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희 Dec 31. 2021

행운의 윤곽선

나의 7가지 룰

  부리로 날카롭게 창을 쪼는 곤줄박이로 인해 마음이

불안 불안하다. 덩굴장미 가지에 앉았나 싶더니 이내 유리창으로 돌진하여 제 부리를 사정없이 유리에 쪼아댄다.

"아니,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저러다 부리 다 부서지네"

고함도 질러보고 천 가방을 사납게 휘둘러도 보았지만

이내 그 자리에 다시 와 있다. 밖에서 보니, 낮게 내려앉은 겨울 햇빛으로 인하여 통 창에는 건너편  산 풍경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제 딴엔 산속 풍경을 보고 돌진한 거였다. 급하게 블라인더를 내리니 이제야 잠잠하다.



 '연말 가족회의'는 어제-12월 30일에 벌써 마쳤다. 멀리 사는 사람은 그냥 두고, 셋이서만 서로의 지난 1년 동안 계획에 대한 평가를 들었던 오붓한 시간이었다. 나는 가까스로 A를 받았다. 두 사람도 역시 같은 점수였다. 내년엔 '여유롭고, 아름답게 지내기'에 마음을 모으고 파했다.



 코로나 시대도 언젠가 끝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삶은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기에, 행운의 덕을 기대하며 쉽게 지켜갈 수 있는  7가지 룰을 정했다. "책을 백권 읽겠다"와 같은 지키기 힘든 계획은 이제부터 없다.


1. 식사-양은 소식, 간은 슴슴하게

2. 남편과 나-친밀하고, 허심탄회하게

3. 나와 두 딸-진지한 침묵과, 서로에 대한 인정

4. 이웃-언행과 사생활 개방의 수위 조정

5. 공부모임-언행조심과 실리추구

6. 그림 작업-새롭게! 아주 디테일하게!

7. 일-애쓰지 않기, 무리수 두지 않기


 

 코로나가 진행된 두 해 동안 마음이 욱죄어 성탄과 새해를 위한 조그만 집안 장식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11월부터 정원의 남천 열매를 거두어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근 며칠 사이에 정말 따뜻한 관계에서 기인된 훈훈함도 맛보았다. 그래 순하게 물 흐르듯 살아보는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