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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찍으세요

by 구직활동가

포토존이나 포토 스팟에서 사진을 찍어 본 적이 있을까.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게끔 친절히 표시해 놓은 곳이다. 과한 친절이 느껴진다. 좋은 샷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이니까 추천해 주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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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포토존은 마케팅 관점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참여하는 데 주저한다. 특히 SNS 인증 샷은 잦은 노출을 통해 상품 판매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이익 창출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굳이 직접 광고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전략적 선택으로 기획된 공간이겠지만, 일부러 사진에 찍히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세워 기록하는 것도 썩 내키지 않지만, 상대가 원하면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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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과 포토스팟은 사진을 찍는 데 최소한 가이드가 된다. 배경이 같으니 개성 없는 사진이 나올 것 같지만, 기지를 발휘하면 된다. 특히 사람을 찍을 때 캐릭터를 강조해 담고 싶다면 가까이 다가가자. 표정에 따라 전체 분위기가 달라지는 신비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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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에 놓여있는 사람을 표현하고 싶다면 포토존과 포트스팟에서 정해준 포인트에서 찍으면 된다. 신선한 포즈가 함께 한다면 더 재밌는 사진이 나올 것이다. 모델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연출을 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포토존이나 포토스팟에서 사진 찍기 위해 간혹 줄을 서서 기다린다. 얼른 찍고 나와 달라는 말 없는 압박에 뒤통수가 따가울 때도 있다. 같이 간 상대는 단독 샷을 찍었는데, 정작 나는 그 부담감에 찍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 철면피가 되자. 뒷사람도 우리가 찍는 모습을 보고, 참고하여 ‘어떻게 찍을까?’ 고민할 것이다. 더 나은 사진을 위해서 말이다. 얼른 찍고 나와 달라고 듣지 못했다. 그러니 조금 더 여유롭게 이 풍경과 조화를 생각하며 추억을 기록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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