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만함이 나를 갇히게 할 수 있다
#생각끄적
내가 좀 알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 분야, 장소, 어느 것이든.
‘안다’고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긴 하다.
경험을 바탕으로 하거나, 지식을 바탕으로 하거나, 관심을 바탕으로 하거나. 내가 습득한 모든 것들이 나의 가설을 확실한 것처럼 만든다.
확신이 생기면 그것은 왠지 모를 자신감이 된다.
내가 좀 안다는 게 특별한 것 같고, 그것이 지나치면 우월감에 빠질 수도 있다.
친한 지인을 내가 좀 ‘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나는 그 사람에게 100% 공감하고, 상대를 항상 이해한다고 믿었다. “너 원래 그렇잖아.” “그래, 너라면 그렇게 생각했겠다.”
이 같은 경험이 계속되자, 조금 상대에게 우월감을 느꼈던 것 같다. “너는 이런 사람이면서 그렇게 행동하니까 당연히 힘들지. 이렇게 했어야지”, “너 원래 잘 안 그러면서 왜 그랬어?” 라는 식으로.
내가 진짜 그런가?
하지만 상대방이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반문하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응, 그렇지 않아 너 보통?” 이라며 애써 얼버무릴 뿐이었다.
누군가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더 알아가지 않는다. 결론짓는다.
하지만 사실 나는 그 사람의 10%도 잘 모를 것이다. 더욱이 그 사람의 마음으로 사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모를 것이다.
어떤 분야를 내가 좀 ‘안다’고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 아닐까.
안다는 오만함이 나를 갇히게 만드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 어느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