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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llroad 닥터힐 Jan 08. 2020

마음이 만들어낸 선물

제주마음샌드 선물과 상담사의 눈물

휴가를 내어 제주도에 다녀온 내담자 분께서 상담을 시작하는데 선물이라고 이 제주마음샌드를 건네주셨다.

제주도에서만 나오는 귀한 과자라며 나를 생각해서 챙겨 온 마음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이뻐서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울컥했다.


일 년이 넘게 한국에서, 때론 유학 중에는 외국에서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씩 상담을 하며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을 이겨내는 성장통을 겪어야 했던 너무나도 마음이 이쁜 사람...

한 분 한 분 나에겐 정말 소중한 분들이지만 이렇게 성장통을 겪으며 스스로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이 땅의 청년들이 참 귀하고 이쁘다...


제주도는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땅이다. 가장 뜨겁고 위험한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현무암 돌덩어리의 척박한 땅, 바다 위에 덩그러니 홀로 외로이 우뚝 서있는 외로운 땅...... 


그곳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태어난 식물과 곡식들로 만들어진 샌드가 바로 제주마음샌드인 것이다.


나를 찾아오는 내담자들의 삶도 마치 제주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도 없는 바다 위에 내면의 고통과 아픔과 분노와 절규로 무언가가 수면 밖으로 터져 나와 당장 구조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해 상담에 오시는 분들이다. 

처음 그분들을 만나면 딱딱하게 굳어진 돌무덤 속에서 상처 나있고 울고 있는 여린 존재들을 구조하고 일으켜 세워주는 일을 한다. 그러나 어느새 그분들이 그 척박한 마음의 땅에서 자신만의 힘으로 키워낸 식물과 곡식들을 길러내게 되면 어느 날 갑자기 너무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나에게 선물로 주는 순간이 온다.

그날 내담자가 준 제주마음샌드는 그냥 과자가 아니라 나에게는 깊은 의미를 안겨주는 선물이었다...




제주도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아름다운 땅으로 바뀌었다. 사랑받고 많은 이들이 찾아드는 축복의 땅이다. 

나의 내담자들도 이런 제주도 같은 사람들이 될 것이라 나는 믿는다.

이 작은 선물이 나에게 그런 희망을 가져도 된다고 용기를 주는듯하다.


우리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폭풍을 만나고 쓰나미를 만나고 그때마다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는 무한한 침묵을 만난다. 그러나 그러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내가 견뎌내고 있는 마그마의 고통과 그 마그마가 식어서 바다 한가운데 쌓인 돌무덤에서는 어느덧 새가 날아들고 씨앗이 날아들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생명을 자라게 하는 섬이 만들어진다.


우리 삶은 마치 섬과도 같다. 


내가 견뎌내고 식혀내는 양만큼 내 삶의 영토가 되고 그 영토에서 내가 힘겹게 일구어내는 값만큼 섬의 모습이 형성되는 느리고 더디게 항해해가는 내 삶의 섬... 


화산이 분출되고 폭발되는 마그마의 위험과 고통을 견뎌내고 있을 이 땅의 수많은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이 시간을 잘 견뎌 내주길 기도해본다.

그리고 제주도보다 더 아름다운 인간 섬들이 생겨나 서로서로 그 아름다움을 보러 왕래하며 또 다른 누군가를 기분 좋게 쉬어갈 수 있도록 품어주는 휴양지 같은 존재들이 되기를 꿈꿔본다.


제주마음샌드 선물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기록하다... 


- 마음을 치유하는 닥터힐 Dr.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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