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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민 Feb 13. 2024

4개월 아기와 함께 한 출장: 세 번째 기록

대전-진천

4개월 아기와 출장을 두 번 다녀온 이후, 저는 출장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충분히 아이와 갔다올 수 있겠더라구요. 그런데 그 다음 출장지는 대중교통으로 가기 애매한 곳이었어요. 자동차를 운전해서 다녀오게 되었어요. 





세 번째 출장지는 진천이었어요. 진천이라니? 충북이라는 것을 겨우 생각해냈지만 대전에서 얼마나 먼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네이버 길찾기를 해보니 대전복합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가는 코스가 나왔습니다. 문제는 저희 집에서 대전복합터미널까지 거의 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었어요. 거기에서 시외버스를 1시간 또 넘게 타야 했고, 시외버스에서 내려서 시내버스를 또 타야 했어요. 만약 자동차로 이동한다면 그 시간의 절반도 안되는 50분이면 가능했어요. 


"아기를 데리고 고속도로를 혼자 운전하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 내가 시간될 때 태워줄게 같이 가자."


남편은 반대했어요. 그 말도 일리가 있었습니다. 저는 시내 운전은 웬만큼 하겠는데 고속도로 운전은 해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출장은 제 일인데, 일일이 이럴 때마다 남편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게 되고 싶었습니다. 


'그냥 대중교통으로 갈까? 김포 갈 때에도 기차랑 버스 탄 시간만해도 세 시간이 넘는데 잘 다녀왔잖아.'


하지만 저는 자차 운전을 택했습니다. 시간이 절반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 큰 메리트로 여겨졌어요. 게다가 운전을 하면 아기를 계속 안고다니지 않아도 되잖아요? 고속도로 운전도 아주 초짜는 아니었어요. 아기도 차를 타면 잘 자니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 한 번 해보자!!"


남편에게는 출장을 간다고 하진 않았습니다. 이 날은 둘째를 차로 등원해야 하는 날이었어요. 둘째와 셋째를 데리고 나와서 둘째는 어린이집에 맡기고, 셋째는 다시 차에 태웠습니다.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시동을 걸었습니다. 


50여 분 운전을 하는 동안에 막내는 잘 잤어요. 운전하는 내내 조마조마했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었어요. 


목적지인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무사히 출장 업무를 마쳤습니다. 



일을 마치고 어린이집에서 나왔어요. 근처에서 점심이나 먹고 갈까 하여 상가를 찾아 걸었습니다. 물론 막내를 안고 말이죠. 전날에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느라 계속 막내를 아기띠에 업고 다니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 날은 잠시만 안고 있으면 되니 하나도 힘이 들지 않았어요. 차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든든한 느낌일 줄 몰랐네요. 



아파트 단지가 끝나는 곳에 있던 어느 상가의 분식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어요. 아직 이유식을 시작하지 않은 막내는 한쪽 무릎에 앉혀두고, 떡볶이와 김밥을 여유롭게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50분을 달려 대전에 무사히 도착했답니다. 남편에게 출장 다녀왔다고 카톡을 보내자 

"어 벌써 다녀왔어? 오후에 내가 태워다주려고 했는데."


라고 했답니다. 위험하게 고속도로 운전을 했다고 타박하진 않았어요. 


이렇게 해서 세 번째 출장은 자동차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다녀올 수 있었어요. 


오전에 후딱 다녀온 덕분에 오후에는 집에서 평소처럼 놀았네요.


2023년 4월 28일

막내 4개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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