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상 이탈률이 10% 이하라면 100% 데이터가 잘못 수집된 경우입니다
GA4를 이용하시는 많은 분들이 UA 대비 유입이나 전환 데이터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션 및 전환을 집계하는 방식의 다른점 때문에 데이터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 UA는 구시대 유물(?)이니 데이터를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지만(직접 비교도 불가하구요) 기존의 패턴과 너무 차이가 심하다면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수집되는 게 맞는지, 세팅상의 문제가 없는지를 한번쯤 의심해보셔야 합니다. 의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아래 데이터는 최근 1달 GA4로 수집된 유입 데이터로, 직접 유입(Direct) 트래픽이 높아서 데이터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문의를 주신 케이스입니다. 막상 데이터를 체크하니 직접 유입 비중은 전체 트래픽의 약 12%로 높은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광고를 집행하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직접 유입 트래픽은 전체 트래픽의 약 30~40%를 차지합니다.
웹사이트를 체크해보니 랜딩 링크에 UTM 매개변수를 제대로 붙이지 않았거나, 랜딩 시 리디렉션이 발생해서 모든 유입경로가 직접 유입으로 찍히는 경우는 아니었습니다. 그것보다 가장 먼저 확인된 문제점은 모든 유입경로에서 측정된 10% 이하의 너무 낮은 이탈률(Bounce rate)과 90% 이상의 주요 이벤트 전환율(Key event rate) 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마케터나 분석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좋은 숫자지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라면 경험상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GA4 이탈률은 아래 2가지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전체 세션에서 이탈한 세션의 비율인데요. 참여율(Engagement rate)과 반대의 개념을 가지는 지표입니다. 이탈률이 높다는 것은 웹사이트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가 됩니다. 보통 배너 광고를 집행하면 이탈률이 70~80% 찍히고, 오가닉 유입 시 20~30%로 찍히는 게 일반적입니다.
1. 랜딩 페이지 조회 후 다른 페이지를 조회하지 않았거나
2. 랜딩 페이지에서 10초 이상 머무르지 않고 이탈했거나 (10초는 GA4 세팅을 통해 60초까지 조정 가능)
참여율(Engagement rate)의 경우 전체 세션에서 참여한 세션의 비율입니다. 1에서 이탈률을 뺀 수치가 참여율이며 아래 케이스에 해당할 때 참여한 세션으로 간주됩니다.
1. 랜딩 페이지 조회 후 다른 페이지를 조회했거나
2. 랜딩 페이지에서 10초 이상 머물렀거나
3. 랜딩 페이지에서 주요 이벤트(Key event)가 발생할 때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데이터의 일별 트렌드를 체크하고 다양한 조건으로 뜯어보는 것입니다. 그래야 어떤 점이 문제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별 이탈률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7월 10일부터 이탈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게 보입니다. 뭔지 알 수는 없지만 변화가 발생한 시점입니다. 광고를 추가로 집행했는지 체크해봤지만 담당자는 당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런 케이스에는 GA4 세팅상의 변화가 있었다고 의심해 봐야 합니다.
주요 이벤트(key event) 메뉴에 접속해보니 'page_view' 이벤트가 주요 이벤트 목록에서 확인됩니다. 주요 이벤트란 원래 전환(Conversion) 이벤트였는데 이름이 바뀌었는데요. GA4에서 'purchase' 이벤트는 디폴트로 체크되어 있으며, 수집된 이벤트 목록에서 중요한 이벤트라고 판단되는 이벤트의 우측 토글 버튼을 활성화하면 ‘주요 이벤트’로 측정됩니다.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이벤트만 토글을 활성화해야지 그렇지 않고 모든 이벤트의 주요 이벤트(Key event) 토글을 활성화하면 뭣이 중요한 이벤트인지 판단할 수 없으며, 이탈률을 집계할 때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계정 상황은 어떠한가요? 이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수정이 필요합니다.
GA4에서는 랜딩 페이지에서 주요 이벤트가 측정되면 해당 세션은 이탈하지 않은 세션으로 간주합니다. 'page_view' 이벤트는 세션이 시작되면 자동으로 측정되는 이벤트입니다. 따라서 GA4는 모든 세션에서 주요 이벤트가 발생했다고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이탈률과 주요 이벤트 전환율 데이터가 잘못 측정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이벤트가 전환 이벤트로 측정되지 않게 토글을 비활성화 하면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고객의 유입되고 어떤 행동을 했고 결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했는지 측정하기 위해 GA4를 비롯한 여러 분석 도구를 사용합니다. 분석 도구를 사용할 때 여러분이 반드시 인지해야 할 점은 데이터가 어떤 원리로 수집되는지 이해해야 하며, 데이터를 믿을 수 있는지 검수를 마쳐야 분석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확인한 문제가 수정되지 않은 채로 이탈률 지표를 분석에 사용했다면 정확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요소일 뿐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이탈률의 의미와 이탈률이 낮게 측정될 때 체크할 사항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탈률이 낮다고 무조건 좋아할 게 아니라 정말 방문자들이 이탈하지 않은 게 맞는지 매의 눈초리로 데이터를 체크하셔야 합니다. 저는 수많은 고객의 데이터를 보면서 다양한 문제를 마주치고 항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을 합니다. 공유드리면 좋을만한 케이스가 있다면 이렇게 글을 통해 인사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