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우라 고리유 Jan 02. 2018

제42화, "서른 살 이후부턴 고민거리가 없더군요."

걱정거리 보단 해야할 것들이 많아지죠.


걱정 거리가 없어진다는 조건은 '만족지수'가 임계점을 넘어서 결국 '나쁘지 않은 단계'까지 진출했다는 것입니다. 30살이 되면 보통 회사원이거나 자영업자로서 적당히 돈을 벌고 삶을 꾸릴 나이가 됩니다. 즉, 난생처음 여유라는 것을 만저보는 단계죠.


근데, 문제가 있어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서서히 스며드는 건 꽤나 유쾌한 일이 아녜요. 20대 때 일어났던 모험과 새로운 경험들은 서서히 없어지거나 지워지죠. 30살이 된 이후부터는 특별히 신기할 부분이 없을 뿐더러, 이미 다 경험해본 탓에 쉽게 호기심을 갖기 힘들더군요.


30살 까지 평범한 사람이 겪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근데 각자 모두 힘들었던 경험이죠. 가장 대표적인 경험은 입사 스트레스라고 말해봅시다. 입사를 위해 난생처음 영어 점수를 배우고, 학점을 채우고, 해외 유학도 가고 인턴도 해요. 그리고 나선 각 시간마다 새로운 친구들과 경험들을 경험하고 그게 자양분이 돼, 자존감을 높이는 단계까지 흘러가요. 


여기서 특징이 하나 생겨요.  모두다 자신이 겪은 바를 '특별한 경험'이라고 욕심부린다는 점이죠. 하나를 '1' 혹은 [일]로 표현할 수 있듯이 '입사'에 대한 경험은 방식이 다를 뿐 비슷비슷해요. 특별하지 않죠. 아무리 특별해봤자 외국 사람들과의 신비로운 어드벤처 모험 따위 정도일거예요.


자, 그럼 입사 이후에 서른 살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 있을 까요. 짝짓기 빼곤 없어요. 마음에 맞는 이성을 만나는 거 빼곤 '문제'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왜냐고요? 모두가 각자의 방식에서 비슷한 경험들을 하거든요. 회사 메뉴얼에 대한 고충, 직장 상사에 대한 스트레스, 야근, 휴무수당, 휴가 등등은 '문제'가 아녜요. 그냥 처음 어른이 되다보니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이죠. 정말입니다. 겪어보면 아시겠지만 업무는 해가 지나갈수록 지루해지고, 편해지고, 무뎌집니다. 


혹시 20대 때의 자아실현과 꿈은 어디로 갔을지 궁금하지 않을까요? 그런 건 사라져요. 왜냐면 지금의 삶이 나쁘지 않거든요. 견딜만해요. 내 주변 사람들도 나와 같고, 나랑 비슷하게 돈도 벌고, 결혼도 하니까요. 자아실현은 항상 뒤쳐지게 돼요. 만약 덕후로 변신하고 싶지 않는 한 말이죠. 


바쁘다 바빠. 도시인의 삶은 정말 바빠요. 자신을 위해 바쁜게 아니라 정말 사느라 바빠요. 그러다 보면 예전과 같은 자존감 대신, 해결해야할 과제(결혼)에 대해 몰입하게 돼요. 그러곤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죠. 그런데 말이죠. 모두 다 비슷비슷하게 살아요. 나이듦의 시작인 셈이죠.


PS.여기다 쓰면서  수많은 고민들이 존재할 수 있어요. 그런데 옆사람과 비교해봐요. 흔한 고민일 것이고, 분명 나태함 혹은 의지박약에서 나오는 고민일거예요. 그리고 해결할수 없는 고민거리가 되곤 하죠. 지금의 삶이 나쁘지 않기 때문예요.

작가의 이전글 제41화, 인간이 취향을 가져야 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