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가을빛은 불특정 하게 사방으로 향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목덜미를 감싸 안는 오후. 아이들의 고함과 바람에 흔들리는 큰 나뭇가지 소리가 한데 섞여 어린이 대공원의 하늘을 깨웁니다.
더운 여름을 지내며 찬찬히 물든 저 나뭇잎 한 장에 롤러코스터를 새기고, 다른 한 장에는 자이로드롭이 정말로 '드롭'되기 전에 급히 잡아넣어봅니다. 아, 나머지 한 장엔 아이가 먹고 있는 보드라운 소프트아이스크림을 그려볼까요?
"앗 차거!"
솟아오르는 분수를 피하려 아이가 뛰어갑니다. 그것마저도 좋은지 양팔을 벌리고 웃으며 말입니다. 옅은 무지개가 잠시 잠깐 분수를 비추는 햇살 속에서 한 뼘만큼 빛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을이 지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