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와 함께 할 남은 인생이 꽤나 기대가 되는구나 :)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둘이 함께 웃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흐뭇한 순간이 없다. 첫째만 있을 땐 전혀 그려지지 않았던 삶의 순간들이 있다. 비 오는 날 둘째에게 첫째가 우산을 씌워 준다거나, 하원하는 길에 유모차를 밀어주는 모습들. 그런 순간들이 모이니 요즘 들어 부쩍 아이 둘 낳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티격태격하더라도 가장 가까운 존재로부터 양보와 배려를 배우고, 부모가 곁에 없어도 서로 같이 노는 모습을 보면 비록 육아가 힘들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아이 둘을 키우는 건 2배가 아니라 제곱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예전에 많이 들었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공감이 가면서도 손이 덜 가는 경우도 많아서인지 그건 키우기 나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과정에서 육아에 지치지 않도록 부모가 서로를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이를테면, 하루 1~2시간은 서로에게 시간을 줘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밤에 아이가 뒤척여서 와이프가 잠을 설칠 때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난 아이들은 내가 돌봐줘야 서로 부족한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소하지만 잦은 다툼이 발생한다. 부모의 정신 상태가 건강해야 행복한 육아가 가능하다는 것도 최근에야 알았다.
힘들고 기운이 없어도 아이가 웃는 모습만 보면 힘이 나고, 내가 조금 먹더라도 아이가 배불리 먹는 모습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는 걸 보니 이제 부모가 된 걸 실감한다. 그러면서 너무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강원도 지방의 소도시에서 홀로 살고 계신 어머니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나는 결혼하기 전에 와이프가 원치 않으면 아빠가 될 마음이 크게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아빠 생활을 5년 동안 해보니 기존에 돈 주고도 경험할 수 없는 소소한 행복을 얻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남은 시간들도 꽤나 기대가 된다.
오늘은 둘째가 아침에 고열이 나서 어린이집을 가지 않고 가정 보육을 해야 한다. 다행히 오늘 다른 일정이 없다. 둘다 회사를 다니는데 이런 상황이면 얼마나 난감했을까. 아이가 낮잠을 자는 덕분에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다. 푹 자고 면역력 회복해서 다음 주는 어린이집 가자 딸아. 그동안 너무 사진만 찍고 글로 남기지 않아서 간만에 글로 생각을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