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그 수고스러움에 대해

엄마가 된다는 것

by 이희정


조리원에 있을 때부터 모유가 충분하지 않아 모유수유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조리원을 퇴소할 때 수유실장님이 나이도 많고 치밀 유방이라 수유가 쉽지 않은 산모라고 하셨지만, 포기하지 말라며 격려해 주셨다. 또, 분유로도 아이는 잘 자란다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도 1년, 아니 6개월쯤은 모유수유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30일이 조금 지났을 무렵,

모든 게 처음이라 어려웠던 그때 아이가 배고파할 때마다 수유를 하다 보니 1시간/1시간 30분마다 젖을 물렸는데 어느 순간 피가 맺혔다. 한쪽 가슴에 피가 나고 딱지가 생겨 젖을 물리면 너무 아팠다. 인터넷에서는 피가 나도 계속 물리라고 해서 수유를 계속하다 보니 피가 나고 딱지가 지고 반복됐다. 아기는 너무 예쁜데, 수유 시간이 되면 너무 무서웠다.


이 수유라는 게 알고 나면 더 무서운 것이었다. 보통의 신생아 수유텀은 2시간/3시간이라고 하는데 수유텀이라는 것이 수유가 끝난 후 다음 수유까지의 사이 시간이 아닌 수유를 시작하고 다음 수유를 시작하는 데까지의 텀이라는 것이다. 수유를 하면 이미 수유하는 중에 30~40분이 지나가버려 실제 다음 수유까지의 텀은 1시간 30분 밖에 안된다는 거다.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그렇게 엄마는 잠 못 이루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아이를 키워낸다.






이대로는 안 되겠기에 폭풍검색을 해서 수유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수유를 시작했는데, 피딱지가 생긴 가슴은 계속 젖을 물린다고 낫지는 않는다고 한다. 역시나 인터넷 검색의 한계.... ㅠㅠ


연고를 열심히 바르지만.. 말라서 딱지가 생겼다가 수유 중에 다시 딱지가 떨어지고, 또 딱지가 생기고 하는 반복이 되니 딱지가 더 커졌다. 그래서 선생님이 연고를 바르고 랩을 씌워서 마르지 않게 하라고 하셨다. 랩을 씌우니 촉촉해서 딱지가 불어서 떨어지고, 다시 생기지 않으면서 계속 연고를 발라주니 점점 나아졌다.






피딱지가 생긴 이유는 수유 시에 잘못 물려서였다. 조리원에서부터 아기가 입을 잘 벌리고 잘 먹어서 잘 물린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깊게 물리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도 바른 자세로 물리려고 노력하고 자세를 바꿔가며 수유하니 많이 좋아졌다.


모유양이 적거나 잘못된 수유로 수유양이 적은 경우 더 자주 먹게 되는데, 이때는 모유수유 후 바로 분유수유를 이어서 배를 채워주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수유하고 분유를 바로 이어서 수유했더니 수유 텀이 2시간, 2시간 30분 정도로 늘어나서 살만해졌다.


그리고.. 선생님이 잘못된 사랑이라고 표현하셨는데, 내가 수유로 너무 힘들어하니 중간중간 내가 자는 동안 아이아빠가 분유수유를 해줬는데.. 그때 유축을 하지 않고 잠을 자다 보니... 모유가 돌지 못해서 유선이 막히면서 수유가 더 어려워졌던 것이다. 모유수유는 직접 수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소고기 미역국도 많이 먹으면 모유가 기름져서 유선을 막을 수 있다고 하니, 수유를 하는 엄마에겐 고기미역국도 조심해야 할 메뉴 중 하나였던 것이다. 조리원에서 다양한 종류의 미역국이 나왔던 것은 입맛 때문이 아니라 이 때문이었나 보다. 이렇게 먹는 것 하나조차 새로운 일, 엄마가 되는 일은 모든 게 다 새롭고 어렵기만 한 것 같다.


그래도 다시 글을 쓰며 떠올리는 그 시간은 어렴풋이 잠을 못 자서 너무 피곤했던 기억만 조금 나는 걸 보니 역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가 보다. 그 시간과 노력으로 무럭무럭 자란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그래.. 그땐 그랬었는데 언제 이렇게 컸담?" 하며 미소 짓게 된다.






(혹시라도 출산을 준비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본다면, 출산 전에 모유수유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공부하고 가시길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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