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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Apr 12. 2020

조조전 온라인 기획자 Hong 인터뷰

트위치 스트리머 '유지형'님 채널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스트리밍 방송에 한 번 출연하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이른 시간에 클리어하여 매우 기쁩니다ㅎ_ㅎ. 


아래 인터뷰 영상과 전문을 첨부합니다. 플레이하셨던 유저분이라면 아마 즐길 수 있는 방송이었지 않을까...!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qyhMJAXFE4&feature=emb_title



인터뷰 요약


1. 조조전 온라인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Hong : 이 게임에 플레이 타임 재는 기능이 있었나요? 

유지형 : 없었지.

Hong : 개발진들이 다 그렇겠지만 시간으로만 따지면 짧지는 않아요. 출근과 동시에 녹스로 조조전을 켜서 사건을 돌리며 하루를 시작하니까. 그래도 저는 경쟁전, 섬멸전을 즐겨 하진 않아서 보통 무장전과 연의 외에는 숙제만 하는 수준이었죠.



2. 조조전 유지형보다 잘함?

Hong : 제가 유지형 상대로 게임 콘텐츠 내에서 붙는다면 이길 수 있는 게 무장전 정도? 아니면 연의 타임어택?

유지형 : 안될 텐데. 난 장비빨이 있어서.

Hong : 저는 루트를 다 아니까ㅎㅎ 섬멸전 같은 건 힘들 것 같아요. 비빌 수가 없어요.



3. 가장 애착이 가는 삼국지 장수는?

Hong : 모스트 픽을 꼽자면 제갈량. 정확히는 제가 만든 '제갈량' 캐릭터에 애착이 가요. 입사 전까지만 해도 삼국지에서 딱히 애착을 가진 장수가 없었는데, 제갈량전을 만들면서 집중하다 보니 제갈량이라는 인물의 삶에 이입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4. 아마 팀에 계실 때 연의를 주로 맡으셨겠지만 공식적으로는 기획자 포지션에 계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팀에서는 대체로 연의 작성에 전념하실 수 있게끔 업무 안배를 해주는 쪽이었는지? 

Hong : 회사별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넥슨 내에서 조조전이 작은 팀은 아니었어요. 때문에 소규모 게임회사와는 달리 분업화가 정착되어있었고, 기획자마다 메인 업무 하나씩 가져가는 방식이었죠. 그래서 저는 연의에 집중했고, 연재형 연의 시스템 자체를 기획하는 등의 연관성 있는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사마의전 종료 후에는 보직을 바꾸고 천리행 개편을 맡기로 했는데.. 못하게 됐네요.



5. 조온은 모드와 달리 툴킷이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연의 내용을 직접 코딩해서 구성했나요? 우군을 아군처럼 쓸 수 있는 기믹을 구현하기는 힘들었나요?

Hong : 제가 코딩하는 수준은 아니었고 프로그래머가 만든 툴을 이용해서 스크립팅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우군을 아군으로 변형시켜서 사용하는 기믹은 사마의전에서 이미 구현을 했었구요. 그 외로 우군을 임의로 컨트롤하는 기믹은 AI를 건드려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의 문제로 넘어가는 부분이죠.



6. 전 연의 제작자인 아돌은 대연과 교류를 한 것으로 아는데. 홍은 메타피스트와 교류를 하나요?

Hong : 게임회사는 직책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아요. PD, PM 등의 매니저 직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평사원이거든요. 그래서 메타피스트님도 저랑 같은 사원이긴 했는데, 일반 기업 쪽 관점으로 보자면 제 선임과 같은 분이셨죠.

유지형: 홍과 메타피스트는 자리를 붙어있었다.

Hong : 입사할 때 삼국지는 알고 있었지만, 사극틱한 말투는 잘 쓰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사극톤에서 어긋나는 말투를 처음에 굉장히 많이 썼는데, 그런 것들을 메타피스트님께서 많이 교정해주셨죠.

곽유지 : 그런 거 치고는 사극 말투를 잘 쓰던데?

Hong : 청출어람이 된 거죠.



7. 합격 후 인터뷰 내용과 제갈량전 상편을 보면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본인을 제갈량 캐릭터에 투영한 것인지?

Hong : 그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인터뷰에 나오는 제가 계산적인 면이 많이 보이긴 하더라구요. 이게 먼저 그 인터뷰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그 인터뷰에 제가 한 말이 반이고 거품이 반이거든요. 입사하기 전에 게임 아카데미를 다녔는데 그 취재하시는 분이 제 말의 절반은 놓치고 그냥 멋대로 채워 넣으셨어요. 아무튼, 그럼에도 제가 계산적인 면이 있는 것은 맞긴 해요. 그래서 항상 제갈량이라는 캐릭터에 의문을 품곤 했어요. '저렇게 신선적이고 착한 면만 보일 리가 없는데, 정말 그랬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제갈량을 탐구했죠. 그럼 어떤 제갈량이었을까? 고민하다가 그렇게 '계산적인 제갈량을 만들어보자'가 된 거죠.



8. 사마의전은 대군사 사마의와 유사한 점이 보입니다. 차별성을 두려고 한 포인트가 있다면?

Hong :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광기. 그걸 강조하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저 역시 그 드라마를 즐겨봤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마의가 많이 미화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지형 : 하편에 크하하하만 몇 번 나왔더라? 정리한 게 있었는데? 사마의가 너무 중2 같지 않냐는 말씀이 있었는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Hong : 그건 조온 게임 자체의 연출 방식에 대해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이 게임이 도트 게임이라 카메라 조작 기능이 없어서 캐릭터의 표정을 보여줄 수가 없잖아요? 감정을 세세하게 표현할 수가 없던 거죠. 비슷하게라도 표현하려면 도트 찍어서 동작을 추가하던가, 대사로 연출하는 방법뿐인데 '한 번 쓸건데 도트 찍어주세요.' 이럴 수가 없었죠. 

유지형 : 나는 좀 노망난 느낌을 내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Hong : 그건 아니고요, 제정신이었어요.



9. 사마의전 중편, 제갈량의 북벌에서는 상편에서의 마초와 같이 분전, 연속 행동받고 달려오는 등의 임팩트 있는 강적이 없었는데, 의도한 부분인지?

Hong : 나름 제갈량을 파워 업 시켰다고 생각했는데, 마초가 나온 전투와 차이가 있던 것 같아요. 마초의 경우에는 주변에 일반 유닛들이 있기도 했고, 마초가 주변에 때릴 수 있는 적이 많아서 체감상 더 강해 보였던 게 아닐까요? 사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임팩트 있게 넣는다고 넣었는데 유저 분들이 그냥 잘 받아친 것 같아요.



10.(유지형 질문) 사람들이 메타피스트와 홍을 많이 비교한다. 메타피스트의 특징은 코드 떡칠의 극한의 난이도, 홍의 극한은 그런 면은 없지만 선택지에 따라 사망하는 선택지가 많다. 그 외에 극한 난이도가 극한으로 어렵진 않다. 철학 때문에 그렇게 설정한 것인가?

Hong : 유저 입장에서는 메타피스트의 연의가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데, 극한에서만 그렇게 차별을 두는 게 제작자 관점에서는 오히려 정성이거든요? 극한 버전에만 효과를 하나하나 첨삭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에요. 제 경우에는 일반 버전에 많은 기믹을 넣다 보니까, 극한까지 별도로 설정할 시간이 없어서 크게 차이점을 두지 않은 거죠. 또 초반에 제가 만든 연의는 '일반도 어려운데, 극한까지 어렵게 만들 필요는 없다.'라는 비판도 많이 받았거든요.

유지형 : 그 비판한 사람 중에 하나가 저 아닙니까?

Hong : 그렇죠.

유지형: 그게 무슨 비판이냐면 대뜸 죽이지 말고 피를 조금 남겨서 유지는 할 수 있게,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만 했어야 했다.라는 이야기였죠.

Hong : 입사 초기에 만든 것이 제갈량전이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감각이 부족했죠. 사마의전에서는 그런 부분을 많이 깨닫고 피만 깎는 정도로 조절했습니다. 뒤늦게 사과드립니다.



11. 팀 합류 전에도 모드에 관심이 있었는지?

Hong : 원작은 플레이했는데 모드는 딱히 플레이해 보지 않았습니다. 팀에 들어와서 연의 만든 게 모드의 처음이었죠. 향후에 개발할 의향은... 당분간은 없을 것 같네요.



12. 연의를 더 뽑을 수 있었다면 제작하고 싶었던 연의는?

Hong : 방덕전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젠 만들 수 없으니까 간략하게 소개드리자면, 마초를 풍운아틱하게 만들고, 반대로 방덕은 충직하지만 고지식하고 때로는 답답한 캐릭터로 만들어서 둘의 성격을 좀 차별화할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방덕은 바람과도 같이 쾌활해 보이는 마초를 동경하여 따르게 되지만, 마초가 촉에 들어갈 때 처자식까지 버리고 가는 모습을 보며 바람과 같은 쾌활함이 아닌 책임감 없는 가벼운 인간임을 깨닫게 되는 거죠. 그 이후에는 멘붕을 한 상태로 조조 진영에 넘어가는데... 아, 근데 이건 제가 나중에 소설로라도 언제가 쓸 것 같아서 완성되면 조홍갤에 링크를 걸게요. 이건 띵작 느낌이 나서 못 풀겠네요.

유지형: 나한텐 그런 이야기 안 했잖아.

Hong : 그땐 과부하 온 상태라 그 상황에서 만들었으면 제가 생각한 퀄리티가 안 나왔을 거예요.



13. 제갈량전과 사마의전을 만들 때 공통점과 차별점을 두려고 한 부분이 있다면?

>두 사람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장과정에 힘을 쏟으려고 했습니다. 

제갈량은 유비, 사마의는 조조를 만나 그들의 휘하에서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 예를 들면 유비와 제갈량의 성향 차이라든지 조조와 사마의의 성향 차이를 통해 서로 만났을 때 그것이 반영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제갈량은 유비에게 감화되어 충직한 모습을 보이고, 사마의는 조조의 어깨너머에서 배운 난폭함을 표출한 것과 같이요.



14. 아직 넥슨, 혹은 조조전 팀에 남아 계신 상태인가요? 자유의 몸이시라면, 앞으로 뭘 하실 건가요? 

유지형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말하고 싶음 하고, 싫음 말고.

Hong : 말해도 상관없죠?

유지형 : 없어!

Hong : 사실 김진상 님 같은 대기업 스트리머는 어디로 가는지 다 파악이 되지만 전 안 그렇잖아요? 지금 말씀드리자면 저는 김진상 님 옆자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진상님 오른쪽에 앉아서 시나리오 작업을 수행하고 있네요.


15.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유지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지형 :절대 짠 질문 아니다.

Hong : 저도 매일 방송을 보는 건 아니긴 한데, 가끔 방송을 보면 고개를 젓게 되는 때가 있어서 어떤 맥락의 질문인지 알 것 같아요. 마블 하고 있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절레절레하고 그러거든요.

유지형 : 정신 차려. 정신 차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Hong : 아무튼 그건 스트리머 유지형에 대한 생각이고 매일 옆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유저와 보는 시선이 다를 것 같아요. 옆에서 보기에 김진상 님, 이효진 님은 모두 존경스러운 분들이죠. 제가 조조전 팀에 합류하기 이전에 다른 회사에 지원을 했을 때 받은 질문이 하나 있는데, 'PD가 되면 어떤 감정이 들 것 같으냐'라는 질문이었어요. 저는 'PD가 되면 개발 외적으로도 담당해야 할 일이 많아져서 게임만 개발하던 때가 그리워질 것 같다.'라고 대답했었는데, 진상님과 효진 님과 일을 하다 보니 딱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던 모습을 보여주시더라구요. PD 업무를 하면서 게임 개발적인 내실도 신경 쓸 수 있을까 했는데 잘 해내고 계시거든요. 그저 존경스럽죠. 

이해해주세요. 저 월요일에 출근해야 해요.



16. 조조전 팀에 들어올 때 면접관에게 들은 질문 중 인상 깊은 점이 있다면?

Hong : 제가 조조전 면접이 32번째 면접이었어요. 면접을 그렇게 보다 보니, 그냥 달달 외우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면접을 몇 차례 보지 않았을 때는 인상 깊은 질문 그런 것들이 있었는데, 조조전에 지원할 때 즘에는 그런 것들이 없었어요. 그냥 면접관님이 무언가를 물으면, 저는 기계적으로 답하는 수준에 이른 거죠. 음, 그것과는 별개로 업계에 일하다 보니 조금 새롭게 다가오는 질문은 하나 있었는데요.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느냐'는 질문이었어요. 입사 전에는 그 질문이 게임 개발 프로세스의 깊이를 얼마나 잘 아는지에 대한 질문인가 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이 사람의 개발에 대한 열정'을 확인해 보기 위한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유지형 : 그래서 난 많은 질문 안 하고 좋아하는 게임 하나 물어보고 그걸 위주로 이야기한다.)

Hong : 그것도 단골 질문 중 하나예요.

보로lhj : 그래서 회사가 망했구나

유지형 : 뭔 소릴 하는 거니 쟤는.



17. 연의를 만들 때 주로 어느 매체를 통해 도움을 받는지?

Hong : 스토리 전반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는 중요하지 않은 게 없죠. 나무 위키부터 시작해서 관련된 소설, 정사들 모두 봐야 했어요. 다만, 필요할 때 찾는 매체는 있었는데 나무 위키 같은 경우는 '스토리에 넣겠다'는 생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팩트 체크 차원에서 보곤 했어요. 가령 194년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그 보다 깊이 들어가야 할 때, 각색이 필요할 때는 활자 자료나 드라마를 이용하는 편이죠.

유지형 : 사마의 전 때는 드라마 봤잖아.

Hong : 달달 봤죠ㅎㅎ 누가 보라고 떠밀어서ㅎㅎ 당시에는 퇴근하면 드라마였어요. 출근하면 일이고.

유지형: 그래서 재밌는 연의가 나왔잖아.



18. 팀 내 보직에 대해

Hong : 기획자들이 전반적으로 게임 모든 업무에 관여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메인 업무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쓸만좌는 밸런스, 저는 연의, 무장전 개발자는 콘텐츠/시스템 개발 담당 이런 식으로 업무를 분담했었죠.



19. 본인의 객관적인 조조전 실력은?

Hong :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유지형: 당연히 경쟁전이지. 백판 이상 했습니까?) 

Hong : 백판은 넘게 했죠. 근데 경쟁전, 섬멸전을 좋아하진 않았어요. 어느 순간 느낀 건데 제가 1:1 공포증이 있던 사람이더라구요. 어느 순간부터 1:1 대전 콘텐츠를 하지 않게 되어서, 경쟁전도 재미가 없었나 봐요.

유지형: 즐기시길 바랍니다.

Hong :경쟁전에서 패배하고 상대방의 이모티콘 공격을 맞으면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20. 냉정하게 조조전 온라인이라는 작품을 평가한다면?

Hong : 비운의 명작. 모바일 시장에서 출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는 해도, 조조전이라는 IP는 고전적인 맛이 있어서, 사실 조금 더 천천히 출시했어도 다른 게임에 비해 큰 타격이 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 조금만 더 완결성을 갖추어서 출시했더라면 어땠을까.. 정말 제 스스로도 궁금해요.

유지형: 어른의 사정이 있죠.

Hong : 초기 개발에 참여한 적이 없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저는 모르고..

유지형: 나도 옆에서 보기만 했다ㅋㅋ



21. 이득규, 김진상, 이효진 세 사람을 비교, 각각 평가한다면?

유지형 : 당사자가 보고 있는데 어떻게 쌍욕 하면서 말을 하겠어.

Hong : 그럼 잠시만 화장실을 다녀오시면ㅎㅎ. 음, 효진 님과 진상 님은 이미 이야기했고, 이득규 님에 대해서는 제가 이야기할 수가 없는 게 제가 입사할 때 이미 퇴사한 사람이었어요. 제가 18년 3월에 입사할 때는 이미 효진 님이 PD 셨고요. 아, 대신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진상님 처음 만났을 때 썰이 있어요. 제가 입사하고 효진 님 옆자리에 배치받았었거든요. 그때 저는 '신입을 PD 바로 옆에 둔다고?' 하면서 벌벌 떨어가며 일하고 있었죠. 근데 같은 층 옆 팀에 진상님이 계셨거든요. 이제 진상님이 매일 효진 님 찾아오셔서 하는 말이 있었는데. '이잉 일하기 시져잉~' 이거였어요ㅋㅋㅋ

유지형 : 뭔 소리 하는 거야ㅋㅋㅋㅋ 난 기억에 없는데?

유지형: 아니 내가 일하기 싫다 그랬다고?

Hong : 맨날 그랬어요. 올 때마다 효진 님이 다독이면서 주스 사주러 가시고.

유지형: 기억이 안 납니다. 아이고 땀난다.



22. (질문자는) 제갈량 상편에서 나온 삼고초려가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왜 그렇게 이야기를 풀었는지?

Hong : 삼고초려가 별로였다고 하시면... 제갈량 캐릭터 자체가 마음에 안 드셨을 수도 있어요. 계산적이라 기존 제갈량이라는 캐릭터랑은 이질적이니까. 그러면 왜 그런 계산적인 제갈량을 만들었느냐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삼국지 조조전의 유저라면 삼국지에 대해선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감안했기 때문이었어요. 신선과 같은 제갈량은 이미 다들 알고 계시니까, 재현이 아닌 각색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거죠. 물론 개연성이 있어야 유저들이 받아들여주셨겠지만,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23. 연의를 제작하면서 담아내지 못한 시스템의 한계가 있다면?

Hong : 한계라고 한다면 본질적으로 이 게임이 SRPG고 턴&타일 방식의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한계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오히려 장점으로 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딱히 단점이라고 한탄하기보다는, 그걸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딱히 시스템의 한계는 느끼지 못했던 게 저는 프로그래머에게 매번 요청을 하는 편이었는데, 요청을 다 들어주셔서 딱히 문제는 없었던 것 같아요.

유지형: 아까 말한 감정표현 같은 게 오히려 한계였지 않나?

Hong : 그렇죠. 그런데 또 그것도 나름의 클래식한 맛이 있으니까.



24. 제갈량, 사마의, 별전 중에 하나를 다시 손 볼 수 있다면 다듬고 싶은 부분은?

Hong : 제 연의 중에선 사마의 하편을 다시 만들고 싶어요. 

유지형: 왜? 너무 급하게 만들었나?

Hong : 사실 프로가 그러면 안되는데, 그즈음에 번아웃이 오고 이별도 겪으면서 멘탈이 안 좋았어요. 상편 만들 때는 다룰 자신이 있겠다 싶어서 캐릭터들을 짰는데, 하편 만들 때가 되니까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서 감당이 안됐죠.

유지형: 백영도 공기가 됐잖아.

Hong : 그게 그런 그로기 상태에서 일하다 보니 백영까지 다룰 자신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사실은 이른바 '작가들의 필살기'를 쓸 생각이었어요. 백영은 떡밥 묻어놨다가 사마사, 사마소 전에서 히든카드로 등장시키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하게 됐죠.

유지형: 나한텐 그런 이야기 안 했잖아. 뭐야 할거 많았네

Hong : 당시에 연의 잠깐 쉰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말씀드리면 또 하라고 하실까 봐ㅎㅎ


25. 캐릭터 성격을 조성할 때는 무엇을 참고 자료로 삼는지?

Hong : 앞서 말씀드렸듯 나무 위키부터 연의, 정사, 만화책까지 다양한 매체에서 참고 많이 했습니다.


26. 다른 사람 연의 중에 내가 하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싶은 것은?

Hong : 답하기 조심스러운 게, 어떤 것을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그 작품은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말처럼 들릴까 봐 걱정되는 게 있네요.

유지형: 방덕전은 없었던 것 중에 하는 거고, 했었던 것 중에 이 인물은 내가 애착이 해서 따로 해보고 싶었다 하는 것은?

Hong : 애착이라기보다는 얘 해보면 어땠을까 싶었던 건 원소. 개인적으로 원소야말로 중원의 패자에 가까운 인물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당시 원소가 가졌던 카리스마, 청류파의 수장으로서 보인 모습, 원술과의 적서 갈등 등 다룰 것이 많아서 탐이 났죠.

유지형: 다른 매체에선 원소가 못난이로 나온다. 홍이 다뤘으면 더 입체적인 인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Hong : 최근 나온 삼국지 게임에서 원소라는 인물이 가장 잘 표현된 게 삼탈워라고 생각해요. 패왕적인 모습. 저도 그렇게 그려내고 싶었어요.


27. 플레이했던 게임 중 가장 재미없었던 게임과 이유와 개선방안, 재미있었던 게임과 그 이유를 꼽자면?

Hong  : 딱 면접 질문이네요. 게임업계에 지원할 사람들은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른바 '똥겜'을 즐겨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갓겜을 찾아다니는 스타일이었요. 그래서 역사에 남을 똥겜은 딱히 경험한 적이 없었고.. 제가 '샀는데 돈이 아까웠다’ 싶은 건 삼국지 12였어요. 일단 제일 큰 문제는 가격. 11을 해 봤다가 좋아서 12도 돈 주고 샀는데 가격이.. 말도 안 됐어요, 또 당시를 떠올리자면 삼국지에서 진법이 가장 중요한 요소잖아요? 12에선 S급 장수들만 진법(전술)이 좋아서 다른 장수들은 조명받지 못했어요. 삼국지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장수 선택의 자유라는 요소가 제한되는 거죠. 일기토도 전작에 비해 조촐해졌고요. 계속 11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게 수상전도 사라졌고 절대적인 장수 수도 전작에 비해 크게 줄었거든요? 그런 면이 크게 아쉬웠어요. 아, 이 게임이 한 3만 원 했으면 화 안 냈을 거예요.

유지형: 그럼 가장 재밌게 한 건?

Hong : 스카이림, 젤다 야숨 둘 중에 하난데.. 굳이 꼽자면 야숨으로 할게요. 제가 자유도 높은 게임을 좋아해요. 특히 야숨이 좋았던 건 '내가 정말 그 세계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걸 느끼게 해 주는 방식이 좋았어요. 첫 퀘스트로 마왕 때려잡는 걸 주고, 다른 간섭이 없거든요. 가이드라인 없이 유저가 하고 싶은 대로 해서 마왕만 잡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유지형: 야숨은 나도 손에 꼽는 명작이다.


28. 입사 후 전임자에나 상급자에게 일 외적으로 충고를 들은 게 있는지?

Hong : 어렵긴 한데, 하나 떠오르는 게 있네요. 기획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신 분이 있었어요.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게임업계에서 기획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이미지가 있다고 했어요.

프로그래머나 아티스트처럼 특출 난 재주가 바로 보이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어 보인다는 것이 문제점이었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기획자도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죠. 그래서 저는 그 질문을 통해서 ‘나는 무슨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까’ 또 '무슨 전문성을 가져야 할까'라는 고민을 가지게 되었죠.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유지형: 나는 아냐. 나는 기획자가 아니라서.. 나는 머릿속에 있는걸 다 쏟아내 버리는데, 기획자들이 그걸 잘 정리해줘서 고맙게 생각해.

Hong : ㅋㅋㅋㅋㅋㅋ

유지형: 왜 웃어



29. 연의를 제작할 때 초고와 퇴고 중 어느 쪽에 힘을 더 싣는지?

Hong :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문제인 것 같아요. 소설과 게임 시나리오 작성에 차이가 좀 있거든요. 저도 소설을 쓸 때는 초고가 3이었고 퇴고가 7일 정도로 퇴고에 힘을 쏟았어요. 근데 입사하니까 그 비율을 뒤집어야겠더라고요. 초반에는 컨셉만 잡아놓고 세부적인 건 스크립팅을 하면서 직접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초고로 만들어둔걸 크게 수정하면 만들어 둔 대사와 연출까지 싹 갈아야 해요. 그래서 초고부터 완성본과 같은 퀄리티로 만들어야 해서 퇴고를 많이 할 수 없었어요.


30. 나이가 궁금해.

Hong : 92년생 1월생입니다. 

유지형: 아들뻘 아니냐고 하는데 아닙니다.



31. 전투 제작 중 구현하지 못해 아깝다 싶은 기믹이 있다면?

Hong : 아군 유닛은 따로 컨트롤 안 하고, 우군 유닛을 깃발과 같은 오브젝트로 AI를 변경시켜서 싸우는 전술 전투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32. 연의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Hong : 실질적인 제작 전에 구상 기간을 가져요. 시놉시스 정도만 쓰면서, 엔딩까지 간략하게 적어두는 기간이 있는데요. 그건 5일 정도. 그 이후엔 바로 제작에 들어가는데 제작은 보통 한 편에 4일. 이벤트 씬 만드는데 2일, 전투 만드는 데 2일 들죠. 굉장히 빠르게 만들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사실 빠르면 주당 2편 뽑아낼 수 있었는데 QA를 하거나 업데이트 기간에 맞춰서 나가야 하는 점이 있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죠.

유지형: QA기간이 있어서 유저들에겐 길게 느껴졌을 수 있지.


33. 글을 쓰다가 막막할 때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Hong : 저는 애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김영하 작가 강연회 갔다 배운 '무의식 해결법'이라는 건데, 사람이 잠들기 전까지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잠들면 무의식 과정에서 해결될 때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띠용!’하면서 확 풀릴 때도 있고요. 자기 전에 안 풀리는 부분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단점이 이러면 불면증이 와요.

유지형: 빨리 자라.


34. 그래서 아린이 누구냐고. 영정전은 계획 중이었나?

Hong : 제가 아는 아린은 유지형 주니어밖에 없어요. 

유지형: 걔 말고. 현자.

Hong : 몰라요. 


35. 연재형 연의 시스템의 경우 누가 시켜서 한 것인지, 본인도 공감을 하고 합심하여 추진한 것인지?

Hong : 먼저 제안은 진상 님이 해주셨죠. 옛날부터 꾸준히 밀었어요. 진상님 본인은 연의를 연재형으로 만들겠다는 뚝심이 있었어요. 월화수목금 웹툰 방식으로 연의를 풀고 싶어 하셨죠. 제안은 옛날부터 했는데 저랑 메타피스트 님이 ‘굉장히’ 꺼려했거든요. 왜냐면 연재 시스템이라는 것을 해 본 적도 없었고, 매주 불만 피드백이 들어오면 영향을 받아서 스토리를 틀게 될까 무서워서 경계했어요.

유지형: 재밌잖아. 그런 걸 즐겨야지.

Hong : 아무튼 그런 게 있어서 꺼렸는데 제가 갑자기 찬성론으로 선회 한 이유가, 연의가 통짜로 나오면 2주쯤 지나고 반응이 싹 사라지거든요? 연의 제작자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허무한 문제죠. 몇 달에 걸쳐 만들었는데 한 주 반응 즐기고 몇 달 동안 다시 골방에 들어가는 기분이라 마음이 무거웠어요. 게임 제작자들이 다 그렇겠지만 유저들의 반응을 보는 게 큰 즐거움이잖아요? 그걸 보기 힘들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긍정적인 방향이든 부정적인 방향이든 피드백 맛을 좀 보고 싶다 싶어서 연재형 찬성론으로 전향했죠.


36. 연공면+회심면+연책면을 나중엔 특공면으로 퉁쳤는데.

Hong : 사실 연공+회심 두 개를 따로 달 필요가 없잖아요? 초기에는 저걸 겹겹이 달았는데 그저 게임 이해도가 부족했기 때문이고요. 아는 것부터 집어넣다 보니 그렇게 됐죠.

유지형: 시간이 지나면서 특공면의 존재를 알게 된 걸로.

Hong : 그렇죠.


37. 전투 디자인에 대해

유지형: 연의 전투 콘셉트 디자인은 다 당신이 하잖아.

Hong : 그렇죠. 몽매 같은 경우에는 제가 방향성을 제시한 건 아니고 버그 같은 이슈가 있을 때 어드바이스를 주는 정도로만 개입했죠.


38. 정사와 연의가 갈리는 부분에서는 어느 기준으로 스토리를 채택하는지?

Hong : 단호한 기준이 있어요. 유저가 더 재밌게 느끼겠다 싶은 방향. 제갈량을 계산적인 성격으로 설정한 것도 앞서 되게 길게 설명했지만, 저 혼자는 확신이 있었어요. '이걸 유저들이 더 좋아할 것이다' 그런 확신.


39. '아프지는 말되 아물지도 마십시오.' 본인의 시에서 따온 건데 시는 언제, 왜 썼는지? 이별한 후에 썼나요?

Hong : 이별까지는 아니었고요. 여행 갔다가 잘 맞아서 같이 돌아다니고 마음을 트게 된 사람이 있었어요. 좋은 관계로 발전해 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남자 친구가 있는 분이셨죠. 본인 딴에는 양다리를 걸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저는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상처 받고 시를 썼죠.

유지형: 가슴 아프네~

Hong : 하도 오래돼서 괜찮아요.

유지형: 언제 적 이야기야?

Hong : 5년쯤?


40. 조온 말고 하는 게임이 있나요?

Hong : 최근엔 디비니티 2. 조조전 팀에 입사하기 전에는 피지컬 위주의 게임을 했어요. 롤도 다이아 티어 찍었고, 오버워치도 그마였죠. 근데 조조전 온라인을 하다 보니 그런 건지, 나이를 먹다 보니 노화가 확 온 건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게임 못하겠더라고요. 이젠 천천히.. 느릿느릿한 그런 게임이 좋아요.


41. 공카, 조온갤 눈팅하나요?

Hong : 처음 입사한 날부터 지금까지, 매일 보고 있습니다. 

유지형: 공카도?

Hong : 물론이죠. 펨코 모바일 게임-조온 탭도 매일은 아니지만 종종 봅니다. 모든 글을 보진 않고 제 위주로, 제가 만든 연의 떡밥 위주로 훑어는 보는 정도로 봐요. 저랑 관련된 떡밥이 도는 게 재밌어요.

유지형: 칭찬 위주로 좀 해줘라 선생님들아. 본 단말이야. 쌍욕 좀 그만해.


42. 부먹?찍먹?

유지형: 잘해. 홍크리트 반쪼가리 난다.

Hong : 저는 혼자 먹으면 찍먹인데 부먹 한다고 화내진 않아요. ‘얘 붓는구나. 시원한 친구구나’하고 생각하고 말아요.


43. 코카콜라? 펩시?

Hong : 이건 호불호가 갈리는 문젠데.

유지형: 이거도 반쪼가리야.

Hong : 저는 치킨 시켰는데 그 집에서 펩시가 온다. 그 집은 다시 안 시킵니다.

유지형: 너무 예민하다. 난 어 펩시네? 하고 마시는데.


44. 김희재vs김진상 누가 이김?

유지형: 누가 쎄 하나 둘 셋

Hong : 무슨 의미인지..

유지형: 몰라 질문이 그래. 둘이 싸우면 누가 이겨.

Hong : 싸우면요? 김희재 님. 진상 님이 작은 건 아닌데 김희재 님이 너무 커요.


45. 만들었던 스테이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스테이지와 가장 고생했던 스테이지는?

Hong : 질문 주신 분과 제 입장이 다를 수가 있는데, 질문 주신 분 입장에서는 스테이지 기믹의 기발함에 대해 물으신 것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컨셉까지 포괄해서 제갈량전 상편, 옥선 들어야 했던 스테이지를 꼽습니다. 기믹도 기믹인데 제갈량이 꾸는 악몽이라는 컨셉이 괜찮게 연계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유비가 제갈량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다는 행위도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하고요. 기믹만으로 따지자면, 사마의전에 디펜스 하는 스테이지? 그거 사실 무장전 나가고 나서, 요런 거 만들어서 아케이드 모드 만들면 어떻겠느냐 제안했었는데 반려당했거든요. 그래서 혼자 마음속에 묻어두고 있다가 사마의전에서 풀어냈죠.

유지형: 기억 안 나. 그래서 여기서 푸는 건가?

Hong : 재미있었는데.

유지형: 과연 그럴까..? 아냐, 재밌었다.


46. (도네이션 : 유료 질문 가능?)

유지형: 좀 있다 할게

Hong : 아, 수금 타이밍이에요?



47. 연의 제작 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요소는?(캐릭터성, 스토리, 전투 등)

Hong : 예시로 적힌 것 중에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조금 더 신경 쓰는 게 있다면 캐릭터성.  조조전 연의의 특징 상 조조전(바닐라) 외의 개인 연의 같은 경우에는 한 사람을 집어서 다루는 방식이잖아요? 그래서 그 인물의 관점, 삶 등을 1인칭으로 담아내는 게 가장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아닐까. 유저에게도 신선한 재미를 주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제갈량도 사마의도 연의를 통해 그들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죠.



48. 제갈량/사마의 전은 본인이 원해서 한 건지? 누가 시켜서 한 건지?

Hong : 처음 제가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죠. 그때 글로벌 파트와 연계해서 사업을 검토하는 역할을 받았었어요. 사실 저랑 잘 맞지 않았었죠. 그래서 위기감을 느꼈어요. ‘이대로는 정규직 전환 안 될 것 같다' 싶었죠. 

유지형: 난 그때 옆에 앉았던 두 사람의 얼굴을 기억해.ㅋㅋㅋㅋ

Hong : 그래서 무언가 기회가 없을까 기다리던 차에 공카에서 바람이 불었죠. 연의가 언제 나오냐는 여론이 조성돼서 손상향전 만든 분이 먼저 투입됐는데, 그 이후에 바로 다른 기획자 분이랑 경쟁전 만들러 차출됐어요. 그래서 연의 담당자에 다시 공석이 났죠. 그때 제가 바로 손 들고 ‘제가 공카에 난 불을 진화하겠습니다’ 했어요. 그래서 오영균 팀장님이 기회를 주셨죠. 그 뒤의 회의에서 이제  제갈량/사마의/마갈량전 등의 이야기가 나왔고요. 저한테 골라잡으라고 하셨는데, 그런데 저는 그때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 홈런을 쳐야 했다는 말이죠. 그래서 셋 중 고르라면 누가 봐도 제갈량 각이잖아요? 그래서 제갈량을 픽 했는데 사실 안 줄 줄 알았어요. 제가 모드 만들던 사람도 아니고 만들어도 한정 사건이나 만들던 사람이었는데, 그것 조차 스크립트를 쌩 초짜 상태에서 짠 상태라 엉성했었는데 주시더라고요. 근데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거랑은 상관없이 정규직이 된 것 같아요.

유지형: 혼자 위기감 느낀 거야.

Hong : 네. 제갈량전과 상관없이 정규직 전환이 된 게 맞아요. 사실 주변에서 정규직 될 거라고 티 나게 말씀들 해주시기도 했고. 근데 제가 사람을 못 믿어서 그걸 안 믿었어요. 삐끗하면 잘린다는 마인드로 썼습니다.

유지형: 지금 맡고 계신 것도 삐끗하면 잘린다는 생각으로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의 거시기가 걸려있어. 열심히 합시다.



49. 가장 좋아하는 삼국지 나라는?

Hong : 연의 제작자 입장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살피기는 하는데, 촉한에 애정이 기우는 건 어쩔 수 없죠.

유지형: 최애가 제갈량이라니까 대충 짐작은 갔는데/

Hong : 위나라, 오나라는 솔직히 근본이 없잖아요? 지방호족에 내시 가문 나부랭이가 황숙님에게 비빌 계제가 안되죠.

유지형: 워~ 삼국지를 접하면 유비를 싫어할 수가 없지. 주인공처럼 나오잖아. 나는 나이가 들면서 조조 같은 인물에 대해 탐구하고 하면서 조조도 괜찮다 했는데~


50. 좋아하는 책 장르나, 소설을 쓴다면 쓰고 싶은 분야는?

Hong :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는데 입사 후에는 연의 제작을 위해 삼국지 도서를 많이 읽었어요.  그 과정에서 취향이 변한 건지 조조전에서 벗어난 후에도 삼국지 책을 위주로 찾아보게 되고..

유지형: 그래서 내가 평소에도 말하는 게 전부 조조전에 절어있다고. 이러면 게임 만들어도 사극 톤 나올 것 같아.

Hong : 쓰고 싶은 분야는.. 제가 입사 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 먼저 간단히 설명하자면, 대학 다니면서는 순문학으로 등단을 노렸고, 문피아에서는 판타지 소설을 잠시 연재도 했었어요. 근데 오랫동안 실적도 없었고, 등단 시스템에 회의감을 느껴서 지금은 시와 단편 소설 위주로 끄적이고 있습니다.

유지형: 우리 같이 언제 소설 한번 써봅시다.



51. (유지형 질문) 우리가 생방송이잖아? 채팅이나 후원으로 오는 질문을 받아보자.

Hong : 수금 타임입니까?



52. 일단 기사를 뒤져보니 카카오 게임즈가 투자를 오션에 했던데, 

1) 중국향 SRPG로 봐야 하나? 2) 조혼의 정신적 후계 작이냐? 3) 출시 시기는 어느 정도 예쌍? 4) 한국 서비스하는가?

유지형:홍이 대답하기 애매하잖아? 내가 함. 중국향 srpg는 아니야. 근데 나오면 유저가 ‘아 이런 거구나~’하고 알 수 있을 것이지만 내 위치도 있어서 정확하게 말 못 하겠네. 근데 srpg는 맞아. 조조전의 정신적 후계 작인가, 그걸 내가 말할 순 없어. 정통 srpg를 만들려고는 하고 있어. 조만간 말씀드림. 조조전 온라인을 북미에 서비스를 했는데 생각보다 미국 사람들이 삼국지를 몰라. 이 사람들 입장에선 삼국지가 듣보잡이야. 삼국지가 우리한텐 대단히 좋은 스토린데, 얘네가 모르는 차오차오, 리우페이가 나오는 것이 그 사람들 입장에선 어색하니까. 

신작은 접근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53. 킹덤, 창궐 같은 퀄리티 있는 작품들과 컬래버레이션할 생각은 없었는지?

유지형: 컬래버레이션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조조전 온라인은 태생이 도트다 보니 힘든 부분이 많았지. 시대적으로 맞는 것들을 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 게, 현대 캐릭터가 나오면 좀 그렇잖아. 우리가 앞으로 만들 게임은 그런 면에서 좀 더 용이한 쪽으로, 탈 도트 하는 방향으로. 그 정도는 얘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보로lhj : 수영복이 안됐던 이유는 나중에 따로 말씀해드리겠다. 따로 말씀해 드리겠다는 말이 대답이 됐으면 좋겠다. 읍읍!

//주석 : 왜 귀한 게스트 모셔다 놓고 형이 자꾸 대답해..


54. 마무리

유지형: 시청자들 안 무서워해도 돼. 강성 강성 하는데 생각보다 부드러운 분들이야.

Hong : 강성 유저들은 다 쳐내셨다고..

유지형: 호응이 좋으면 고정 코너로 만들 생각도 있습니다. 홍과 함께하는 거시기!

hong: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일단 이게 인생 첫 스트리밍 출연인데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한 번쯤 해보고 싶었는데 이 방송에 출연해서 좋네요. 하고 싶은 말 하고 가도 되나요?

유지형: 해!

Hong : 정말 감사드립니다. 처음 글이라는 것을 써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누군가 제 글을 보고 좋아해 줬기 때문이거든요. 등단에 실패한 것도 있고, 오랜 시간 그 반응을 못 얻어서 낙심하던 차에 조조전 팀에 들어와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처음 품었던 그 감정을 오랜만에 느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유저 분들이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는데, 잊었던 감정을 오랜만에 떠올릴 수 있게 해 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드리는 부분입니다. 비록 조조전에서 만나 뵙지는 못하겠지만 언젠가 좋은 작품으로 만나 뵐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유지형: 이 양반이 방송 나오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이다. 몸을 배배 꼬아. 듀오로 활동하고 싶어. 사실 홍을 선두타자로 모신 이유가 조온tv할 때 홍을 모시고 싶다고 이야기를 던진 적이 있어. 그걸 지키지 못해서 지금이라도 이 개발자 초대석에 처음 모신 거다.


전문 출처 : https://tgd.kr/xxxmind/39259586 (곽유지 트게더, bkns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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