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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갠 May 05. 2020

다시 태어나면 남자? 여자?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고지식한 탓에 플렉시블 출퇴근이나 텔레워크가 전혀 승인되지 않고 있던 저희 회사는 일본 정부의 권고에 따라 재택근무를 발 빠르게 도입하였고, 이에 저는 매일 아침 7시 50분쯤 출근 버튼을 누르고 16시 30분에 퇴근 버튼을 누르는 삶을 한 달여째 지속하고 있는 중이지요.


저는 한국에서 말하는 조금 편향된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양성평등주의에 가까운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성평등주의란,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 모든 성별에 권리, 의무, 자격 등이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

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요.


반면, 페미니즘 

여성 인권을 신장하자는 사상이나 이론 혹은 정치 운동의 하나


양성평등주의가 페미니즘과 가장 큰 다른 점은 여성의 인권 위치가 아닐까 하는데요.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여성의 인권이 현저히 낮은 위치에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한국에서 겪어왔던 여성 인권의 위치는 남성보다 낮은 위치였던 것도 사실이고요.


다만, 지금의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여성이 기본적으로 약자며, 남성이 잠재적인 성범죄'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왜 저렇게까지 편향된 사상을 갖고 있는지'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논리의 미성숙함으로 인해 다른 여성들에게까지 폐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례로 연예인에 대한 비하성 발언이나 거센 저질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성비를 보면 여성이 월등히 많다는 것도 같은 여성으로서 피해를 받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탈코르셋이며 노브라며... 숏컷이며...

이러한 활동 자체는 자유이기 때문에 인정하는 반면, 모든 남성을 싸잡아 공격의 대상으로 여기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면 그건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되어집니다. 

20년 전부터 머리를 길러본 적이 없으며, 원래 겨울엔 편하기 때문에 노브라로 다니는 제가 괜히 페미니스트로 오해받을까 겁이 나네요. 


최근 n번방 사건이 있었죠. 미친 개상똘같은 새끼들이라며, 나도 그들은 욕합니다.

하지만 그저 모든 남성에 대해 일반적인 오류를 범하려고 할 땐 얘기가 달라지죠.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영화를 봤을 때, 

나도 같은 시대를 살아온 여자로서 현실을 일부 반영한 것에는 이의가 없지만, 조금은 과장된 데이터나 표현이 없잖아 있었다고 느껴지네요.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치관들은 저마다 그 기준과 정도가 다르기 마련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시 태어난다고 하면
남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녀를 구분 짓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 제가 혼자 외벌이를 하는 상황에서도 집안일에 대한 '신경 쓰이는 부분'이 계속해서 나타납니다. 우리네 어머니들 여성들의 역할 같은 뿌리 깊이 박혀있는 가정 내에서의 역할을 제가 이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깥일 + 집안일:)  

출근하고 신경 못쓰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지만, 여전히 부엌일이나 청소는 

보통 더 민감히 신경 쓰이는 여성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편을 볼 때면 다시 태어나면 '한국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결혼생활을 친구 혹은 룸메처럼 생활하고 싶었는데, 돈 벌어다 주고 집안일을 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인생이 짧지 않아 저도 모르게 '남성', '여성'을 구분 짓고 이래야 한다는 꼰대식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나의 객체가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평등을 원하고 추구하고 있지만, 성역할에 대한 편견이나 '남자니까 이래야 한다' 어느 정도 깊이 박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여러분은 다시 태어나면 남자? 여자? 

어떤 성별을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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