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페르시아어 수업]을 추천합니다.

by 조 용범

점심식사를 마치고 좁다랗게 늘어선 단골 카페였습니다. 서서 마시는 에스프레소 바죠. 문득 동료가 우리에게 각자 올해의 무언가를 한 가지씩 추천해달라 하였습니다. 제가 꼽은 작품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공식 초청작이자 10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페르시아어 수업’입니다.


독일의 국민적 시나리오 작가 볼프강 콜하세의 실화 기반 단편인 [언어의 발명]을 원작으로 하는 '페르시아어 수업'은 2차 세계대전이 진행중이던 1942년 겨울, 살아남기 위해 페르시아인이라고 거짓말을 한 유대인 ‘질’이 독일군 장교 코흐에게 페르시아어를 가르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드라마입니다. 물론 질은 생존을 위해 페르시아어를 아는 척 거짓을 말한 것이었고, 그렇게 가짜 페르시아어 수업은 계속됩니다.


작품은 극단적인 시기를 이겨내야했던 한 인간의 경험을 통해 언어와 표현방식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언어는 우리의 의식세계를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가 하는 말을 보면-택하는 단어, 호흡, 시선처리, 주제와 구조 그리고 진정성 등-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 이어나갈 삶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정도지요. 그만큼 언어는 자신의 진실을 대변하는 도구일 수 있습니다.


당신이 한 해동안 했던 말에는 얼마큼의 진정정이 실려있습니까. 또 진실을 위해 소비한 순간은 얼마나 되는지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더 라스트 듀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