장래희망이 있다는 건 좋다.


정신없을 때 가만히 앉아 조용한 꽃집에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고 꽃가위로 톡톡 꽃을 손질하는 머리가 하얗게 센 백발의 할머니를 상상하면 마음이 몽글몽글하다. 부디 할머니가 되기까지 곱게 나이 들어가 욕쟁이 할머니 꽃집이 되지는 않길.


초대를 받아 집에 갈 때 외에도 가끔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꽃을 한두 송이 사서 선물하는데 사는 사람도 받는 사람만큼 행복해진다.


코로나로 집에 보내는 시간이 많이 기분 전환 겸 작년부터 거의 매주 꽃을 사기 시작했는데 집 앞에 예쁜 선생님이 운영하는 단골 꽃집도 생기고 온라인으로 자주 구매하는 마켓도 생겼다. 매일 집에 꽃이 있으니 기념일 또는 싸운 다음날 제외하곤 남편의 서프라이즈 꽃 선물이 줄어든 약간의 단점이 생겼지만 보통의 날들이 더 행복하다.


오늘의 우리 집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결혼식 다녀온 다음날 분위기
낮시간에 혼자 여유 부리며 읽고 쓸 때도 꽃이 함께


소비를 통해 행복을 구매한다는 생각은 어리석다고 하지만, (반성을 위해 제목에 끌린 '행복한 사람은 쇼핑을 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구매'해서 읽었다.) 커피 한잔 값으로 행복 사기 핵이득 아닌가요.

모두의 집에 꽃이 꽂혀있는 날이 오길.  물론 내 꽃집에서 사서.



환갑 아니 요즘은 백세시대니 일흔쯤 차릴 꽃집에 모두 놀러 오세요.

함께 한방차 한잔하며 플라워 클래스도 해요.

기억이 깜박깜박하다면 1송이 같은 10송이를 드릴지 몰라요.

매거진의 이전글 감정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