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을 닮다
하루의 마무리는 언제나 한밤중
엄마는 쓰러져 잠들지 못했다
일하며 다섯 자식 키우기도 버거웠을 날들
서둘러 방을 나선 엄마 뒤에
펼쳐져 있던 일기장
어린 내가 마주친 건 이해하지 못할
엄마의 심정
평생을 불면증에 시달렸던 엄마
한 인간으로 당신의 삶은 무엇이었을지
숱하게 물었던 고뇌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추운 겨울 새벽녘
잠결에 일어난 내가 본 것은
촛불에 의지해 수를 놓고 있던 모습
까만 공단 위로 피어나던 모란
기력 쇠잔 했던 엄마의 또 다른 숨구멍은
작은 꽃밭
이사 가는 곳마다 꽃밭을 만드시던 손길
지금 ‘나는 정원사’다
자수를 놓은듯한 그림을 그리는 정원사
짧아서 더 황홀한 봄
꽃과 나무들이 피어나는 정원에서
마음으로 만나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