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을 모르는 사람이면 이 글을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이동진을 모르는 사람이면 이 글을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알고 있다면 이동진을 어떤 방식으로든 기억하기 쉬울 겁니다. 그는 책에 대해 글을 쓰고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전직 기자 출신 작가이자 팟캐스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심쟁이들의 아이돌'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동진은 성공한 브랜드입니다. 그를 직간접적으로 접한 사람들은 그의 입에서 '씨발'이란 단어가 나올거라곤 상상하지 않죠. 수년동안 쌓아온 그의 브랜드의 힘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동진을 알고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24시간 편안할 것 같은 그의 인상과 화법이 참으로 재미있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다시 태어난다면 이동진의 말투를 꼭 갖고 싶다고 말하겠어요. 얼굴은 아직 고민중입니다. 그의 화법은 정말 수많은 경쟁자를 단 한숨에 부셔버릴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어요. 가장 최상급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동진이 저런 목소리를 가지고 경마장에서 내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상상 불가 아닌가요. 혹은 노래방에서 21salvage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해보세요. 끔직하지 않을까요.
우리 주변에 살면서 자신의 취향과 인생을 접목시킨 사람이 몇 명이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내 친구 중엔 대통령이 되고 싶지만 영어강사를 하는 친구, 스티븐 잡스가 되고 싶지만 요리사를 하는 친구, 연예인이 되고 싶지만 '회사원'인 사람이 수두룩해요. 보통 흔한 사람들이죠.
반면 이동진은 달라요.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인상입니다. 이동진은 분명 자신의 생각과 취향을 완벽하게 접목시키는데 성공했어요. 그는 따듯한 감성을 갖고 태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미친듯이 말하는 직업을 가진 것 또한 '집요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이 아녜요. 위 내용은 상투적일 뿐이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동진의 표정이에요. 무표정에 가까운 그의 얼굴은 요즘 시대에 가장 안전하게 생긴 얼굴이지 않을까요. 편안하면서도 도태되지 않은 듯한 얼굴 그러면서 쉽게 울거나 슬퍼하지 못 할 것 같은 얼굴이잖아요.
바쁘다 바쁜 정보화시대. 이동진은 슬픈 감정이 아예 드러내지 않습니다. 제가 감히 평하자면 그는 슬프거나 억울하거나 아픈 감정을 '아쉬움'으로 묶어버리는 무서움을 갖고 있다고 보여요. 굉장히 숙련된 훈련이 아니면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인물상 아닌가요? 아픔은 묻어두고 평안함과 만족감에 취한 사람 같은 거 말이죠. 소소하지만 완벽하게 자신을 절제하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독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PS 1.개인적으론 이동진 같은 캐릭터가 대중에 있어서 참으로 행복합니다. 이동진은 영화라는 분야에 머물러 있지만, 말하는 품세과 인터뷰이로서의 태도를 보면 '성인군자'의 모습 같아보이거든요.
PS 2. 쓰다보니 마치 관상가같은 느낌이 있네요. 전문 용어를 군데군데 박아넣었으면 정말 그럴 싸한 글이 될 수도 있겠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쓰진 못해요. 오늘 말고 다음날의 글을 써야 하기 때문예요. 오늘은 여기까지