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 우리가 함께 떠난 속초 바닷가에서 내가 사진을 열심히 찍는 동안 너는 모래사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었지. 뭘 잃어버린건가 싶어 다가갔을 때, 너가 내게 내민 것은 작고 예쁜 조개 껍질이었어. 선물이라고 말하며 웃던 너의 모습을 보며 나는 영원히 이 순간을 잊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어. 너는 이 넓은 모래 사장에서도 부지런히 나의 행복을 찾았구나.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 받은 덕분일까.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훨씬 더 행복한 사람이 되었어. 너 덕분에 사랑이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사랑의 끝이 꼭 미움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지. 이제는 전할 수 없는 이야기를 여기다 적는다. 수신인은 ‘너’이지만 수신처는 ‘나’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