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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 용범 May 08. 2022

그렇게 여름이 왔다

 부드러운 클래식이 방 안에 감도는 오후, 이층의 조용한 독서 카페. 따사로운 햇살이 커다란 나무에 빗겨 떨어져, 마치 바닷가의 파도가 넘실대는 것만 같다. 사각사각 필기 소리와 이따금씩 책장을 넘기는 소리, 의자를 고쳐앉는 움직임. 현주가 작은 티 테이블에 잔을 올려놓으며 곁에 앉는다.


[야, 와인.]


 소리 내어 대화를 할 수 없는 곳이라 과장된 입모양으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무의식적으로 건배를 하려다가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생각에 화들짝 놀라 멈추는 둘. 금방이라도 웃음이 나올 것 같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새파란 나뭇잎 내음이 실려온다. 초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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