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라면 지긋지긋한 엄마가 육아서를 읽다니!
처음에 이 책 제목에 눈이 갔다. 도대체 '미안해서 읽고 사랑해서 실천했다'며 육아서 500권을 읽었다는 그 엄마가 너무 궁금했다.
저자는 책을 많이 읽은 다독가이긴 하지만, 지식의 양을 자랑하지 않는다. 책 내용과 구성도 읽고 실천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육아서 500권을 기반으로, 자신과 자신의 아이에게 적용해본 결과물, 저자 나름의 판단과 실천으로 일목요연하고 차분하게 정리해냈다.
육아서 500권 다독의 결과물은 단순하고도 평범하다. ‘육아서는 참고만 하되,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라’는 것이다. 육아방법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갈팡질팡하며 불안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아가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래야 내 아이가 있는 그대로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육아만큼 도 닦기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아이러니하지만 세상 어느 육아서에도 정답은 없었다. 육아라는 것 자체가 정해진 정답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우정숙 저자는 내 아이 속에 감춰진 해답을 찾아 고집스럽게 책을 읽고 강연을 찾아 듣고 아이와 여행을 하는 등 자신과 아이에게로 적용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론에 머물러서 자신의 불완전함을 탓하기만 했다면 어땠을까? 저자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깨달음에 이르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기 위로와 자신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어서 더 특별하다.
이 책은 육아서 500권을 읽어서 이렇게 써먹어라 하는 식의 정보만을 주거나 훈계조로 말하는 육아서가 아니다. 그저 독박육아로 힘들어하는 모든 엄마들에게 진솔하면서도 따뜻한 위로가 되어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500권의 육아서를 뛰어넘는 핵심 육아실천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에게도 작은 물음 하나가 던져졌다.
‘육아이론가로 머무르지 않고, 나를 찾고 사랑하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예컨대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저자는 아이에게 어떠한 부담이나 압력도 주지 않았다. 엄마가 먼저 책을 읽고, 스토리를 간단하게 이야기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책읽어주기 자원봉사를 꾸준히 하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추천받는 등 흥미를 슬쩍 유도하는 정도의 말만 건넸다고 한다. 엄마가 인문학독서토론모임을 하면서 피곤한 아이에게 인문고전책을 낭독해준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아이가 재밌던 부분을 기억해내서 스스로 두꺼운 고전책을 찾아 읽었다는 부분이 참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역시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주입하려고 앵무새처럼 이론을 이야기것보다는, 엄마가 먼저 스스로 즐기면서 배우는 것이 먼저였다. 아이 혼자 배우면 아이만 성장하지만, 부모가 배우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저자의 고백적 실천은 그래서 살갑게 다가온다. 나도 따라해보고 싶은 실천법이다.
이 책에는 따라해보고 싶은 육아 실천법과 따뜻한 조언들이 곳곳에 담겨있다. 그래서 참 친절하고도 고마운 책이다.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