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그 자리에 다시 와 있다. 밖에서 보니, 낮게 내려앉은 겨울 햇빛으로 인하여통 창에는 건너편 산 풍경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제 딴엔 산속 풍경을 보고 돌진한 거였다. 급하게 블라인더를 내리니 이제야 잠잠하다.
'연말 가족회의'는 어제-12월 30일에 벌써 마쳤다. 멀리 사는사람은 그냥 두고, 셋이서만서로의 지난 1년 동안 계획에 대한 평가를 들었던 오붓한 시간이었다. 나는 가까스로 A를 받았다. 두 사람도역시 같은 점수였다. 내년엔 '여유롭고, 아름답게 지내기'에 마음을 모으고 파했다.
코로나 시대도 언젠가 끝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삶은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기에, 행운의 덕을 기대하며쉽게 지켜갈 수 있는 7가지 룰을 정했다. "책을 백권 읽겠다"와 같은 지키기 힘든 계획은 이제부터 없다.
1. 식사-양은 소식, 간은 심심하게
2. 남편과 나-친밀하고, 허심탄회하게
3. 나와 두 딸-진지한 침묵과, 서로에 대한 인정
4. 이웃-언행과 사생활 개방의 수위조정
5. 공부모임-언행조심과 실리추구
6. 그림 작업-새롭게! 아주 디테일하게!
7. 일-애쓰지 않기, 무리수 두지 않기
코로나가 진행된 두 해 동안 마음이 욱죄어 성탄과 새해를 위한 조그만 집안 장식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11월부터정원의 남천 열매를 거두어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근 며칠 사이에 정말 따뜻한 관계에서 기인된 훈훈함도 맛보았다. 그래 순하게 물 흐르듯 살아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